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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력대란, 근본 원인과 우리 기업 영향은?…핵심 원인, 석탄 발전 의존하는 에너지 소비 구조
단기 내 중국 전력난 해소 어려워, 국내 기업 장기적 대응책 마련해야

[인더스트리뉴스 권선형 기자] 올 3분기부터 시작된 중국의 심각한 전력부족 사태가 4분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지방정부는 전력 사용량을 감축하고 심한 경우 단전이나 공장 가동 일시 중단을 기업에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노후 중공업 기지인 랴오닝성의 경우, 9월 29일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두 번째 경보수준인 2급 전력부족경보를 발령하고 절전운영명령을 2단계(최고단계는 1단계)까지 올렸다.

KOTRA 중국 윤보라 베이징무역관은 “시장은 이번 중국 전력난이 정부의 다양한 대응책으로 일정 부분 완화될 수 있겠지만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4분기부터 북방지역의 난방철이 시작되므로 석탄 수요는 더 확대돼 공급 확대에 초점을 맞춘 단기처방이 전력난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소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은 이번 중국 전력난이 한동안 계속 이어질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사진=utoimage]

근본 원인은 전기 및 석탄의 수급 불균형

전문가들은 이번 전력난에 대해 “석탄공급 부족에 의한 수급 불균형·홍수 등 이상기온현상, 고강도 탄소배출 억제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진단하고 있다. 그중 경기 회복에 따른 산업생산 증가로 전력 사용량이 급증한 반면에 중국 에너지소비 구조 문제로 발전원료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발생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2020년 하반기부터 중국 경제는 회복세를 이어오고 있다. 그간 산업생산과 수출이 중국의 경기 회복을 견인했는데 이는 결국 산업용 전력 소비 급증으로 이어졌다. 올해 2분기부터 산업 생산과 수출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음에도 중국의 주요 전력망 부하전력은 예년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특히 6월엔 10억㎾h를 돌파한 후 7월 12억㎾h까지 육박하는 등 3개월 연속 11억㎾h를 웃돌고 있다.

산업분류별 전력 소비 현황을 살펴보면 2차, 3차 산업, 특히 하이테크 산업과 미들·다운 스트림 부문 제조업이 전력 소비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중국 전력 사용량 증가분에 대한 2차 산업의 기여도는 올해 8월 기준 65% 이상으로 2020년의 55% 대비 10%p 상승했다. 해당 기간 3차 산업의 기여도는 지난해 10% 미만에서 올해 25%를 웃도는 수준까지 증가했다.

미들·다운 스트림 부문이 업스트림 부문보다, 하이테브 분야가 기술 수준이 낮은 분야보다, 설비제조 등 산업 업그레이드와 관련된 분야가 일반 분야보다 전기사용량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3차 산업 중에서도 충전배터리 교체 서비스, 정보통신기술 서비스 분야의 전력 사용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올 상반기 친환경차 시장 활황과 더불어 충전배터리 교체 서비스업의 전력 사용량 증가율은 약 96%에 달했다. 5G기지국, 데이터센터 등 신SCO 구축 확대에 힘입어 정보통신기술서비스의 전력 사용량은 26% 증가했다.

2021년 상반기 3차 산업 세부 분야별 전력 사용량 증가율(2년 복합) [출처=Wind, 궈타이쥔안증권, 자료=KOTRA]

반면 전력 공급은 석탄에 발목을 잡혔다. 중국의 전체 발전량의 60% 이상은 석탄 발전에 의존한다. 그중 96%를 중국 내에서 자급하고 있는데, 올 들어 8월까지 중국내 석탄 생산량 증가폭은 4.4%에 그쳤다. 같은 기간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인 중국 전력 소비(13.8%)와 큰 대비를 이룬다.

중국 전체 석탄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3대 생산기지 중 산시만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생산을 늘렸을 뿐 최대 생산지인 네이멍구의 생산량은 답보 상태다.

올해는 이상기후 요인까지 겹쳐 중국의 전력 공급은 석탄 발전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다. 2020년 중국 전력 생산 증가에 대한 수력 발전의 기여도는 18%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는 이상기후로 기여도가 ‘0’에 가깝다. 반면, 화력 발전의 기여도는 지난해 43%에서 올 7월 누계기준 75%까지 대폭 확대됐다.

발전 유형별 중국 전력 생산 증가에 대한 기여도 [출처=Wind, 궈타이쥔안증권, 자료=KOTRA]

이에 따라 중국 발전용 석탄(동력탄)은 지난 3월부터 1000만t 이상의 공급부족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수급 불균형은 발전용 석탄 가격 급등세로 이어지며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 9월 말 기준 친황다오 동력탄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13% 상승한 1600위안/t을 돌파했다. 국경절 연휴 직후인 10월 11일엔 2000위안/t을 넘어서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은 2007~2020년 친황다오 동력탄 최고가격이 1000위안/t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했을 때 이번 석탄가격 폭등세를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석탄 수급 불균형으로 중국 화력 발전소들의 석탄 재고는 바닥났다. 9월 이래 중국 동부 연해 7개성에 소재한 발전소의 석탄 비축분은 13일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19~2020년의 절반 수준이며 201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 정부 대응은 조업 전기 사용 제한

중국 정부는 심각한 전력난을 타개하기 위해 다양한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우선 지방정부의 강도 높은 조업·전기 사용 제한조치를 재검토할 것을 지시하고 석탄 공급 확대를 주문했다.

리커창 총리는 지난 10월 11일 국가에너지위원회를 개최하고 “중국은 여전히 개발도상국이며 에너지 자립능력 제고가 필요하다”며, “2030년 탄소피크, 2060년 탄소중립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장기간 고된 노력이 필요하며 단계별 로드맵을 심도 있게 논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10월 12일 국가발개위는 ‘석탄발전망 전기요금 시장화 개혁 심화에 관한 통지’를 발표하고 석탄발전 연기요금 완전 시장화를 추진했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전기요금 상한선 범위 확대(현행 10~15%에서 20%로 확대), 사용자 모두 시장가격으로 전기사용(전력망 업체 통한 구매대행 시 일반 시장가격의 1.5배 적용), 주민, 농업용 전기요금 안정화 등의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중국은 현재 상공업용 전기 사용자의 44%만 시장가격으로 전기를 사용하고 있고 나머지는 고정가격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석탄 발전을 통해 얻은 전기의 100%를 시장거래를 통해 공급하는 조치다.

중국 3대 석탄 생산기지 중 하나인 네이멍구는 10월 7일 시린궈러, 어얼둬스, 후룬베얼 등 4개 도시에 소재한 탄광 72곳에 안전 생산을 전제로 즉시 생산확대를 지시했다. 증산 규모는 총 9835만t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난, 산업별로 다르게 영향

전력난의 영향은 산업별로 다소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유색금속, 철강, 화학공업, 비금속 광물, 채광업 등 전력 소비가 많은 산업은 조업 및 전기사용 제한조치의 중점 대상이므로 공장 가동 중단, 감산 등 조치가 일정기간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중국 철강생산량은 이번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제한조치가 시작되기 전인 8월의 생산량은 전년 동월 대비 92.6% 수준이었으나, 전기사용 제한조치가 시작되면서 9월 말 생산량이 전년 동월 대비 86.6%로 감소했다.

이번 전력 부족 사태는 중국의 산업생산, 나아가 경제 성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중타이 증권연구소의 천싱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수준의 조업·전기사용 제한 조치가 2개월간 지속될 경우 중국 4분기 산업생산이 3.2%p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제한 강도가 20% 강화되거나 제한 범위가 20% 확대될 경우 산업 생산 증가율이 3.9%p 감소할 수 있다고도 추정했다.

조업·전기 사용 제한 조치가 산업생산에 미치는 영향(%p) [출처=중타이(中泰) 증권연구소, 자료=KOTRA]

반면 조치가 완화될 경우 산업생산에 대한 감축 효과는 낮아진다. 천싱 채널리스트는 최근 들어 정부가 다양한 조치를 쏟아내고 있어 산업생산에 대한 영향은 이보다 적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력난 타개책으로 정부가 추진 중인 전기가격 시장화 개혁은 기업의 생산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10월 14일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9월 중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 동기 대비 10.7% 올랐다.

이는 1996년 중국 PPI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수치다. 이에 반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4개월 연속 하락하며 0.7%에 그쳤다. PPI 급등이 CPI 상승으로 전이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중국 PPI·CPI 추이 [출처=국가통계국, 자료=KOTRA]

중국 경제 회복 불균형이 심화되는 가운데 국제원자재 가격 급등세 지속, 전력난, 홍수 등 악재들이 겹쳐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확대되는 상황이다. 시장은 산업용 전기료 인상에 따른 생산비용 상승을 우려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KOTRA 중국 윤보라 베이징무역관은 “시장은 이번 전력난이 정부의 다양한 대응책으로 일정 부분 완화될 수 있겠지만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4분기부터 북방지역의 난방철이 시작되므로 석탄 수요는 더 확대돼 공급 확대에 초점을 맞춘 단기처방이 전력난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소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 진출 기업들은 전력 수급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장기적 전략을 검토해야 하며, 중국 산업용 전기요금 완전 시장화로 단기 내 생산비용 상승은 불가피하다”며, “공급체인 분석을 통해 글로벌 밸류체인(GVC) 다각화와 유연화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권선형 기자 (news@industr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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