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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0년 탄소중립’ 선언한 사우디아라비아, 글로벌 탄소중립 가속화 전망
석유·가스 생산 현행 유지로 시장 혼란 최소화

[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전세계 석유산업의 중심지, 사우디아라비아가 탄소중립 목표를 발표했다. 단, 국가 경쟁력 부분에서 힘을 잃지 않기 위해 석유 및 가스에 대한 현 체제는 유지한다.

사우디아라비아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206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약속했다. [사진=utoimage]

최근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모하메드 빈 살만(Mohammed bin Salman) 사우디 왕세자는 지난 10월 23일(현지시간) 주요 석유가스 생산국으로서의 역할을 유지하는 동시에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2060 탄소중립’을 약속한 빈 살만 왕세자는 다양한 신규 기후목표의 달성을 위해 총 1,870억 달러를 투자할 것임을 밝혔다. 또한, 목표 달성을 위해 당초 계획했던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목표도 2배 상향했다. 이를 통해 매년 2억7,800만t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한다.

이와 함께 메탄 배출 저감도 약속했다. 미국과 EU의 주도로 2030년까지 세계 메탄 배출을 2005년 수준 대비 30% 감축하고자 하는 ‘국제메탄서약(Global Methane Pledge)’에도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빈 살만 왕세자는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탄소 순환경제(carbon circular economy)’를 이용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그러나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가 이러한 기후 목표를 세계 에너지 시장의 안보 및 안정성 확보에 있어 자국의 역할을 유지 및 강화하는 것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으며, 이는 곧 사우디가 석유가스 생산에서 지속적으로 핵심 역할을 할 것임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석유·가스 투자 감축은 국가간 빈부격차 심화시킬 것”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사우디아라비아지만, 석유 및 가스 생산을 중단하는 것은 아니다. 섣부른 정책 전환을 유도해 기존 에너지원이 부족해 가격 폭등 등 부정적 현상이 초래하는 것은 방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사우디는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와 주요 20개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배출량 감축 목표를 상향하라는 압박을 받아온 바 있다. 이에 대해 사우디 정부는 자국 원유의 생산·단가가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축에 속하며, 유정에서 정제소 투입까지 전 과정에서 자국 원유의 탄소 집약도가 가장 낮은 편이라고 강조해왔다.

사우디는 다른 산유국과 연합해 석유가스 개발에 대한 투자 감축은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국가간 빈부격차 문제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금년 5월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신규 석유·가스 개발에 대한 투자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평가한 것에 대항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COP26을 주재하는 알록 샤마(Alok Sharma) 영국 COP26 의장도 IEA의 넷제로 배출 목표를 COP26의 템플릿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거듭 반복해온 바 있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과 칼리드 아불리프(Khalid Abulief) 사우디 COP26 대표는 나이지리아, 쿠웨이트, 오만 등 사우디와 뜻을 같이하는 산유국에게 IEA의 석유가스 투자 권고안에 대항할 것을 요청해왔다.

이들 국가는 신규 투자 금지가 석유가스에 대한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가에게 공평하지 못한 처사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압둘아지즈 장관은 IEA의 권고대로 신규 석유가스 투자를 엄격히 제한할 경우 세계 원유 수요가 감소하기 전에 공급이 매우 부족해질 것이라는 논거로 IEA의 주장에 반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사우디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가 발표된 이후 사우디 국영석유기업 Aramco와 석유화학기업 Sabic 등의 기업도 2050년까지 각각 탄소중립을 실현한다는 목표를 발표, 정부의 움직임에 힘을 실었다.

Aramco의 아민 알나세르(Amin H. Nasser) 대표는 지난 10월 23일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하는 동시에 자국의 최대 원유생산능력을 1,300만b/d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알나세르 대표는 세계적으로 여유 원유생산능력이 300만~400만b/d에 그칠 것으로 보이며, 자사의 투자 확대로만은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다른 국가도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abic 역시 같은 날 파리협정 목표 달성을 약속, 2050년까지 기업의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과 해결책을 모색할 것임을 밝혔다.

사우디 정부는 섣부른 정책 전환으로 가격 폭등, 수급 불균형 등 시장 혼란 초래를 유발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석유·가스 생산에서 현해 체제를 유지한다. [사진=utoimage]

세계 최대 수소 수출국 목표

현재까지 밝혀진 사우디아라비아의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주요 노력으로는 식목과 수소사회 전환 등이 있다. 이미 2030년까지 4억5,000만 그루의 나무를 심겠다고 밝힌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수소에너지에 대한 주요 계획도 밝힌 바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 10월 2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기후회의에서 사우디의 에너지장관을 맡고 있는 압둘아지즈 빈 살만(Abdulaziz bin Salman) 왕자는 사우디가 세계 최대 수소 수출국이 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압둘아지즈 에너지장관은 이 자리에서 “수소시장에 상당한 투자를 진행해 사우디아라비아가 가장 큰 승부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2030년까지 이웃 국가들에 약 400만t의 블루수소를 수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태양광·열,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부문에도 대규모 투자 계획을 갖고 있다”며, “2030년에는 천연가스와 신재생에너지만을 주축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더 이상 석유를 전력원으로 활용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탄소중립 선언은 글로벌 탄소중립을 가속화하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는 국내 신재생에너지 산업에도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신재생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동지역의 국내 태양광·열, 에너지수요관리, 에너지저장장치(ESS) 관련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매우 뜨겁다”며, “사우디아라비아의 탄소중립 선언은 국내 기업들에게 해외진출로의 길을 열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한교 기자 (news@industr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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