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한전이 올해 1분기 경영실적에서 역대 최대의 적자를 냈다. 이에 한전을 비롯한 전력그룹사 사장단은 비상대책 회의를 열고 과감한 혁신을 단행하며 경영위기 해소를 위해 뜻을 모았다.

한국전력(사장 정승일)과 발전자회사 등 전력그룹사 사장단은 5월 18일 한전 아트센터에서 ‘전력그룹사 비상대책위원회’를 긴급 개최했다.

18일 한전 아트센터에서 열린 ‘전력그룹사 비상대책위원회’ 현장 [사진=한국전력]

한국전력 관계자는 “이번 회의는 글로벌 연료가격 급등과 러시아-우크라 전쟁 장기화 등으로 촉발된 엄중한 경영위기 상황을 공유하고, 이에 대한 공동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됐다”며, “향후 전력그룹사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각 회사별로 고강도 자구노력과 경영혁신 등 비상 대책을 함께 추진하고 그 결과도 주기적으로 점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참석사는 △한국전력을 비롯해 △한국수력원자력 △남동발전 △중부발전 △서부발전 △동서발전 △남부발전 △한국전력기술 △한전KPS △한전원자력연료 △한전KDN 등 11개사다.

6조원 이상 재무개선 목표... 비용 절감 확대

전력그룹사는 먼저 자구적 노력을 통해 약 6조원 이상의 재무개선을 목표로 발전연료 공동구매 확대, 해외 발전소 및 국내 자산 매각 등 가능한 모든 방안을 강구할 계획임을 밝혔다.

연료비 절감을 위해 발전사 유연탄 공동구매 확대, 발전연료 도입선 다변화 등 다각적인 전력 생산원가 절감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장기 계약 선박의 이용 확대, 발전사간 물량교환과 같은 대응으로 수송·체선료 등 부대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또 보유 중인 출자 지분 중 공공성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지분 외 모든 지분의 매각을 추진한다. 0.4조원 규모의 한전기술 일부를 매각하고 한국전기차충전은 즉시 매각한다. 한전KDN 등 비상장 자회사 지분은 정부와 협의해 상장 후 매각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기타 국내 SPC는 경영진단을 통한 효율화 또는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매각 가능한 모든 부동산을 매각한다’는 원칙하에 부동산 매각도 조기 착수에 들어갈 예정이다. 의정부 변전소 부지 등 0.3조원 가치를 가진 한전 보유 부동산 15개소 및 그룹사 보유 부동산 10개소를 즉시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기타 사용 중인 부동산은 대체시설 확보 등 제약요인 해소 후 추가 매각이 이뤄질 예정이다.

해외사업 또한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운영·건설 중인 모든 해외 석탄발전소의 매각을 포함한 해외사업 재편을 추진한다. 필리핀 세부·SPC 합자사업, 미국 볼더3 태양광 등을 연내에 매각할 계획이며, 기타 해외 석탄발전소 사업에서 단계적으로 철수하고 자산 합리화 차원에서 일부 가스 발전사업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허리띠도 졸라매며 긴축경영에 들어간다. 안정적 전력공급 및 안전 경영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투자사업 시기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경상경비 30% 긴축 등 강도 높은 비용절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1.2조원이 들어가는 하동 1~6호기 보강사업 등 투자사업을 이연하고, 업무추진비 등 경상경비 축소 및 발전소 예방정비 공기단축 등 비용절감에도 집중할 예정이다.

국민 눈높이 맞춘 경영 전반 혁신 단행

전력그룹사는 전기요금 부담 완화 등 국민 편익이 증진될 수 있도록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경영 전반의 과감한 혁신을 단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흑자달성 등 재무상황 정상화 시까지 정원 동결 원칙으로 과감한 조직·인력 운영 효율화 및 최적화에 나선다. 직무분석 통한 소요정원 재산정을 통해 유사업무 통폐합 및 단순반복업무 아웃소싱 추진이 이뤄질 예정이다. 에너지 신사업 등 증원 필요분야는 인력재배치로 해소하고, 개방형 직위 확대 및 인력교류 활성화, 성과 중심 승진·보직 제도 확립을 통해 인사 혁신을 추진한다.

더불어 전력그룹사간 유사·중복 업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통합 운영으로 비효율 요소 제거할 계획이다. 전력연구원 중심으로 공동 R&D 수행 및 연구결과를 공유·활용하고 해외사업과 국내 신재생사업 공동추진 방안을 강구하며, 유사·중복 용역의 통합발주를 추진한다.

이번 회의를 통해 전력그룹사는 에너지 신산업 활성화 촉진 등 국민 편익을 증대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공동노력에 나서기로 했다. 고객 선택권 확대, 디지털 기반 서비스 혁신 등 대국민 서비스를 강화하고, 계절·시간대별 요금제 개편, 에너지 다소비 기업 및 중소기업에 대한 전기 소비 효율화 솔루션 제공으로 탄소중립에 기여할 방침이다.

또 전력 데이터·플랫폼·R&D 등 보유자원을 민간에 전면 개방·공유해 에너지 산업 혁신의 마중물 역할을 수행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에 나선다.

한편, 한전 정승일 사장과 전력그룹사 사장단은, 현재의 위기 상황을 그간 해결하지 못했던 구조적·제도적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 전력그룹사의 역량을 총 결집하기로 다짐했다.

[이건오 기자 (news@industr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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