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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트렌드] IRA 발효 ‘전기차·이차전지’ 기상도는? 美 부통령 “한국 우려… 챙기겠다”
산업연구원, 보고서 통해 국내 산업 전망 공유… 중장기적 기회요인 있어

[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발효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글로벌 경제 패권을 쥐기 위한 미-중 경쟁이 무역에 이어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 첨단산업에서도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는 모양새다. 우리나라 또한 전기차와 배터리 분야가 미래 핵심 산업으로 분류돼 이러한 국제 정세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美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 방한으로 양국 정부 관계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최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국내 산업 영향과 시사점 : 자동차와 이차전지 산업을 중심으로’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생산기반 부재로 전기차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 국내 자동차 업계의 미국 시장 경쟁력이 약화될 전망이다. 이차전지 산업도 IRA가 요구하는 배터리 관련 규정 충족이 어려워 단기적으로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그러나 최근 국내 이차전기 기업들이 북미지역 생산 기반을 빠르게 확장 중이며, 중장기적으로는 IRA가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산업연구원 황경인 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 부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IRA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미국 전기차 시장점유율 방어를 위한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이를 위해 미국내 전기차 생산기반 구축을 최대한 앞당기고 향후 펼쳐질 미국과의 실무협상에서 우리 이익이 최대한 확보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배터리 원료·소재·부품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지원도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IRA 발효… 美 전기차 세액공제 요건 변화

IRA는 미국 내 물가상승 억제와 기후변화 대응을 목적으로 제정된 법이다. 인센티브 효과를 가진 전기자동차 세액공제 요건 변화 규정을 담고 있어 국내 자동차 산업 및 이차전지 산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보고서는 특히 이번 IRA 발효는 지난 8월 9일 발효된 ‘반도체와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과 더불어 미국 중심의 공급망을 구축해 반도체, 전기차,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겠다는 미국 지도부의 의도가 입법을 통해 명확히 드러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IRA 전기차 세액공제 관련 조항(Section 13401)의 핵심 내용을 요약하면 미국에서 전기차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최종 조립 조건 △배터리 핵심 광물 조건 △배터리 부품 조건 등 IRA 법상 규정된 조건들을 충족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앞으로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가 아니면, 그리고 일정 비율 이상의 핵심 광물과 부품이 미국 또는 미국의 FTA 체결국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으면 미국 시장 내 전기차 세액공제 대상에서 배제된다는 내용이다.

미국 전기차 세액공제 적용 조건(IRA Section 13401 요약) [자료=산업연구원]

미국 전기차 시장 내 가격경쟁력 열위… 단기적 어려움 전망

IRA 발효로 인해 단기적으로 국내 자동차 산업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IRA 발효 직후부터 시행되고 있는 최종 조립 조건 충족이 어려운 국내 자동차 업계가 당장 전기차 세액공제를 받지 못하게 돼 미국 시장에서 경쟁국 업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 열위에 처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재 현대차·기아는 미국 내 생산 기반 부재로 미국에서 판매되는 전기차를 국내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특히, 현대차·기아의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2021년도에는 4.7%에 불과했으나 2022년 1월~7월 누계 기준으로 총 5만809대를 판매하며 점유율을 9.1%까지 끌어올려 테슬라에 이어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아이오닉5, EV6 등이 최근 호평을 받으며 미국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었던 현대차·기아에게는 IRA 발효로 인한 가격경쟁력 상실은 큰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다만 IRA가 국내 자동차 업계에 중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평가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시작돼 해마다 점차 강화될 IRA 배터리 관련 규정들이 국내기업 뿐만 아니라 해외 완성차 업체들도 충족시키기 어려운 조건이기 때문이다. 결국에는 우리 기업들이 얼마나 신속하게 미국 내 전기차 생산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지, 그리고 IRA 배터리 규정에 부합하는 이차전지 공급망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구축할지 여부가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성패를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이차전지 업체별 미국 생산기반 증설 계획 [자료=산업연구원]

국내 이차전지 산업… 중장기적으로는 기회요인 작용 가능

국내 이차전지 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했으나 리튬, 흑연 등 핵심 광물의 생산과 정제가 중국 등에 주로 분포돼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내년부터 시작되는 IRA 배터리 핵심 광물 규정 충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이 거래하는 완성차 업체가 미국에서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하게 돼 미국 시장에서 매출 감소 등 부정적 영향이 일부 있을 수 있다고 분석된다. 다만 파나소닉 등 미국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외국 배터리 기업들도 핵심 광물의 중국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부정적 영향이 있다 해도 그 정도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최근 K-배터리 3사가 미국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홀랜드와 오하이오에서 운영 중인 독자 공장에 이어 GM 및 스텔란티스와 합작으로 4개의 신규 공장을 신축할 예정이고, SK온은 기존 조지아 공장 증설 외에도 포드(Ford)와 합작으로 2개의 공장 신축을 추진 중이며, 삼성SDI도 스텔란티스와 공동으로 2025년까지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우리 이차전지 기업들의 북미지역 생산 기반 확대 추세가 규모와 속도 양면에서 모두 경쟁국보다 확실히 우위에 있고 우리 기업들이 GM, 포드 등 미국에 제조시설을 갖고 있는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 관계를 보유하고 있어 IRA 발효가 중장기적으로는 수혜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왼쪽부터 美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졉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전기차 생산기반 조기구축… 이차전지 공급망 다변화 필요

보고서를 작성한 황경인 부연구위원은 “전기차에 대한 사실상의 차별적 보조금 정책을 담은 IRA는 전기차와 이차전지 분야에 적용된 미국의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기조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면서, “기후변화 대응 강화, 중국 견제,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 등의 미국의 정책 기조는 계속될 전망이므로 우리 역시 철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부연구위원은 IRA에 따른 국내 자동차 및 이차전지 산업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서는 미국 전기차 시장점유율 방어를 위한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며, 특히 현대차·기아의 조지아주 신공장 가동 시점을 최대한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배터리 핵심 광물 조건과 배터리 부품 조건은 외국 완성차 업체도 똑같이 어려움을 느끼는 상황인 만큼, IRA 배터리 조건에 부합한 이차전지 공급망 구축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美 재무부가 IRA 후속 가이드라인을 연내에 마련하기로 돼 있는 만큼 양국 간 실무협상을 통해 우리의 이익이 최대한 확보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 시점에서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면 배터리 원료·소재·부품에 대한 중국 의존도 축소 및 공급망 다변화가 시급하다.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최근 EU에서도 미국의 IRA와 유사한 원자재법(RMA, Raw Material Act) 추진을 통해 탈중국 공급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에 공급망 다변화는 필수적인 요소로 인식해 정부와 유관기관의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美 부통령 방한… 윤 대통령과 IRA 주제 대화 가져

지난 9월 29일, 미국 카말라 해리스(Kamala Harris) 부통령이 방한했다. 85분간 이뤄진 윤석열 대통령과의 접견에서 평화·경제 등 국제 현안과 더불어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주제로 환담이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미국 IRA 발효와 관련해 우리 측 우려를 전달하면서 “양국이 한미FTA의 정신을 바탕으로 상호 만족할만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에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뿐만 아니라 바이든 대통령도 한국 측의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서, “법률 집행 과정에서 한국 측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잘 챙겨보겠다” 답했다.

[이건오 기자 (news@industr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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