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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전력연구원, 하이브리드형 ESS 개발해 신재생에너지 간헐성 극복한다
하이브리드 ESS에 적용되는 MW급 주파수 조정용 슈퍼커패시터 경제적 모델 개발 목표

[인더스트리뉴스 권선형 기자] 한전 전력연구원이 신재생에너지 간헐성을 극복하기 위한 하이브리드형 ESS(Energy Storage System)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한전 전력연구원은 비나텍과 함께 지난해부터 하이브리드 ESS에 적용되는 MW급 주파수 조정용 슈퍼커패시터(슈퍼캡)의 경제적 모델 개발을 목표로, 내년 12월까지 ‘MW급 장수명·고용량 슈퍼캡 개발’, ‘슈퍼캡 배터리 하이브리드 ESS 기반 구축 및 운영기술 개발’, ‘MW 당 2.4억 수준의 슈퍼캡 시스템 경제성 모델 확보’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한전 전력연구원에서 하이브리드형 ESS 개발에 나서고 있는 신재생에너지연구소 그리드슈퍼캡프로젝트팀 박병준 책임연구원(왼쪽)과 신제석 선임연구원은 “내년까지 슈퍼커패시터 에너지 밀도를 두 배 이상 높여 30초 이상 MW급 출력을 내는 고용량 시스템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슈퍼커패시터는 15년 이상 장기 사용이 가능하고 유지비용이 적어 다른 단주기 ESS보다 유지보수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배터리와의 하이브리드 ESS 협조 운전을 통해 역무를 분담해 배터리 수명을 대폭 연장하고 전기품질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슈퍼커패시터와 배터리 협조 운전을 실제 계통에 실증하는 기술은 선진국에서 시도됐지만, 아직 실증단계까지는 도달하지 못한 상황이다.

대전 대덕연구단지 내에 있는 한전 전력연구원에서 하이브리드형 ESS 개발에 나서고 있는 신재생에너지연구소 그리드슈퍼캡프로젝트팀 박병준 책임연구원과 신제석 선임연구원은 “내년까지 슈퍼커패시터 에너지 밀도를 두 배 이상 높여 30초 이상 MW급 출력을 내는 고용량 시스템을 개발할 예정”이라며, “사업화 모델을 확보해 한전 기술 우위와 다양한 수요 기반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적 아이템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 책임연구원과 신 선임연구원은 “대용량 MW급 슈퍼커패시터-ESS 하이브리드 설계·운영 기술이 향후 에너지 시장에서 신재생에너지 간헐성을 보완할 것”이라며,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중요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전 전력연구원이 ESS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는 이유는?

복잡하고 거대한 시스템인 전력계통의 최우선 목표는 안정적인 전력수급과 전력품질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력의 공급과 수요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전력수요를 추종해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ESS다. ESS는 전력 수요공급의 불균형으로 나타나는 계통주파수의 변화에 빠르게 응동해 전력의 충방전 형태로 보상함으로써 주파수가 안정적인 범위 내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효과를 바탕으로 한전에서는 2015년 서안성변전소 ESS를 시작으로 376MW 규모의 주파수조정용 ESS를 설치해 상업운전 하고 있다.

최근 신재생에너지의 점유율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ESS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율이 최초로 7%를 돌파했으며, 203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 30%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속도로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이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무관성 전원, 간헐적인 출력 특성을 갖는 신재생에너지가 확대됨에 따라 수요공급 불균형에 따른 계통주파수의 변동폭이 급증하고 신재생에너지로부터의 잉여전력 또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의 기술수준에서 이러한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극복하고 잉여전력을 수용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은 역시나 ESS를 활용한 기술이다.

ESS 기술은 크게 단주기와 장주기로 구분할 수 있는데, 단주기(s~1hr)는 전력계통 출력 안정화(주파수조정, 과도안정도 확보, 신재생에너지 변동성 완화)를, 장주기(4hr~)는 전력수급 안정화(신재생에너지 잉여전력 저장 및 간헐성 대응)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이외에도 발전제약 완화, 송배전선로 신증설 대체 등 다양한 전력분야에 적용돼 관련 이슈들을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서 ESS 운영기술 고도화 및 실증이 필요하다. 본 연구팀은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 기반의 단주기 ESS의 성능, 경제성(수명 향상) 및 안정성 개선을 목표로 하이브리드 ESS 협조운영 기술 개발과 실증을 수행하고 있다.

한전 전력연구원 내에서 실증하고 있는 ‘100kW 그래핀 슈퍼커패시터 시스템’ [사진=한전 전력연구원]

하이브리드 ESS를 개발하게 된 배경은?

국내에 적용되고 있는 ESS는 대부분 리튬이온 배터리 ESS(LiB ESS)이다. LiB ESS는 높은 에너지밀도, 우수한 충방전 특성, 대용량화의 용이함, 국내 이차전지 기업의 우수 기술 등 많은 장점을 갖고 있어 대표적인 이차전지 ESS로 활용돼 왔다. 하지만, LiB ESS 화재 안정성 및 수명에 대한 이슈가 대두됐고 이로 인해 국내 ESS 시장의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LiB ESS 안정성 및 수명연장 이슈를 극복하기 위해 한전 전력연구원에서는 다양한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하이브리드 ESS다. 하이브리드 ESS는 서로 다른 운전특성을 가진 이종 ESS로 구성되며, 각각의 운전특성을 고려한 상호보완적인 운전을 수행함으로써 서로의 장점을 유지하되 단점을 상쇄시키는 효과를 얻기 위한 차세대 ESS 운영기술이다.

하이브리드 ESS는, 주파수조정용 LiB ESS의 잦은 충방전 응동에 따른 열화 증가, 사용수명 단축 나아가 배터리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 요인을 개선하기 위해 출력밀도가 높고, 빠른 충방전 응동속도(100C-rate), 20만 사이클 이상의 충방전 수명을 갖는 슈퍼커패시터를 활용해 주파수조정의 60~80%를 슈퍼커패시터가 담당하게 함으로써 기존 LiB의 응동 횟수를 저감시켜 전체 시스템의 수명과 안전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개발하게 됐다.

하이브리드 ESS에는 어떤 기술이 적용되고 있나?

주파수조정용 하이브리드 ESS 개발에는 두 가지 핵심기술이 적용된다. 첫 번째 기술은 ‘MW급 슈퍼커패시터 시스템 개발’ 기술이다. 하이브리드 ESS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LiB ESS와 서로 다른 운전특성을 가진 ESS가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팀은 정전기적 에너지 형태로 저장하는 슈퍼커패시터를 적용한 ESS를 개발했다. 슈퍼커패시터는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밀도는 낮지만 높은 출력밀도, 충방전 속도(100C-rate), 사이클 수명(20만회 이상), 잦은 충방전 운전에 대한 높은 내구성 등의 장점을 가져 LiB ESS와 함께 하이브드리 ESS를 구성하는 데에 적합하다. 전력계통에 적용을 위한 최소 단위 용량인 1MW급 시스템 개발을 위해 고출력 고용량 슈퍼커패시터 셀, 모듈, 랙, 뱅크 단위의 설계 기술이 적용됐다.

두 번째 기술은 LiB ESS와 슈퍼커패시터 ESS를 통합 운전하기 위한 협조운전 기술이다. 협조운전의 기본적인 개념은 단주기 또는 잦은 충방전을 요구하는 주파수 조건에서는 슈퍼커패시터가 주로 담당하고, 장주기 또는 빈번하지 않은 충방전을 요구하는 조건에서는 배터리가 주로 담당하면서 각각의 운전상태 정보에 따라 운전 역할을 조정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기술의 특징과 장점을 소개한다면?

첫 번째 특징은, 초단주기에 적합한 ESS 기술이라는 점이다. 한전의 고용량 슈퍼커패시터는 높은 출력밀도 및 응동속도에도 높은 안전성과 매우 높은 사이클 수명 가짐에 따라 짧지만 매우 빈번한 초단주기의 운전 요구에 매우 적합한 기술로 기존 LiB ESS가 담당하던 단주기 분야를 대체할 수 있다.

두 번째 특징은 시스템의 확장성이다. MW급 슈퍼커패시터 시스템 구축은 기존 한전에 실증된 LiB ESS 시스템과 단계별 유지보수가 매우 유사하거나 동일하며, 추가적인 시스템 구축 기술이 별도로 필요 없어 기존에 설치된 LiB 설비에 어렵지 않게 슈퍼커패시터 ESS를 추가해 하이브리드 ESS 구성이 가능하다.

한전 고창전력시험센터 ‘1MW 고출력 고용량 슈퍼커패시터 ESS 실증시스템’ 전경 [사진=한전 전력연구원]

현재 하이브리드 ESS 개발 상황은?

한전은 2019년 기존 상용 슈퍼커패시터 대비 5배 이상 에너지 밀도를 향상시킨 100kW급 그래핀 슈퍼커패시터 스택 개발 실적과 34개월 이상의 실증운전 경험을 바탕으로 2022년에 한전 고창전력시험센터 내에 1MW급 슈퍼커패시터 ESS 실증설비를 구축했다.

현재의 슈퍼커패시터 ESS는 1MW 정격출력을 15초 정도 유지가 가능한 수준의 고출력 타입으로 주파수조정용 단독 실증운전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기구축된 4MW급 LiB ESS와 하이브리드 병행운전 환경을 구축해 협조운전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한 상태다.

2023년에는 1MW 정격출력을 30초 이상 유지가 가능한 수준의 고용량 타입으로 개선할 계획이며, 이와 함께 최적의 협조운전 기술을 개발, 6개월 이상의 실증운전을 수행할 계획이다.

하이브리드 ESS 개발로 향후 기대하고 있는 효과는?

ESS 특성에 있어 적용되는 활용처에 따라 요구되는 조건과 특성이 각각 상이해 단일종의 ESS가 모든 활용영역을 담당하기에는 경제성과 안전성에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이브리드 ESS는 각각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최대화하는 전략으로, 주파수조정용 ESS의 경우 하루에 수천~수만번 사이클로 동작하는 주파수조정용의 경우, 60~80%를 슈퍼캡이 담당하게 함으로써 LiB의 응동 횟수를 저감시킨 효과로 하이브리드 운전 시 LiB의 기대수명을 1.5배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대한 외부 전문기관 경제성 검증도 이미 확보한 상태다.

2023년에는 경제성이 향상된 고용량 슈퍼커패시터 개발을 통해 2.4억/MW의 경제성 목표를 달성하고 1MW 정격출력을 15초 동안 유지 가능한 현재단계에서의 성능을 30초 이상으로 향상시킴으로써 주파수 조정에 최적화된 단주기용 고용량 슈퍼커패시터를 완성할 예정이다.

또한 6개월 이상 실증운전을 통해 최종 성능 및 운전전략을 검증해 경제적 협조운전 시스템 및 전략을 완성할 계획이다. 하이브리드 ESS는 주파수조정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출력안정화 등 초단주기와 단주기 및 중주기가 혼재된 분야를 발굴해 적용하고자 연구개발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

슈퍼커패시터 ESS 대용량화와 고전압 전력설비로의 확대 적용을 위해 필요한 것은?

슈퍼커패시터 ESS를 대용량화하고 고전압 전력설비로의 확대 적용을 위해서는 많은 수의 슈퍼커패시터 셀들이 직병렬로 연결한 시스템을 구성해야 한다. 급격한 셀 수의 증가는 결국 경제성 및 안정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고,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단위 셀의 운용전압을 높여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결과적으로 시스템을 구성하기 위한 셀 개수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5V급 슈퍼커패시터 고전압화 설계 기술은 난이도가 높은 도전적인 성격의 기술로, 관련 기술을 확보한다면, 하이브리드 ESS 적용분야를 넓힘과 동시에 슈퍼커패시터 ESS 단독으로 주파수조정 기능을 포함한 FACT 등 송전급 적용 기술을 개발하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MW 고출력 고용량 슈퍼커패시터 ESS’ [사진=한전 전력연구원]

선진국들은 ESS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국가를 꼽는다면?

정부의 신재생 및 ESS 지원 정책과 함께 국내 ESS는 2015년 한전 주파수조정용 ESS 사업을 시작으로 공공 및 민관에서 활발하게 보급됐으며, 특히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은 배터리 기술을 선도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70%까지 달성하는 등 ESS 도입의 모범국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배터리 ESS 화재사고에 의한 안정성 이슈로 성장세가 둔화된 반면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ESS 시장은 연평균 30% 이상씩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탈탄소화에 따른 재생에너지 확대, 정부의 정책적 활용 권고, ESS 설치 의무화 등 ESS 보급을 유도해 주파수조정, 피크저감, 신재생연계용 등 ESS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ESS의 경우, 미국의 듀크 에너지(Duke Energy)는 2016년 태양광 연계를 위한 울트라커패시터와 배터리로 구성된 작은 규모의 하이브리드 ESS를 개발해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다. 일본의 히타치(Hitachi)는 2018년 도서지역을 대상으로 슈퍼커패시터와 납축전지로 구성된 하이브리드 ESS를 개발, 실증한 사례가 있다.

이와 같이 하이브리드 ESS 구성을 통해 성능 개선 및 설비 투자비 감소를 위한 실증연구와 도입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2019년 100kW급 슈퍼커패시터 시스템 개발과 계통연계 주파수조정 실증운전을 시작으로 2021년부터 1MW급 슈퍼커패시터 ESS 개발에 착수했다. 2022년에 1MW급 슈퍼커패시터 ESS 실증운전과 함께 4MW급 배터리 ESS와 구성되는 하이브리드 ESS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총 5MW급 규모의 하이브리드 ESS는 계통연계 돼 실증되는 세계 최고 수준 규모다.

국내 ESS 활성화를 위한 제안이 있다면?

2019년부터 침체기를 맞고 있는 국내 ESS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ESS 전체 시스템에 대한 신뢰성 및 안정성 제고가 필수적이다. ESS를 구성하는 이차전지와 관리시스템, 전력변환장치, 에너지관리시스템 등 개별적인 구성요소들을 통합해 전체 시스템을 구성하는 데 있어 설계, 제작, 설치, 운영 등 전반적인 프로세스에 대한 ‘전문적인 역량을 갖춘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제도적 지원’, ‘검증 시스템’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권선형 기자 (news@industr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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