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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트렌드] 이차전지 공급망 중국 강세… 해외자원개발 위한 정책 지원 있어야
원료 확보 위한 공급망 플랫폼 구축과 재활용 활성화 필요

[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반도체에 이은 차세대 유망산업이자 친환경 미래산업으로 이차전지가 주목받는 가운데, 우리나라 이차전지 산업의 공급망 경쟁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표된 전경련 보고서에 따르면, 핵심 원료 광물의 수입의존도가 높고 중국 등 주요국의 육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이차전지 업계의 해외자원개발 생태계 조성 등 정책적 지원 확대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김유정 광물자원전략연구센터장에게 의뢰한 ‘한국과 중국의 이차전지 공급망 진단 및 정책 제언’ 보고서를 기반으로 이처럼 밝혔다. 보고서는 이차전지 산업을 공급망 단계에 따라 △원료 △제조·생산 △재활용 등 3개 분야로 나눈 후, 분야별로 한국과 중국의 경쟁력을 평가하고, 국내 이차전지 산업에 대한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평가는 ‘매우 미흡’ 1점부터 ‘매우 우수’ 5점까지 차등 점수를 뒀다.

치열한 글로벌 이차전지 경쟁에서 원료 등 공급망 확보가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사진=utoimage]

우리나라 ‘제조’만 보통… ‘원료’ 및 ‘재활용’은 미흡

먼저 원료 분야의 경우, 우리나라는 1.3점으로 ‘매우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 원료 자급 불가, 중국 의존도 향상, 자원확보 능력 취약 등이 주 요인으로 지목됐다. 중국의 경우, 3.3점으로 ‘보통’ 평가를 받았으며 정·제련 시장 1위, 경쟁국 견제 심화, 광산 인권·안전 문제 등의 이슈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차전지 시장은 전기자동차 보급확산, 산업의 디지털화 등으로 2030년에는 2021년 대비 10배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폭발적인 수요 증가에 비해 리튬, 코발트, 니켈 등 주요 이차전지 원료 광물은 특정 지역에 한정적으로 매장돼 있고 일부 국가에 의해 집중적으로 생산된다. 주요 광물 생산은 호주, 콩고, 인도네시아, 중국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중국은 광물의 정·제련 분야에서 이차전지 소재부품에 사용되는 수산화리튬, 황산코발트 등의 생산에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여 원료 접근성과 조달 경쟁력이 높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차전지 원료공급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다. 국내에 리튬, 코발트, 니켈 생산은 전무하며 정·제련된 가공품 형태로 중국 등에서 수입하고 있다. 특히 중국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어, 우리나라 이차전지와 전기차 산업은 중국의 정책변화나 물류 여건 등에 큰 영향을 받는다.

2020년 세계 배터리 소재부품 점유율 [자료=산업부]

제조·생산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3점 ‘보통’, 중국은 4점 ‘우수’의 평가를 받았다. 우리나라는 2021년 기준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점유율 세계 2위를 기록하는 등 이차전지 완제품의 제조경쟁력이 우수하다. 반면, 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등 4대 이차전지 소재부품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낮고, 해외의존도가 높다.

중국은 4대 소재부품 분야 모두에서 세계 1위 생산국이며,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점유율도 세계 1위다. 또한, 중국은 최근 가격이 저렴하고 안정성이 우수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개발해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9월 기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 상위 10대 기업에 중국 6개, 한국 3개, 일본 1개 기업이 포함돼 있다. 국가별 상위 10대 기업의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한국은 2020년 연간 34.7%에서 2022년 1~9월 누적 기준 25.2%로 9.5%p 하락했다. 반면 중국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35.7%에서 57.8%로 22.1%p 상승했다.

마지막으로 재활용 분야에서는 한국이 1.8점으로 ‘미흡’, 중국 4.3점으로 ‘우수’ 평가를 받았다. 폐배터리에는 각종 중금속 등이 포함돼 있어 환경오염의 부작용이 크고, 주요국의 규제 대응을 위해 폐배터리 재활용 관련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

EU에서는 2030년부터 산업·전기차용 배터리에 리튬(4%), 니켈(4%), 코발트(12%), 납(85%)의 ‘재활용 원료’ 사용 비율이 의무화되며, 2035년부터 이 비율도 높아진다. 미국도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를 통해 미국 또는 FTA 체결국에서 일정 비율 재활용 원료를 사용한 경우, 북미 생산으로 인정해 세액공제 혜택을 적용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5년부터 전기차 폐배터리 발생이 급증해 2030년에는 10만개 이상 배출될 것으로 전망되나, 우리나라는 2020년에 들어서야 전기차 폐배터리 수거와 재활용에 대한 제도를 마련하기 시작하는 등 아직 폐배터리 재활용 관련 제도와 구체적인 폐기 지침 등이 미흡하다. 올해는 전기차 배터리의 전 생애주기 이력을 공공 데이터베이스로 관리하는 내용의 ‘자동차 관리법’ 등 관련 법률을 정비 중이지만 체계 구축까지는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반면, 중국은 2016년부터 폐배터리 재활용 정책을 통한 시장 활성화에 나섰다. 2017년에는 17개 지역에서 폐배터리 재활용 시범사업을 실시했고, △규격 △등록 △회수 △포장 △운송 △해체 등 6개 배터리 재활용 분야 국가표준을 제정했다. 2019년 발표한 ‘신재생에너지 자동차 폐배터리 종합이용 산업규범조건’에서는 EU보다 더 높은 수준의 전기차 폐배터리 자원 회수율 목표(리튬 85%, 니켈 98%, 코발트 98% 등)를 제시했다.

2022년 상반기 기준,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기업은 4만600개사, 전기차 리튬배터리 회수 서비스망은 총 1만4,899개로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활성화됐다. 2017년부터는 이차전지 생산·회수·재활용 전반에 대한 정보를 관리하는 국가 플랫폼 ‘EVMAM-TBRAT’를 운영 중이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사용량 기준) [자료=SNE리서치]

자원·원료 등 해외 공급망 확보 위해 정책 지원 필요

보고서를 작성한 김유정 센터장은 △원료·광물 해외자원개발 △공급망 정보 플랫폼 구축 △재활용 활성화 측면에서 정잭 제언 내용도 담았다.

김 센터장은 “이차전지 공급망 진단 결과 우리나라는 원료 확보가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언급하며, “원료-소재부품 간 국내 공급망이 연계돼 있지 않아 원료 관련 규제와 시장가격 변동성 등 외부 변화에 대한 대응력이 낮은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정책적 지원을 바탕으로 해외자원개발을 적극 추진해 이차전지 원료 광물을 확보하고 있다”며, “최대 코발트 생산국인 DR콩고에 2008년 후반부터 국영기업을 중심으로 도로, 병원, 주택 등의 건설을 조건으로 한 광업권 확보 등 인프라 연계 자원개발을 해오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개별 기업 차원의 공격적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CATL사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8건의 니켈·리튬·코발트 관련 광산개발 지분을 확보했고, BYD사도 2022년 아프리카 6개 리튬 광산에 대한 권리를 확보했다.

김 센터장은 “우리 배터리 기업들은 안정적 원료 광물 확보를 위해 해외자원개발사업 투자를 시도 중이나 경험 및 노하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국내 기업에 기술·법률·재무적 자문 조직 확충과 함께 해외자원개발 기금 운용이나 자원개발 연계 정부개발원조(ODA) 등 정부의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내 이차전지 공급망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보 플랫폼 구축도 정책과제로 제시한 김 센터장은 “이를 위해 BMW, BASF 등 11개 기업 컨소시엄으로 플랫폼 시스템 설계·개발에 착수한 독일의 ‘Battery Pass’ 프로젝트나, 일본의 ‘배터리 공급망 디지털 플랫폼’ 등 해외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생태계 구축을 위한 시스템 마련도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폐배터리 재사용 및 재제조 관련 제도적 기반과 산업화가 미미하고, 폐배터리의 안정성과 성능에 대한 인증기준도 확립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경련 유환익 산업본부장은 “이차전지는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미래산업이지만 자원의 무기화, 특정 국가에 대한 과도한 공급망 의존으로 우리 기업의 어려움이 많다”고 언급하면서, “우리나라는 공급망 전반의 경쟁력이 중국에 비해 떨어지고, 특히 원료 확보와 폐배터리 재활용 부문이 취약한 만큼 해외자원개발과 재활용 산업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건오 기자 (news@industr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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