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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RE100 달성하면 삼성전자 ‘14.4조’, SK하이닉스 ‘2.3조’ 아낀다
재생에너지 전력수급에 글로벌 경쟁력 달려… 그린피스 RE100 편익 효과 분석

[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최근 AI 열풍과 더불어 반도체, 사물인터넷 산업이 크게 확대되면서, 전자제품 제조에 따른 전력 소비량과 탄소배출 감소가 주목되고 있다. 2030년 반도체 제조업에서 소비되는 전력만 237TWh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호주의 연간 전력 소비량과 맞먹는 막대한 양이다.

이에 최근 전자제품 제조기업의 RE100 선언이 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환경단체 그린피스에서는 “RE100 달성 날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TSMC 2040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2050년으로 빠른 전환과 거리가 멀다. 동아시아 빅테크 기업이 전력을 203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경우 환경적·경제적 편익이 상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7년 12월 뉴욕, 그린피스가 삼성전자에게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사진=그린피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13일 동아시아 최대 테크기업인 삼성전자, TSMC,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13개 기업이 203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채택 시 편익이 어떻게 될지 예측한 보고서 <테크기업 파워게임: 동아시아 전자산업 공급망의 재생에너지 채택에 대한 비용-편익 분석>을 발표했다.

연구결과, 조사 대상 기업 중 삼성전자의 환경적·경제적 편익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2030년 100% 재생에너지 전환을 달성할 경우 감축하게 되는 온실가스는 1억4,859만톤으로, 이는 2021년 서울시 온실가스배출량(4,594만톤)의 3배를 넘는다. 또한, 삼성전자가 2030년 한 해에 절감할 수 있는 비용은 114억2,000만달러(한화 14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대상 13개 기업 모두 2030년 100% 재생에너지 전력을 사용할 경우 2022년 네덜란드 연간 온실가스 총 배출량(1억6,785만톤)보다 큰 규모의 감축을 달성할 수 있으며, 190억9,000만 달러(한화 24조1,106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피스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테크기업들이 지구 평균기온 1.5도 상승을 막기 위한 재생에너지 전환이 환경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얼마나 큰 이익을 가져오는지 살펴보기 위해 경제성 평가의 한 방법인 비용편익분석(Cost-Benefit Analysis, CBA) 기법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재생에너지는 가장 경제적인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전 세계 많은 전문기관들은 큰 폭의 탄소배출권 가격 상승이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탄소 감축을 위한 규제 압박 역시 거세지는 추세다.

삼성전자가 2030년 100% 재생에너지 전환을 달성할 경우 감축하게 되는 온실가스는 1억4,859만톤으로 나타났다. [자료=그린피스]

연구에 따르면, 분석대상 13개 기업이 203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전환을 달성할 경우, 각 사는 적게는 8,742만달러(한화 1,104억원), 많게는 114억2,000만달러(한화 14조4,000억원)의 비용 절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경제적 효과는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는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함으로써 에너지 비용을 줄이고 탄소세 등의 잠재적인 환경 비용을 절감하는 데서 비롯됐다.

한편,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이번 연구 대상에 포함된 다른 한국기업 3곳의 경제적 편익 역시 큰 것으로 드러났다. SK하이닉스는 18억3,327만달러(한화 2조3,154억원)로, 13개 기업 중 두 번째로 높다. 그 뒤를 이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각각 14억9,186만달러(한화 1조8,842억원), 13억2,143만달러(한화 1조6,689억원)로 높게 예측됐다.

이번 연구의 저자인 홍콩시립대학교 리앙 동 에너지환경학부 박사는 “연구결과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것은 기업에게 비용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통념이 사실이 아님을 밝혀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탄소세 도입, 화석 연료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화석 연료 사용의 대가가 점점 더 커지는 가운데, 203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전환에 성공하는 제조업체는 온실가스 감축으로 인한 기후대응 및 비용 절감을 통해 실질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산업부는 지난 5월 31일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을 발표하면서 데이터센터, 반도체 공장 건립 등 추가 전력수요에 대응을 위해 LNG와 원전 위주의 신규발전소 건립 계획을 밝혔다. 이에 앞서, 2023년 12월에 열린 제4차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에서는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단의 전력 공급을 위해 LNG 발전소 6기 건설 계획을 공식화한 바 있다. 이 국가산단에는 삼성전자가 입주할 예정이다.

그린피스 양연호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삼성전자가 LNG와 같은 화석연료를 계속 사용하는 것은 재생에너지 전환에 따른 기회비용 수십조원을 모두 포기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TSMC가 계획대로 2040년 RE100을 달성한다면, 삼성전자는 용인 국가산단 가동 시점부터 이미 TSMC와의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정부는 용인 국가산단 내 LNG 발전소 건설 계획을 취소하고 삼성전자와 함께 재생에너지 중심의 ‘탄소중립’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에 힘써야 한다”고 요구했다.

양 캠페이너는 “정부는 송배전망 혼잡이 극대화되고 있는 수도권에 굳이 대형 전력 수요처인 반도체 공장 건설을 강행해 결국 LNG와 원전 신규 건설이란 구시대적 카드를 꺼내 들고 말았다”며, “시급한 건 국가와 기업의 기후 경쟁력 개선이다. 재생에너지 전력수급을 목표로 정부는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와 함께 계통운영 및 전력망 이슈 해결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 기업 역시 RE100 달성을 위한 선제적 투자를 더는 미뤄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건오 기자 (news@industr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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