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산업은 정쟁 없어, 초당적 협력으로 산업 발전 이끌 것’

지금까지 걸어온 삶이 궁금하다.

초등학교도 다녀보지 못한 소년가장이 대한민국 국가품질명장이 되고, 국회에 등원하기까지 지나온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참으로 다사다난했다고 표현하고 싶다. 가난하던 유년시절 부모님마저 여의고 어린 여동생을 건사해야겠기에 일찍 생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기술 하나 없었지만 청운의 꿈을 안고 대우중공업에 입사하게 됐고, 입사 초기에는 마당을 쓰는 등 허드렛일을 도맡아 했던 것 같다. 33년 간 외길만을 걸어오면서 ‘목숨을 걸고 노력하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생각이 삶의 목표이자 이유가 됐고, 이는 2개의 훈장 서훈, 4번의 대통령 표창, 그리고 5번의 장영실상 수상과 더불어 초정밀 가공분야의 국가품질명장의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다.

국회 입성은 배고픔을 딛고, 목숨을 걸며 치열하게 살아온 날들이 보답해준 영광스런 선물이자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 산업 일선에서 국가 발전을 위해 이바지하고 있는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도록 내실 있는 의정활동을 추진할 생각이다.

기술과 발명 분야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국회에 입성할 때 ‘대한민국은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을 의정활동의 목표로 삼았다. 그래서 미래세대의 DNA를 깨우는 ‘발명교육 활성화 지원법’을 가장 먼저 입법화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기존 틀에 갇혀 있지 않은 상상력과 창의력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 과거 산업현장에서 우리나라의 혁신을 이끌어갈 ‘창의적 인재’ 육성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끼면서 차근차근 준비해온 대업이라고 할 수 있다.

발명교육은 단순한 체험교육이 아니다. 학생 스스로가 현실의 문제점을 찾아내 상상력을 발휘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나아가 동료와 의견을 나누고 협력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 전반을 학습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스스로의 능력을 키우는 교육인 셈이다. 발명교육 활성화 지원법에는 발명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바꾸고, 초·중·고등학교에 발명교육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창의성 있는 인재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도 발명교육의 활성화와 기술 혁신, 그리고 경쟁력 있는 인재 육성을 위한 법제화와 제도개선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

지난 12월 1일 ESS 및 신재생에너지산업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를 주최했는데?

신기후체제 시대를 맞이해 친환경·저탄소 에너지원이 전 세계의 화두다. 우리 정부도 에너지신산업을 출범하고 신재생에너지의 육성과 확산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최근 발표한 ‘ESS와 태양광 발전원의 연계를 통한 REC 가중치 부여’가 보급·확산정책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2017년부터 태양광과 ESS에 민간 투자가 대대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고, ESS를 융합한 신재생에너지 사업 모델이 각광받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에 본격적인 시장 형성에 앞서 신재생에너지와 REC 시장의 유기적인 변동 가능성을 논의하고, REC 가치의 공급과 수요를 적절하게 유지하기 위한 방안 등에 대해 전문가들과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정부 관계자와 산·학·연 등 각계각층에서 모였기에 태양광과 ESS 연계 모델의 사업성을 살펴보고, 우려되는 부분은 무엇인지, 이를테면 시장 내 REC의 공급과잉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제도적인 보완책 등에 대한 열띤 논의가 이뤄질 수 있었던 것 같다.

토론회에 40여 명이 넘는 동료 의원들이 참석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신재생에너지가 신기후체제 이후 국가 에너지 수급을 위한 유일한 대안이라는 명제에는 이견이 없는 것 같다. 나아가 급변하는 에너지 패러다임에 대비해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단단한 내수시장의 구축, 기술력 결집을 위한 국가 역량이 총동원되어야 한다는 점 역시 공통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바라고 할 수 있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여·야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신재생에너지 육성을 위한 정부의 기능과 역할이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고, 적극적인 규제개선과 진입제도의 완화를 통해 민간주도형 신재생에너지산업 인프라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신재생에너지산업의 육성을 위한 목표의식이 뚜렷하고, 지향점에 대한 쟁점과 정쟁이 없는 만큼 초당적 공론화를 통해 근본적인 대책과 제도를 마련하는데 많은 의원들이 힘을 모아줄 것이라 기대된다.

	▲ 김규환 의원은 사회적 갈등 해결 노력이 우선돼야 함을 강조했다.

태양광산업에 대한 평가와 전망은?

태양광산업에 대한 미래 전망이 좋고, 논의가 활발하던 시절에는 많은 민간 자본들이 태양광으로 몰리면서 REC의 공급과잉이 발생했다. 연장선상에서 SMP의 가격하락과 맞물려 안정적 수익이 담보되지 않아 태양광은 통합시장 출범 이후 침체기에 접어드는 부침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양광산업은 셀 효율이 향상되고 발전 단가가 낮아지면서 신기후체제 대응을 위한 대표적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신규 설치 용량은 약 1.2GW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우리나라 태양광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태양광산업 등 신재생에너지산업이 국가의 신성장동력으로 성장하려면 과감한 RPS 의무이행 정책과 안정된 가격구매 시장의 유기적인 연동을 통해 내수시장의 활성화가 우선되어야 한다.

또한, 해외 신재생에너지 발전프로젝트 개발을 적극 장려하고 지원하는 정부 차원의 정책보조와 금융지원이 절실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국내·외 신재생에너지 민자발전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이뤄져 선순환 구조의 산업생태계가 조성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관성 없는 정부정책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2009년 지식경제부의 갑작스런 ‘태양광 발전차액 한계용량’ 고시 개정으로 인해 많은 사업자들이 투자와 개발 단계에서 혼란을 겪거나 피해가 발생했다. 이명박정부 당시 태양광산업은 발전차액제도, 보급 보조, R&D 지원 등 집중 지원을 받았으나, 현 정부 들어 15% 이상의 관련 예산이 삭감되면서 소규모 사업자의 발굴과 시장 진입이 대폭 감소했고, 2015년에는 유가 하락, 전기 요금 인하론과 더불어 태양광발전의 공급과잉이 일어나면서 산업 성장이 불투명한 상황까지 내몰렸다.

중요한 것은 이런 과거의 시행착오를 교훈삼아 정부가 태양광산업의 육성을 위한 일관성 있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정책은 ‘국가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 등 중·장기 계획을 토대로 수립되는 만큼, 국회차원에서 노력도 전개되고 있다. 이를 테면 차기 정권의 이양 과정에서 관련 산업의 제도와 정책이 일관성 있게 실현될 수 있도록 대안 마련이 한창이고, 세부적으로 소규모 신재생에너지사업자의 수입원인 SMP와 REC의 20년 고정가격 의무화, 신재생에너지 보급 활성화를 위한 환경급전의 도입 등 국회 산자위 차원의 입법과 의정활동 역시 어느 때보다 활발한 상황이라는 점을 말할 수 있겠다.

지역민과의 갈등, 환경보존, 금융문제 등의 난제가 존재한다.

화석연료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중앙급전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이는 신재생에너지와 ESS를 필두로 한 친환경·저탄소 에너지 시대의 도래를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세계는 지금 신재생에너지의 기술개발과 시장선점을 위한 무한경쟁에 돌입했는데, 정작 우리는 불필요한 규제와 속박 속에서 꺼져가는 내수시장을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전력시장 내 터줏대감격인 기저부하와의 영역 충돌, 지역 수용성 문제, 복잡한 발전 인허가 제도 등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는 불필요한 규제와 사회적인 갈등으로 인해 골든타임을 유유히 흘려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에너지신산업은 우리나라 전력대계를 수립하는데 있어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되었다. 신산업의 속도감 있는 확산을 위한 여건들이 에너지 선진국과 비교해 부족한 상황이다 보니 하루빨리 규제 개선과 제도 보완을 통해 내수시장에 ‘투자’의 신호를 보내야 할 것이다. 한편으로 미세먼지 문제와 지진 등 탈원전·탈석탄의 목소리가 모아지는 만큼 국민들과 신재생에너지의 역할과 필요성에 대한 공감을 함께 하는 공론의 장도 활성화되어야 한다. 주민 수용성 등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는 대안에 인식을 같이 해야 하며, 신재생에너지가 전기요금 상승의 원인이라는 의혹 등을 해소하는 대국민 창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올 한해 의정활동 계획과 독자에게 한마디 해준다면?

우리나라 태양광 시장은 공급과잉과 불필요한 규제 등 다양한 내·외적 영향으로 인한 성장통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5년 기준으로 세계 7위 규모의 태양광산업 시장이 형성되었고, 셀과 모듈 등 국내 태양광 시스템 부품 시장의 품질도 향상되어, 중국과 함께 세계 태양광산업의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태양광산업의 미래가 국가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이슈이다. 태양이 주는 무한한 에너지의 활용은 신재생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상징적인 선언이자, 에너지신산업을 주도하는 첨병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산업 성장의 모멘텀은 제도와 정책의 개선과 더불어 일선 산업현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도전과 혁신의 정신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태양광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분들은 국가 에너지혁신에 이바지하는 신산업의 역군들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임해 주시기를 당부 드린다.

나아가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도록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조성을 위한 의정활동에 ‘목숨을 걸고’ 임할 생각이다. RPS와 배출권거래제(ETS)의 동시인정 방안을 제시해 REC의 가치를 다양화하고, 리튬전지 외 다양한 ESS 기술의 활용 기반 구축을 위해 힘쓰며, 소규모 태양광 사업자를 위한 전력망 접속 보장을 확립하는 등 다양한 정책 활동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전도사’가 되도록 하겠다. 2017년 정유년 새해, 국가 신성장동력인 태양광의 발전을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으시는 독자들께 따뜻한 새해 인사를 전하며, 희망과 기쁨이 가득한 한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 드린다.

[김규환(金奎煥)]

현 제20대 국회의원(새누리당)
현 제20대 국회 전반기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
전 인제대학교 석좌교수
전 해군교육사령부 교육발전자문위원
전 국제품질관리 분임조 ICQCC 한국대표 분임조장
대우중공업(現 두산인프라코어) 33년 근속근무
1992 대한민국 국가품질명장
1992 한국폴리텍Ⅶ대학 졸업


SOLAR TODAY 박 관 희 기자(st@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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