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자부, 국토부 등 태양광발전 관련 감사 조치


[솔라투데이 최홍식 기자] 감사원은 지난해 6월 에너지 신산업 관련제도 운영에 있어 비효율 요인을 제거해 산업발전을 지원하고 에너지 신산업 추진실태 및 관련제도 운영 전반을 점검하는 감사를 실시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를 비롯한 20개 기관이 감사 대상에 포함됐으며, 그 결과 신재생에너지 사업 분야 곳곳에서 43개의 지적사항이 발견됐다.

태양광분야에서는 행정자치부(이하 행자부)에 대한 지적이 대표적이었다. 태양광 설비 설치를 위한 유휴공간의 임대료 산정 기준이 없어 사업 참여자들의 부담 증가 및 사업 활성화에 제약을 줬다는 지적이 있었다.

산업부 6개 소관 부처와 한국전력공사 등 14개 공공기관 대상 실시
지난해 시행된 감사는 온실가스 감축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한 당초 목적에 부합하는 사업 추진 및 성과제고 유도를 위해 실시됐다. 3개 분야에 대해 점검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하는데 중점을 두고 감사를 진행했다.

주요 에너지 관련 계획 및 제도 수립·추진의 적정성과 신재생 사업추진의 적정성, 불합리한 규제 발굴·개선 등 제도운영의 적정성을 중점 점검했다. 이를 위해 최근 3년간 신재생에너지 관련 계획을 수립해 사업을 추진했거나, 관련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6개 정부 소관 부처와 14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했다.

이번 감사는 주요 에너지 계획과 사업추진 동향 및 최근 제기된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 각종 연구논문 및 언론보도, 국회 논의 사항 등을 수집하고 분석했다. 소관 부처·공기업별로 관리하는 주요 사업 제도의 법적근거, 추진실적, 예·결산 관련 자료도 수집했다.

자료 수집 과정을 거친 후 심층 분석·점검이 필요한 문제점을 도출한 후 예비조사를 실시해 감사실시 방향 및 점검방식을 확정했다. 그 후 총 38명의 감사인원을 투입해 실지감사를 실시했다. 감사원은 감사결과의 객관성 및 전문성 제고를 위해 감사 자문단을 운영해 자문을 받으며 진행했고, 주요사업 및 제도 운영 개선 방안에 대해 폭넓은 의견 수렴을 거쳐 결과를 도출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7월 감사마감회의에서 제시된 의견을 포함해 지적사항에 대한 내부 검토를 거친 후 지난 12월 감사결과를 확정했다.


행자부, 태양광발전 설치 위한 건물 유휴공간 임대료 산정 기준 미비
감사 결과 가운데 태양광발전 관련 지적사항은 행자부와 국토교통부, 에너지공단 추진 사업에서 총 4건이 있었다. 행자부는 태양광발전 설비 설치를 위한 건물 유휴공간 임대료 산정기준이 미비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행자부는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제94조 2에 따라 지자체가 공유재산의 관리 등을 통일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공유재산의 운영기준 등을 마련하고, 각 지자체 및 시·도교육청 등은 이 법령에 따라 공립학교의 옥상 등 공유재산을 임대하고 있다.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에 따르면 공유재산 임대료는 시가를 반영한 해당 재산 평정가격의 연 1천분의 10 이상의 범위에서 지자체의 조례로 정하도록 되어 있다. 임대료를 계산할 때에는 토지와 주택 이외의 재산은 「지방세법」 제4조 제2항에 따른 시가표준액으로 하되, 해당 시가표준액이 없는 경우 감정평가업자의 감정평가액을 적용토록 돼 있다.

그리고 각 지자체의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 조례」에 따르면 건물에 대한 임대료 산출 시 재산평가액은 건물평가액 및 부지 평가액을 합산해 결정하고 건물평가액 및 부지평가액은 전용면적 외에 공용면적을 합하도록 돼 있다.

한편, 산업부는 지난해 1월 ‘전력 분야 10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학교 옥상 등에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하는 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계획을 발표했고, 이에 따라 특수목적법인 햇빛새싹발전소가 설립돼 학교 옥상에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하는 곳이 증가하고 있다.

학교 옥상 부지에 대한 임대료 산정은 행자부의 임대료 산정방식을 따라 적용되는데, 이에 따르면 시가표준액의 적용방식·기준 및 공용면적 포함 등에 대해서는 법령상 근거가 미비해 지차체별로 옥상 등의 임대료가 상이하게 산정돼 태양광발전 사업추진의 걸림돌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2014년 관내 500개 학교 대상 옥상 태양광 사업을 추진했으나, kW당 50,000원으로 산출된 임대료가 지나치게 비싸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았고, 결국 사업이 중단됐다. 또한, 햇빛새싹발전소는 일부 교육청의 높은 임대료 요구에 따라 사립학교 위주로 학교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행자부는 이런 상황을 대비해 유휴공간의 용도에 부합하는 임대료 산정 기준을 명확하게 마련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방관만 해왔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발전 사업자들에게 돌아갔고,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산에도 방해 요인으로 작용됐다.
이에 감사원은 태양광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 활성화를 위해 건물 유휴공간의 용도에 부합하는 합리적 임대료 산정 기준을 마련하도록 행자부 장관에게 권고 조치했다.

에너지공단, 수상태양광 공급인증서 가중치 부여 조건 불합리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수상태양광과 관련해 에너지공단의 공급인증서 가중치 부여 조건이 불합리하기에 폐지하라는 감사원 조치사항도 있었다. 감사원은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에게 유휴부지 활용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취지를 고려해 공급인증서 발급기준을 폐기하고 ‘공급인증서 발급 및 거래 시장 운영에 관한 규칙’을 개정하도록 권고 조치했다.

에너지공단은 공급인증서 발급 규칙 제13조에 따라 태양광발전 사업자에게 공급인증서를 발급할 때 설치 유형에 따라 가중치를 다르게 부여해왔다. 신재생에너지법 제12조에 따르면 균형 있는 이용·보급과 기술개발 촉진 등이 필요한 신재생에너지에 대해 실제 공급량에 가중치를 곱한 양을 공급량으로 하는 공급인증서를 발급할 수 있도록 돼있다. RPS 관리 운영 지침을 살펴보면 설치 부지 종류에 따라 다른 가중치를 부여하도록 되어 있으며, 육상과 수면에 대한 가중치 부여도 다르게 산정돼 있다.

수상태양광발전 사업자들은 2015년 3월 지목에 따른 가중치 차등기준이 폐지되고 발전규모별 가중치 체계를 도입한 육상 태양광처럼 수상태양광도 실적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해야 한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에너지공단에 제시해왔다.

이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결과 가중치를 더 받으려고 당초 공사계획을 변경하는 사례도 생겼으며, 받아야 할 가중치만큼 못 받았거나 오히려 더 많이 받은 사례가 보고 되고 있다.

에너지공단은 감사원의 이번 감사 결과에 대해 “수상태양광 건설에 있어 가중치를 지목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 것은 불필요함을 확인했다. 따라서 지목 구분을 폐지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감사 결과를 수용하고 조치사항 이행을 약속했다.


태양광발전 공급인증서 판매사업자 선정 관련 감사원 지적
한편, 에너지공단은 태양광발전 공급인증서 판매사업자 선정과 관련해서도 감사원 조치 사항을 지적받았다. 에너지관리공단은 RPS 관리·운영지침에 따라 중·소규모 태양광발전 사업자의 안정적인 공급인증서 판로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장기 계약으로 공급의무자에게 공급인증서를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태양광 공급인증서 판매사업자’ 선정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2014년 2월 개정된 RPS 관리 운영지침에 따르면 소규모 발전사업자 보호를 위해 판매사업자 선정 의뢰 용량의 30% 이상을 100kW 미만 설비 보유자로 우선 선정할 수 있게 되어있다.

그리고 인근지역에서 사업자등록번호 또는 대표자가 동일한 태양광발전소 용량의 합이 100kW 이상인 경우에도 우선선정 대상자에서 제외하도록 되어 있으며, 소규모 발전소를 분할해 신청하는 제도 악용 사례를 방지하고 있다.

이 지침에 따르면 에너지공단은 발전소 위치를 면밀히 검토해 사업자 선정 업무를 철저히 해야 했다. 그러나 공단의 센터 임직원은 사업자 선정업무를 소홀이 했고, 그 결과 발전 사업 선정에서 탈락되어야 하는 사업자들이 선정되는 부정이 있었다.

감사원이 에너지공단에 지적한 조치 사항을 살펴보면 에너지공단 사업에 대해 앞으로 태양광 공급인증서 판매사업자 선정 시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 제도 및 연료 혼합의무화제도 관리 운영지침’에 따라 250m 이내 인근지역에 위치한 동일사업의 발전소 용량의 합이 100kW 이상인 경우 우선선정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할 것을 지시했다.

국토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 입지제한 불합리 지적
국토부는 ‘지방자치법’ 제166조와 ‘국토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137조에 따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시설 설치를 위한 지자체 개발행위허가 관련 사무를 지도·감독하고 있다. 국토계획법 제58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56조에 따르면 특별시장, 광역시장, 도지사 등 허가권자는 국토계획법령 및 위 지침에서 정한 범위 내에서 개발행위허가와 관련한 별도의 지침을 마련·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개발행위허가를 하면서 특정시설로부터 일정거리 이상 이격하도록 하는 일반적인 제한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국토부의 역할은 각 지자체에서 태양광 등 신재생 발전시설의 인허가 시 주변 여건 등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도로 등과의 이격거리 만으로 발전소 입지를 원천적으로 제한하는 일이 없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토부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던 경우가 많아 이번 감사에서 지적을 받았다. 감사기간 적발된 내용을 보면 함평군, 고흥군 등 21개 지자체가 주변 여건 등 제반 사정과 관계없이 최소 100m에서 최대 1km에 이르는 도로 등과의 이격거리 기준을 두고 원천적으로 태양광발전 개발 인허가를 제한하고 있었다.

그 결과 일부 지자체가 주변 경관이나 미관과 무관하게 단순히 도로 등과 일정거리 이상 떨어져 있지 않다는 사유로 태양광 등 발전시설 인허가를 제한함에 따라 원활한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 추진을 저해할 우려가 있었다.

실제 함평군 사례를 살펴보면, 지난 2014년 12월 함평군수는 태양광발전시설 개발행위허가 신청에 대해 불허가 했다. 당시 태양광발전 신청지는 국도 간 거리가 약 800m 떨어져 있고 국도의 반대편 끝자락에 위치해 국도 이용자에게 발전시설이 노출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또한, 인근에 울타리 설치계획 등을 가지고 있어 주변 농경지와 조화를 이룰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함평군 개발행위허가 운영지침에 저촉된다는 이유로 불허가 됐다. 결국 태양광발전 사업자가 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해 함평군이 패소했다.

감사원은 국토교통부장관에게 주변 여건 등을 고려하지 않고 도로 등과의 이격거리만을 기준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 인허가를 원천적으로 제한하는 일이 없도록 지자체 운영지침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치했다. 또한 감사결과 적발된 21개 지자체 개발행위허가 운영지침에 명시되어 있는 이격거리 기준 내용을 정비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조치했다.

솔라투데이 최홍식 기자(st@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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