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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로컬 지식이 탄탄한 에너지 달인, 데이터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라
  • 인더스트리뉴스 기자
  • 승인 2019.02.1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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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에 창의적 아이디어가 덧붙여 질 때 그 파급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내용도 없이 빅데이터를 쫓기보다 내용을 가지고 빅데이터를 활용해야 한다.

무작정 빅데이터를 쫓기 보다 최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하라

[파란에너지 김성철 대표] 우리가 잘 아는 명탐정 셜록홈즈가 2009년 영화화 되었다. 영화 중에 데이터로 고민하던 제게 꽤 감동적인 장면이 있었다. 홈즈가 절친인 의사 왓슨과 또 곧 결혼할 여자친구와 저녁을 먹기로 되어있다. 홈즈는 우아한 음악이 흐르는 레스토랑에 먼저와서 기다리고 있다.

홈즈의 눈은 식당에 있는 많은 사람들의 표정과 동작을 예리하게 보며 데이터를 흡입하고 있다. 쫑긋 세운 날카로운 귀는 서로간의 이런저런 대화를 데이터로 받는 안테나였다. 그리고 머릿속에 축적된 데이터들이 화학작용을 일으키며 가공되어 홈즈의 뇌 속 플랫폼에 쌓여가고 있었다.

빅데이터에 창의적 아이디어가 덧붙여 질 때 그 파급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내용도 없이 빅데이터를 쫓기 보다 내용을 가지고 빅데이터를 활용해야 한다. [사진=dreamstime]

홈즈 머릿속의 ‘알파고’인지 ‘홈즈고’인지 빅데이터센터가 열심히 돌아가다가 갑자기 멈춘 것은 친구 왓슨이 그를 부르며 테이블에 앉으면서 이다. 잠시 후 왓슨의 여자친구가 자리에 앉는다. 홈즈를 소개한다. 홈즈의 명성을 익히 알고 있는 여자친구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맞춰보라고 한다. 홈즈는 그래도 되냐고 하면서 그녀의 데이터를 눈으로 수집하기 시작한다. 홈즈의 플랫폼에 입력된 데이터는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예측 및 분석이 되어 결과물로 나왔다.

홈즈가 말한다. 직업은 가정교사이고 학생 나이는 8살이다. 귀 밑에 남은 두 개의 인도산 파란색 잉크자국은 아이가 개구쟁이임을 알 수 있다. 목에 건 진주목걸이는 학생의 어머니가 미안해서 빌려준 것이다. 손가락의 반지자국은 약혼했다는 뜻이고 자국이 선명한 것은 더운 지역에서 오래 지냈고 뺀지 얼마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지가 가짜라는 것을 알고 최근에 파혼해서 더 좋은 사람을 만나보려고 영국에 온 것이다. 그러면서 홈즈가 왓슨을 가리키는 듯 하며 ‘의사를 만난다거나’라고 말할 때 일이 벌어진다.

여인이 손에 들고 있던 포도주를 홈즈의 얼굴에 뿌린다. 그리고 말한다. “하나만 빼고 다 맞았어요. 그는 죽었어요” 돈 없는 사람이라 파혼한 것이 아니라 죽었기 때문이었다. 그녀에겐 슬픈 사연이 있었다. 홈즈가 꽤 정확한 분석능력을 보였지만 마지막에 봉변을 당한 것은 짧은 시간에 수집한 데이터의 한계와 이로 인한 분석오류 때문이다. 그에게 충분한 데이터와 시간이 보장되었다면 포도주 세례를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데이터에서 의미를 찾지 않을 때 데이터는 숫자더미에 불과할 뿐이다. ‘구슬 서말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대단한 데이터라도 꿸 수 있는 분석능력이 더해질 때 빛을 발하는 보배가 된다. 또 나에게 중요한 의미가 된다.

어떤 건물의 최근 3~4년간 전력데이터와 가스데이터 [자료=파란에너지]

위 그림은 어떤 건물의 최근 3~4년간 전력데이터와 가스데이터이다. 명탐정 셜록홈즈처럼 주어진 데이터에서 의미를 찾아보자. 이 건물에 대해 무엇을 알 수 있나? 

우선 월별 전력사용량이 200,000~300,000kWh인 것을 보면 하루 월평균 300시간 사용기준으로 계약전력이 약 600~700kW 정도로 볼 수 있다. 10층 미만의 건물이다. 매년 사용량이 증가하는 것을 보니 신축건물이었는데 공실률이 채워지며 사용량이 증가함을 추정할 수 있다. 또는 매년 더워지는 여름과 추워지는 겨울을 겪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여름에 전력사용량이 높고 겨울에 적은 것을 보면 전기냉방은 하지만 전기난방을 하기보다 LNG난방을 하고 있다. 최근 겨울철 전력사용이 전년도 여름 수준으로 급상승하며 동하계가 큰 차이가 없는 것을 볼 때 전기난방의 비중이 커졌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여름철 LNG사용이 전년 겨울만큼 사용되고 있다. 겨울 전력량의 상승폭에 비해서 여름 전력량이 완만한 증가를 보임을 볼 때 전기냉방 외에 다른 냉방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3년째에 LNG연료인 흡수식 냉동기를 설치해 가동하고 있다는 확신이 든다. LNG 사용량으로 보일러나 흡수식 냉동기 정격용량을 추정할 수 있고, 봄가을 대비 여름철 부하를 볼 때 냉동기 용량도 추정이 가능하다. 냉동기관련 부하 외에는 봄가을이나 여름의 전력부하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 이외에 그래프를 보니 추가적인 몇 가지 데이터만 더 볼 수 있으면 꽤 많은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는 아쉬움도 생긴다. 또 분석 예측한 결과를 통해 어떻게 관리하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고 절감하는 경제적 설비운영방안도 떠오른다. 데이터가 의미를 주고 그 의미는 우리에게 개선방안과 비용절감을 챙겨주는 순간이다.

그러면 달인이 필요하지, 빅데이터가 필요한 것은 아닌가? 적합한 데이터만 있고 셜록홈즈만 있으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셜록홈즈가 실수한 대목을 조금더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누군가 셜록홈즈가 현장에서 도저히 파악하지 못한 몇가지 여인의 보조적 데이터를 알려주었다면 어땠을까? 남편과 사별했다는 정보만 알았어도 홈즈의 추리는 날개를 달았을 것이다.

최근 빅데이터 기술, 머신러닝·딥러닝의 기술은 컴퓨터라는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면서 가능해졌다. [사진=dreamstime]

무한의 세상에서 이러한 공학적인 사고는 앞으로도 유효하다. 그러나 주어진 환경이 점점 넓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빅데이터는 이를 분석하고 학습시켜줄 인공지능과 동역할 때 의미가 있다. 최종 분석과 의미파악은 로컬 전문가의 몫이다. 아무 생각이 없는 사람에게 빅데이터는 아무 도움이 될 수 없다. 빅데이터 자체가 어떤 일을 하지는 않는다. 최근 인공지능이 머신러닝, 딥러닝이라는 이름으로 빅데이터를 가지고 마술을 부린다. 컴퓨터가 스스로 데이터가 가진 크고 작은 의미를 찾아준다. 심지어 스스로 학습하며 그 의미를 승화시키며 가치를 창출해 낸다.

마이클 J.켈브의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라’는 책이 있다. 제아무리 세상에서 날고 긴다고 해도 그동안 전문가들이 쌓아온 영역을 무시할 때 깊이가 매우 떨어진다. 그러나 그동안 쌓여온 거인들의 결과물 위에서 자신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덧붙여질 때 그 폭발력은 놀랍다. 최근 빅데이터 기술, 머신러닝·딥러닝의 기술은 컴퓨터라는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면서 가능해졌다. 에너지달인은 다시 머신러닝·딥러닝이라는 거인의 어깨를 무시하지 말고 올라서야 한다. 그들의 어깨에 올라탈 때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수 십 배, 수 백 배, 아니 수 천 배가 된다.

빅데이터보다 최적데이터라고 했다. 에너지 달인으로서 최적 데이터가 필요하다. 내용도 없이 빅데이터만 쫓아가선 헛방이다. 그러나 로컬지식이 탄탄한 달인에게 빅데이터는 천군만마와 같다. 내 곁에 거인이 있고 그들의 어깨가 있는데 그냥 두고만 볼 것인가? 셜록홈즈가 오늘 날 이 땅에 살아서 온다면 머신러닝을 통한 에너지 빅데이터를 선물로 주고 싶다. 아마 오늘날 지능범들이 갈 곳을 잃지 않을까?

[인더스트리뉴스 기자 (webmaster@industr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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