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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이슈] ‘화재사고 원인조사 결과’ 발표, 모든 게 다 문제였다
23건의 화재사고를 4가지 유형으로 특정…배터리 결함은 직접적 화재원인에서 제외돼

[인더스트리뉴스 정형우 기자] 2017년 8월 전북 고창의 풍력발전 연계용 ESS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후 작년 5월부터 집중적으로 발생한 ESS 화재는 현재까지 총 23건에 달한다. 

ESS는 Energy Storage System의 약자로 전력계통으로부터 공급된 전력을 배터리에 저장한 후, 필요한 때에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특히,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전원과 결합해 전력 공급이 가능하고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 적재적소에 적정 전력을 공급하는 스마트 그리드를 구현할 수 있는 장치이다. 정부의 보급 지원정책에 힘입어 2017년부터 급격히 확대돼 2018년 기준 국내 ESS 시장 규모는 약 3.6GWh로 세계시장의 약 1/3을 차지할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6월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ESS 화재원인 발표 현장 [사진=산업통상자원부]

하지만 첫 화재를 시작으로 2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발생한 23건의 화재는 언론에서 집중 보도됐고 국민들도 문제점을 인식하게 되면서 ESS 확산에 힘썼던 정부는 ESS 분야의 학계, 연구소, 시험인증기관 등 19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위를 조직하고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사고원인 4개 항목으로 발표

조사위는 6월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ESS 화재원인 발표에서 “총 23개 사고현장에 대한 조사와 자료분석, 76개 항목의 시험실증을 거쳤다”며, “분석 결과, 전체 23건의 화재사고 중 14건은 충전완료 후 대기 중, 6건은 충방전 과정에서, 나머지 3건은 설치·시공중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한 사고원인으로 전기적 충격에 대한 배터리 보호시스템 미흡, 운영환경 관리 미흡, 설치 부주의, ESS 통합제어·보호체계 미흡 등 4가지 항목과 더불어 일부 배터리 셀의 제조상 결함도 언급했다.  

단, 배터리 결함에 대해선 “이러한 결함을 모사한 실증에서 화재가 발생하진 않았다”고 말하며 직접적인 화재원인이 아님을 전제했다. 

ESS화재 유형별 발생 건수 총 23건 중, 충전 후 휴지 중이 14건으로 가장 많았다. [자료=산업통상자원부]

배터리 결함, 화재 위험성 없진 않아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히진 않았지만 배터리 결함 조사 결과에도 화재 위험성이 없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위는 “극판접힘과 절단불량을 모사한 셀을 제작해 충방전 반복 시험을 180회 이상 수행했지만 발화로 이어질 만한 셀 내부 단락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셀 구성물질 분석과 정상작동여부 확인, 배터리 완충 후 추가 충전에 따른 영향 시험에선 화재발생 가능요소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화재원인이 아니라고 단정짓는 듯 했다. 

그러나 배터리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배터리시스템 단락 시험 결과, “랙 단락 시험에서 2개 사 배터리 보호장치의 직류접촉기가 폭발 또는 융착이 발생했다”고 밝히면서 화재원인에서 완전히 배제하진 않았다. 또한 “제조결함이 있는 배터리가 가혹한 조건에서 장기간 사용되면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조사위는 배터리 결함 조사에 대해 “다수의 사고가 동일공장, 비슷한 시기에 생산된 배터리를 사용한 것이 확인됨에 따라 셀 해체분석을 실시해 1개 사의 일부 셀에서 결함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극판접힘, 절단불량, 활물질 코팅 불량 등의 결함이 발견된 셀의 제조사명은 밝히지 않았다.  

ESS사업장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 [사진=충북제천소방서]

ESS에 대한 불안감 여전

조사위가 발표한 운영관리 미흡, 설치 부주의, 관리체계 미흡과 같은 대부분의 사고유형을 살펴보면 사용된 부품이나 설계와 같은 제품적인 원인보단 설치 또는 운영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말이 된다. 

업계 관계자는 “예상은 했지만 한두 가지에 특정한 원인이 아니라 총체적 난국”이라며, “안전강화 대책을 보면 사업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관계자의 말처럼 안전강화 대책도 함께 발표됐는데 ‘배터리 만충 후 추가 충전 금지’, ‘옥내 설치 시 용량 제한(600kWh)’, ‘안전장치 설치 의무화’ 등의 항목들이 결국 ‘사용자가 조심하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결함이 발견된 배터리 제조사는 밝히지 않으면서 ‘사용 상 부주의가 문제였다’는 식의 발표는 유감스럽다”며, “조금 더 명확한 안전강화 대책을 세워 사업자는 물론, 국민들도 ESS에 대한 믿음을 가질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형우 기자 (news@industr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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