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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에너지 사회, ‘지속가능 에너지시스템으로의 혁신’ 필요하다
IPCC 이회성 의장 “지구 기후시스템 손상 방지 위한 정책적 의지 중요”

[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1973년 발생한 석유파동은 세계 각국에 경제적 혼란을 가져옴과 동시에 원자력이라는 새로운 에너지원을 대두시켰다. 이어 1978년 발생한 두 번째 석유파동은 전 세계에 LNG가 등장하는 계기가 됐다. 21세기에 접어들며, 환경오염으로 인한 기후변화, 원자력에 의한 방사능 피폭 등 지구와 인류를 위협하는 위기에 맞서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신재생에너지’가 각광받고 있다.

세계 각국은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통해 시장 확대에 나서며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착수했다. 우리나라 역시 ‘탈원전’을 선언하며 ‘에너지전환정책’을 주요 정책 중 하나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에너지경제연구원(원장 조용성)이 ‘지속가능 에너지시스템으로의 혁신과 미래 에너지사회’란 주제로 국내외 전문가를 초청해 미래 지속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으로의 혁신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개원 33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세미나에선 정부 정책 방향 및 전 세계 동향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국내 전문가들은 ‘지속가능 에너지시스템으로의 혁신’을 위해선 지속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에너지·농업 생산성 혁명적 변화, 재정투자와 소비선택만 남아”

18세기 영국에서 발생한 1차 산업혁명 이후 기술은 빠르게 발전했다. 기술의 발전은 환경오염을 야기했다. 최근의 지구환경은 이러한 환경오염으로 인해 기후 변화가 발생하며, 인류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이회성 의장은 IPCC에서 최근 채택한 1.5℃ 특별보고와 기후변화와 토지에 관한 특별보고서에 대해 언급하며 “지구 기후시스템의 손상을 막기 위해선 에너지·농업 생산성 혁명적 변화와 정책적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개원 33주년 기념세미나’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선 이회성 의장은 “IPCC는 앞서 기후변화와 토지에 대해 발표했으며, 9월 발표될 보고서는 해양과 기후변화 보고서”라며, “인간의 생산 및 경제활동 때문에 지구의 기후변화 임계점에 가까워지고 있다. 일부에선 넘어섰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서서히 나타나는 손실을 피부로 느낄 정도가 되면 지구시스템은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IPCC가 발표한 ‘1.5℃ 특별보고서’와 올해 8월 발표한 ‘기후변화 및 토지에 관한 특별보고서’는 2℃ 이하의 기후 안정을 목표로, 이를 위해 혁명적인 에너지생산성의 변화와 농업생산성의 혁명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목표 달성을 위한 기술적 문제는 없으며, 재정투자와 소비선택만이 남아있다는 주장이다.

이 의장은 “파리협약은 최소한의 활동 근거를 마련한 정도”라며, “기후문제 해결을 위해 정책의지를 발휘해야 한다는 당위성은 너무나 많은데, 정책의지는 많이 부족하다. 정책의지를 가지고 행동한다면 새로운 신기술과 경제 등을 주도하는 국가가 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전환에 한창인 우리나라의 과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의장은 “우리나라는 물론 글로벌 차원에서도 기후변화 억제를 위해 ‘제로카본 에너지시스템’과 저소비에너지정책, 효율개선 등 ‘로우 에너지 디멘드’ 구축이라는 분명한 답이 존재하는 만큼 이를 어떻게 달성해 나갈 것인지가 앞으로의 과제”라며, “이는 IPCC가 지향하는 방향과도 일치한다. 문제는 어떻게 갈 것인지가 중요하다. 답을 만들어 내는 정책의지의 유무가 우리나라 에너지시스템의 도약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회성 의장은 정책의지의 유무가 우리나라 에너지시스템의 도약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글로벌 에너지안보 환경변화와 영향

이어 진행된 특별좌담에선 미국, 러시아, 중동 등 주요 자원 생산국들의 대외 정책 변화와 동북아를 둘러싼 인접국들의 역할 변화 속에서 우리나라 에너지안보에 미치는 영향과 우리의 대응전략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한양대학교 김연규 교수는 지난 세기에 러시아가 동북아 에너지시장에 단절돼 있었으나, 최근 한중일 등 동북아 에너지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동북아 지역으로의 에너지 수출을 확대하려는 전략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김 교수는 “2000년 이후 중국의 부상, 이란과의 갈등 등 그동안 에너지시장의 패권을 잡고 있던 미국이 도전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나라는 한미일 동맹 시스템에서 벗어나지 못해 에너지 체계에 변화를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향후 러시아의 역할을 이끌어내기 위해 한중일이 공동 협력 체제를 만들 수 있는지가 주요 과제”라고 강조했다.

고려대학교 이재승 교수는 미국의 에너지·대외정책이 글로벌 에너지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발표했다. 미국은 셰일 혁명 이후 미국산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이 급증해 사우디아라비아에 버금가는 스윙 생산국(Swing Producer)으로 변모했다. 이를 통해 전략적 자율성과 선택성을 갖게 됐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는 동북아에서 미국의 최대 수출시장”이라며, “미국이 최근 에너지수입이 증가하고 있는 부분을 책임(Liability)에서 영향력(Leverage)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석유·가스 공급안보 관점에서 중국의 일대일로(BRI) 정책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에너지수송로 취약지역에서 중첩되면서 발생하는 에너지 안보 이슈에 대해 발표한 서울시립대학교 안세현 교수는 가스 에너지가 석유에서 재생에너지로 넘어가는 단계의 브릿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산정책연구원 장지향 중동센터장은 미국과 이란의 대립으로 인한 중동 역내 긴장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중동을 둘러싼 미국, 러시아, 유럽, 중국 등 주변국의 입장에 대해서 평가했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대립은 전쟁을 피하기 위한 탐색전으로, 상대의 한계를 재보며 불확실성을 줄이고 절충점을 찾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장 중동센터장은 “이란 강경파의 패권 추구 정책은 위기를 맞이했다. 이란 국내 지지층마저 민생 파탄에 반발하며 시위를 조직한 상황”이라며, “이란 강경파는 미국 대선 전까지 저항경제로 버텨볼 계획이며, 미국과의 탐색전을 긴 호흡으로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개원 33주년을 맞이한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지속가능 에너지시스템으로의 혁신과 미래 에너지사회’란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지속가능 에너지시스템으로의 혁신

이어진 Ⅰ 세션에선 지속가능 에너지시스템으로의 혁신을 주제로 에너지시장제도 개선방향과 에너지효율 정책의 방향에 대해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건국대학교 박종배 교수는 전력, 열, 가스 등 개별 규제에 따른 가격 및 소비 왜곡을 개선 위해서 통합에너지시장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해외 에너지시장 혁신사례를 살펴보고 중장기적 제도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박 교수는 “에너지시장의 생산과 소비의 왜곡은 약 1,000억달러에 달하는 에너지 수입액의 증가와 왜곡을 가져 온다”며, 전력도매시장 중장기 개선 방향으로 “보조서비스 시장 개설, 다중에너지시장 도입, 시장기능 기반의 통합 스마트에너지시스템 구축, 전력소비자 선택권 도입, 에너지원별 규제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에너지경제연구원 소진영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에너지수급 현황을 살펴보고 향후 에너지효율 정책 방향으로 정부가 최근 확정한 ‘에너지효율 혁신전략’을 중심으로 발표했다. 그는 기존 우리나라 에너지효율정책에 대해 산업부문 효율 향상 투자유인 부족, 건물효율 평가체계 미비, 차량 평균연비 관리 미흡 등을 부족했던 점으로 평가했다.

향후 에너지효율 정책방향에 대해선 ‘2030년 고효율 에너지소비구조 실현’을 위한 ‘에너지효율혁신 전략’의 주요 내용과 추진과제에 대해 부문별 효율혁신 정책, 시스템공동체 단위 에너지 소비 최적화, 에너지효율 혁신 인프라, 에너지효율 연관산업 육성의 측면에서 살펴봤다.

미래 에너지 사회로의 이행과 우리의 전략

Ⅱ 세션에서는 ‘미래 에너지사회로의 이행과 전략’을 주제로 수소경제를 중심으로 발표와 토론이 이뤄졌다. 첫 번째 발표자로 마틴 탱글러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 선임전문역은 수소경제와 균등화수소비용(LCOH)에 대해 발표했다.

마틴 탱글러 선임전문역은 “BNEF의 최근 분석결과 향후 전해조시장의 규모 확대, 재생에너지 비용의 하락 등으로 재생에너지로 수소를 생산하는 비용은 중장기적으로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동시에 수소저장 비용 중요성을 강조했다.

두 번째 연자로 에너지경제연구원 김재경 연구위원이 나서 ‘수소경제 로드맵 이행을 위한 세부전략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우리나라 수소경제 활성화 비전을 수소전기차 부문, 연료전지부문, 수소공급부문, 수소 저장 및 운송부문으로 구분했다. 이어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의 향후 과제로 친환경 CO2-free(그린) 수소 공급확대를 통한 환경적 정당성 확보, 그린수소 공급 믹스 설정, 해외 친환경수소의 도입 방안 마련 등을 제시했다.

김 연구위원은 “수소는 에너지(원)이 아닌 ‘에너지 운반체(Energy Carrier)’이다”며, “수소경제가 국제적으로 활성화되면 에너지 운반체로서 수소의 ‘대규모 저장과 장거리 운송’ 능력에서 진가를 발휘해 궁극적으로 에너지 교역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개원 33주년과 관련해 에너지경제연구원 조용성 원장은 축사를 통해 “최근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가 발표한 보고서에서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에너지자원분야 전 세계 싱크탱크 중 4위에 링크됐다”며,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에너지 전환기를 맞아 에너지정책 싱크탱크로서의 소임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한교 기자 (news@industr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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