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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제로에너지건축 의무화… BIPV 건축외장재 역할 커질 것
제로에너지건축 의무화 시장이 가져올 태양광의 역할과 미래 비전

[한밭대학교 건축공학과 윤종호 교수] 2020년은 국내 제로에너지건축 의무화가 시작되는 원년이다. 올해 수정된 로드맵에 따르면 2020년에는 연면적 1,000㎡ 이상의 공공건축물, 2025년에는 500㎡ 이상의 공공건축물, 1,000㎡ 이상의 민간건축물 및 3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이 의무화 대상이며, 2030년에는 연면적 500㎡ 이상의 민간 및 공공 모든 신축 건축물로 확대 시행된다.

특히 지금까지 단위 건물을 대상으로 제로에너지화를 추진하던 방식을 확대해 지구단위 및 도시단위 규모로 제로에너지를 보급하는 정책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이미 구리시 갈매역세권과 성남시 복정 공공주택지구 2개 지역을 지구단위 제로에너지 시범사업 부지로 선정하고 제로에너지건축물인증 5등급인 20% 목표를 지구단위 규모에서 달성하는 사업을 착수했다. 향후 이 사업을 기반으로 3기 신도시까지 연장시켜 도시규모의 제로에너지화를 강력하게 추진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

2020년 제로에너지건축 의무화 시장이 열리면서 BIPV 건축외장재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dreamstime]

제로에너지건축물은 고단열, 고기밀 등의 각종 패시브적 기술과 고효율 설비 기술을 적용해 건축물의 에너지소요량을 최소화하고, 태양광 등의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통해 열 또는 전기에너지를 생산 공급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연간 차원에서 화석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건물로 정의된다.

제로에너지건축물의 효과적 구현을 위해서는 당연히 소비를 최소화하는 패시브적 기술이 우선 적용되어야 하며, 잔여부하량 및 에너지자립 달성목표에 따라 경제성을 고려한 적정량의 신재생에너지시스템 적용계획이 뒤따라야 한다.

우리나라 총에너지소비량의 약 18%를 차지하는 주거건물의 경우 주로 야간에 사용하는 건물의 특성상 전기보다는 열에너지 사용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으며, 특히 난방에너지가 가장 큰 요인이다. 이에 반해 국내 총에너지소비량의 6%를 차지하는 공공/상업 건물은 전기에너지 사용량이 훨씬 더 큰 비중을 차지하며, 주로 조명과 콘센트 부하가 큰 소비요인이다.

따라서 열 및 전기의 사용 비중을 고려할 때 주거건물과 상업/공공건물의 제로에너지화 접근전략은 당연히 다르게 수립되어야 하며, 요구되는 핵심기술과 우선순위도 차별화 되어야 한다. 그림 1은 이러한 차원에서 도시 및 건축물에 적용되는 태양광의 활성화를 위한 효율적 접근방법을 도식화한 것이다.

우리 정부는 최근 10여년간 매 2년 주기로 약 30% 수준의 단열기준 강화를 추진해 왔으며, 현재는 유럽의 패시브하우스 수준에 상응하는 매우 높은 단열기준이 책정된 상황이다. 강력한 단열기준의 강화는 주거건물의 경우 난방부하를 대폭 축소시키는 명시적 효과를 가져온다. 이를 통해 제로에너지화를 위한 열부하 측면의 패시브적 기술의 요구는 상당부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급탕 및 취사를 포함해 기존 전기에너지 사용 부하는 단열기준 강화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으며, 따라서 열 및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 기술의 역할이 보다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그림 1. 도시태양광 및 건축물 태양광 활성화를 위한 효율적 접근방법의 개념 [자료=한밭대학교]

급탕부하의 경우 당연히 태양열급탕시스템의 도입이 가장 바람직한 대안일 것이다. 하지만 오래된 역사에도 불구하고 유통 구조상의 문제와 유지보수의 상대적 난이성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여전히 태양열 시장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최근 일부의 경우 태양광으로 생산된 전기를 통해 급탕을 하는 이상적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취사의 경우는 실내 오염물질 발생에 따른 건강상의 이유로, 최근 고층 공동주택 내에서도 가스 대신 전기쿠커를 사용하는 세대가 늘고 있으며, 특히 전열 효율이 좋은 IH쿠커의 사용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이는 향후 취사 부하도 전기에너지를 통해 해결되는 대안이 고려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태양광 시장에서 몇 년 전부터 시작된 중국의 공격적 가격정책은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 시스템의 가격을 대폭 하락시키는 결과를 가져왔으며, 현재 주택지붕에 설치되는 3kWp 태양광시스템의 설치가격은 몇 년 전에 비해 1/3수준까지 유통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으로 최근 들어 주거 및 비주거용 건물의 전기에너지 자립화를 위해서는 태양광이 가장 유망한 해결책이라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으며, 특히 시스템 가격의 급락이 이들 시장의 활성화 기반을 촉진시키며 태양광의 위상을 매우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도시규모의 태양광 보급은 대부분 건물에 적용되는 형태가 주를 이루며, 도시미관 및 경제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기존 건축자재를 대체해 외장재로 PV모듈을 적용하는 건물일체형 태양광발전(BIPV: Building integrated PV)의 형태로 적용되어야 한다. 미래 BIPV 시장의 잠재성과 규모의 희망적 예측은 이미 수 십년 전 부터 많은 기업과 기관으로 부터 집중 조명을 받아 왔으며, 이에 대한 꾸준한 연구개발과 상용화 제품화의 노력이 이어져 왔다. 이를 기반으로 매우 빠른 시간 내에 대규모의 BIPV 시장이 열릴 것으로 지속적으로 기대해 왔으나, 실상은 현재까지도 BIPV의 초기시장이 형성된 수준으로 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그림 2. 핀란드의 Aland에 위치하는 게임 개발기업 Paf사의 본사 건물. BIPV의 에너지적 요소에 의해 건물의 전반적 형태와 외관 즉 미(美)적 요소가 결정된 'Form Follows Energy'의 디자인 원칙을 엿볼 수 있는 사례건물 [사진=www.murman.se/projekt/paf/]

산학연관을 망라한 많은 분야에서 오랜 기간의 집중적 관심과 지속적인 시장형성의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손쉽게 시장이 열리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당연히 하나의 원인으로 규정지울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근본적으로는 BIPV 기술 자체가 전기기기와 건축자재의 기능을 동시에 구현해야 한다는 다기능적 특성이 가장 큰 장애요인의 원인으로 지적될 수 있다. PV모듈이 전기기기로서 갖추어야 하는 기능 자체만으로도 매우 까다로운 요구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더욱 복잡 다양한 형태의 요구성능이 존재하는 건축외장재의 기능까지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는 측면을 고려할 때, 어찌보면 초반부터 손쉽게 형성될 수 있었던 만만한 시장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건축관련 전공자들이 이 분야에 입문해 가장 먼저 접하는 전공관련 지식 중 대표적인 것이 건축의 3대 구성요소인 ‘구조(構造, Firmitas, Durability, Solid)’, ‘기능(機能, Utilitas, Usability, Function)’, ‘미(美, Venustas, Beauty, Form)’이다. 로마시대 유명한 건축가 비트루비우스(Vitruvius)의 저서 건축 10서(The ten books on architecture)에 수록된 것으로, 건물이 반드시 갖추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3가지 요소는 구조적으로 안정해야 하고, 기능적으로 실용성이 있어야 하며, 예술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건축분야에서는 바이블과 같은 기본적 원칙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편 예술 및 건축과 산업 전 분야에 걸쳐 유명하게 통용되는 디자인 원칙의 하나로 ”From Follows Function“ 즉,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유명한 문구가 있다. 용불용설(用不用說)로 유명한 19세기의 진화론자 라마크르(Lamarck)에 의해 처음 조형 분야에 도입된 이 명제는, 그 후 건축가 루이스 설리반(Louis Sullivan)에 의해 건축디자인의 한 원리로 정립되고, 현대건축의 3대 거장 중 한명인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에 와서 다양한 건축작품으로 구현되었다.

”외관은 기능을 따른다“는 의미로 ‘미’라는 것은 기능이나 형태의 불가피한 부산물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기능이나 형태에 내재하고 있다고 것이다. 현 시대의 생존하는 가장 인기있는 초특급 친환경 건축가의 한명인 노만 포스터(Norman Foster)도 이러한 이론을 충실히 수행하는 대표적 인물이다.

최근 들어 에너지 이슈가 건축 디자인에서도 매우 중요한 설계요소로 자리잡음에 따라 “Form Follows Function”의 디자인 원칙이 “Form Follows Energy”로 변형되어 흔하게 인용되고 있다. 건축의 기능적 요소 중 에너지가 매우 중요한 지배요소로 작동한다는 것이며, 건물의 형태와 외관은 결국 에너지요소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림 2의 Paf사 본사 건물이 이러한 사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림 3. BIPV 시장 활성화 기술 현안 [사진=한밭대학교]

그림 3은 현재 직면해 있는 BIPV 시장의 활성화 부진 원인을, 건축의 3대 핵심 요소인 ‘구조, 기능, 미’라는 관점에서 바라본 기술현안으로 도식화해본 것이다. 건축물에서는 이러한 3대 요소 중 어느 하나도 결핍되어서는 훌륭한 건축물로 수용될 수 없다는 것이다.

전기생산 제품인 PV모듈을 건축물에 적용하기 위한 BIPV모듈로 발전시키기 위해 우리는 그동안 주로 기능적(Function) 측면 즉, 전기 제품과 건축외장재 제품의 성능구현 측면에만 집중해 왔다고 볼 수 있다.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이고 발전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개발, 내풍압성, 내구성, 내화성, 방수 등의 외장재 성능을 충족시킬 수 있는 기능적 특성에 대부분의 노력을 부여해 왔다고 볼 수 있다. 건축물에서 기능 못지않게 큰 핵심요소로 강조되는 미(美)적 형태에 대한 심미성의 중요성을 상대적으로 크게 간과해 왔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도시의 모든 건축물이 3대 요소를 충실히 준수하는 좋은 건축물로만 구성될 수는 없을 것이며, 미적 요소에 대한 주관적 다양성도 일반화하기 어려운 점은 존재한다. 하지만 장기적이고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도시의 가장 기본적 요구사항인 수용성 측면에서 고려해 본다면, 건축물을 포함한 도시경관의 미적요소는 절대로 기능에 뒤쳐져 무시될 수 있는 요소가 아니며,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보다 큰 가치를 두어야 하는 덕목이다.

사실 BIPV의 미적 요소인 심미성과 관련해서 그동안의 노력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림 3에 도식한 바와 같이 심미성과 관련되는 요소는 모듈의 크기와 형태, 태양전지 또는 모듈의 표면 질감 및 패턴과 이미지, 투명도, 색상 등이며, BIPV 모듈을 건물에 어떠한 형태로 통합 또는 부착시킬 것인가의 문제도 미적요소와 관계된다. 이들 미적 요소를 BIPV에 구현하기 위해서는 대부분의 기술 적용이 전기적 발전성능의 저하를 초래하며, 또한 비용적 측면에서도 절대 유리하지 않은 단점이 있다. 이러한 원인으로 인해 미적 요소는 그동안 발전성능과 건자재 성능의 기능적 요소에 의해 상대적으로 경시되어왔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의 BIPV 시장 기술동향을 고찰해 보면 눈에 띄게 큰 관심과 이슈를 일으키며 급속히 부각되고 있는 제품군을 손쉽게 발견할 수 있다. Hidden PV 또는 Invisible PV로 명칭되는 컬러 BIPV 모듈(Colored BIPV Module)이 그 주인공이다. 다양한 광학기술 및 표면처리기술과 나노기술을 접목해 BIPV 모듈의 전면유리 뒤로 태양전지를 숨겨 외관상으로는 일반 건축자재인지 BIPV 모듈인지를 전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물론 이러한 기술의 적용은 발전성능의 큰 저하를 초래하지만, 전기생산량의 감소를 희생하더라도 미적 심미성에 최대한의 우선권을 부여하겠다는 개념이다. 그동안 발전성능의 기능성에 최대한의 우선권을 줘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혁신적으로 전환해, 미적 심미성과 건축자재로서의 조화성에 우선적 가치를 부여함으로서 향후 BIPV 시장의 큰 변혁을 가져올 게임 체이저로서의 기대가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림 4. 1982년에 건립된 노후 아파트(좌측건물)를 컬러 BIPV 모듈을 외벽에 적용해 리모델링 한(우측건물) 사례. [사진=Viridén + Partner AG]

그림 4는 오래된 노후 아파트 건물을 컬러 BIPV 모듈을 이용해 리모델링한 스위스의 최근 사례이다. 13개 크기, 2개 색상, 총 160kWp의 컬러 BIPV 모듈이 1,535㎡의 외벽에 적용되어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건물로 변신했다. 이 프로젝트를 최근 가장 이슈가 되는 컬러 BIPV 모듈을 대규모로 실제건물에 적용한 리모델링의 한 사례로만 단순히 인식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BIPV를 통해 가까운 미래에 구현될 건축시장의 혁신적 변화를 인지해야 할 것이며, 향후 기술개발 및 시장 확대를 위한 올바른 방향에 대한 혜안(慧眼)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동안 BIPV의 적용과정에 수반되던 수많은 기능적 요소들 즉, 향, 방위, 경사각, 음영, 미스매치, 어레이, 인버터, 투자경제성, 효율 등등에 대한 설계 고민요소들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 봐야하는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제로에너지건축이 본격적으로 의무화 되는 2020년을 기점으로 당분간은 건축시장에서 전기에너지를 생산해주는 태양광의 역할은 더욱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특히 건축외장재로 자재화하여 외벽 및 지붕에 적용될 BIPV 기술은 태양전지 효율개선 및 저가화 실현 등의 이 분야 기술개발 혁신과 함께 미래 건축물의 기본 틀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무한한 잠재성을 가지고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특히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심미성에 우선권을 부여한 컬러 BIPV 모듈의 적용사례를 통해 이 기술의 적용이 가져올 변화와 파급효과를 신중히 고찰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효과적이고 합리적 방안을 전반적으로 새로이 강구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주야 기자 (news@industr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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