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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에너지건축물 의무화로 ‘BIPV’ 산업 ‘시동’ 제대로 걸렸다
2020년 BIPV 원년… 민간건물 확대되는 2025년에 관심 초 집중

[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2020년의 전 세계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팬데믹 상황을 보내면서 수많은 위기에 봉착했다. 미디어에서 흘러나오는 뉴스는 여전히 코로나로 도배되고 있고, 공통적으로 변화되는 평범한 삶의 준비가 필요한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그러나 코로나보다 더 지구를 위협하고 전 세계를 위기에 빠뜨릴 것으로 예상되는 이슈가 지속적으로 떠오르고 있다. 바로 ‘기후위기’ 문제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세계 각국의 움직임에 최근 가속도가 붙었다. 에너지전환, 탄소중립 등 다양한 정책이 공유되고 있으며, 1강 국가라 말하는 미국도 바이든 대통령 취임 첫 날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 했다. 이제 기후위기 대응은 과도하게 배출되는 탄소를 줄이고 2.0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지구 온도를 낮추는 데에만 있지 않다. 경제 및 산업 분야와 밀접하게 연결돼 빠른 대응과 준비를 통한 미래 사회의 주도권 싸움이 됐다.

건물의 탄소 저감과 동시에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으며, 여기에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이 ‘건물일체형태양광시스템(BIPV)’이다. [사진=알파에너웍스]

우리정부도 한국판 뉴딜에 ‘그린뉴딜’을 포함하고,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하는 등 적극적인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도시 집중도가 큰 우리나라는 도심을 이루고 있는 건물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이 상당하다. 건물의 탄소 저감과 동시에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으며, 여기에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이 ‘건물일체형태양광시스템(BIPV)’이다.

2016년에 보고된 마켓리포트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BIPV 시장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18.7% 성장해 2021년에는 2.5GW의 설치용량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BIPV 시장규모는 2020년 1,298억원에서 연평균 59%씩 증가해 2023년 5,218억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건축산업과 연관된 건물태양광 산업은 도시화, 전기화, 건물에너지 증가 등 다양한 건물 관련 에너지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며, 지속 가능하고 확장 가능한 산업으로 시장에서 각광받을 분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25 ZEB 의무화 확대… BIPV 시장 기폭제

1990년대 초반 독일을 중심으로 시작된 BIPV는 2000년대 이후 국내 시장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제대로 피우지 못하고 지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2020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인증 의무화’ 등 건물에서 발생하는 탄소 저감을 위한 정부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BIPV 시장 확대에 청신호가 켜졌다.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의무화 로드맵(표 위) 및 시기별 신청 가능한 제로에너지건축물 의무화 인센티브 [자료=국토부, 인더스트리뉴스]

정부는 2020년부터 건축연면적 1000m2 이상 공공건축물을 대상으로 신·증축, 또는 개축 시 의무적으로 예상에너지 사용량의 일정비율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했다. 공급의무비율은 2016년 18%에서 매 2년 주기로 단열기준을 강화해 올해 30%까지 확대된다.

또한, 기존 단위 건물을 대상으로 제로에너지화를 추진하던 방식을 지구단위 및 도시단위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2025년 500m2 이상 공공건축물, 1,000m2 이상 민간건축물 및 30세대 이상 공동주택까지 의무화 대상으로 확대한다. 2030년이면 연면적 500m2 이상 민간 및 공공 모든 신축 건축물로 확대 시행된다. 2030년까지 제로에너지건축물 의무화가 로드맵대로 시행될 경우 신축건물에 대한 기존 감축목표인 540만톤을 넘어 542만톤의 온실가스를 감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을 받게 되면 건축물 취득세를 최대 15%까지 감면받는다. 더불어 인증을 취득한 공공임대주택 및 분양주택에 대해 주택도시기금 대출한도가 20% 상향되며 기반시설 기부채납 부담수준(해당 사업부지 면적의 8%)에 대해 최대 15% 경감률이 적용된다.

또한, 용적률과 건축높이를 최대 15% 늘릴 수 있으며, 신재생에너지 설치보조금 우선지원을 신청 시 산업부 신재생에너지 설치보조금 고시 지원단가에 따라 30~50%를 지원받을 수 있다. 해당연도 건물 준공 후 최종 설치확인 시 지원 완료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해당연도 건물 준공 후 최종 설치확인 시 지원되는 보조금 제도에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설계 및 공기가 다양한 환경 조건에 의해 해를 넘기는 경우가 많아 제로에너지건축물로 인증을 받고도 신재생에너지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에스지에너지 이진섭 대표 또한 비슷한 맥락에서 “BIPV 시스템에 인증제도가 시행될 경우 인증시험 비용이 반영돼 시스템의 단가 상승 요인이 될 것”이라며, “공사기간에 맞춰 단기간에 납품해야 하는 BIPV 시장 특성상 인증서 발급 기간에 의해 공사기간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어 BIPV 시장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공분야 BIPV 제품 공급… 나라장터 등록 못해, 지원 정책 엇박자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공공건축물을 대상으로 우선 적용되고 있는 제로에너지건축물 의무화를 바라보는 시장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신재생에너지 의무 비율 설치가 추진되면서 BIPV 시장 또한 확대되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BIPV 업계에서는 사업 참여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공공분야에 BIPV 제품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조달청 나라장터에 등록된 제품만 사용할 수 있어 진입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공공건축물을 대상으로 우선 적용되고 있는 제로에너지건축물 의무화를 바라보는 시장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사진=에스케이솔라에너지]

세종인터내셔널 김철호 대표는 “나라장터 등록을 위해서는 BIPV를 시스템으로 등록하게 돼 있어 BIPV KS인증을 받은 제품이라 할지라도 등록할 수 없다”며,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지원을 받으려면 BIPV KS인증서를 받아야 하는데, 유리 모듈 외의 경량성 모듈 소재로 개발된 제품이라 할지라도 KS인증을 받을 수가 없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BIPV 건축물에 다양하게 설치하기 위해서 건축주의 자부담으로 요청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다”며, “공공건축물은 수의 계약으로 가능하지만 금액이 2,000만원을 초과 시에는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같은 의견으로 중앙강재 천지인 이사도 “현재 주택지원사업을 통해 보조금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등록된 모듈을 구매해야 한다”며, “하지만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등록될 수 있는 물품은 다수공급자계약 체결 물품 또는 우수조달물품의 2가지 경우뿐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맞춤형 BIPV 제품은 특허 등록이 됐거나 독창적인 모델이기 때문에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제품이 아니다”며, “사실상 다수공급자계약 체결 물품이 될 수 없어 우수조달물품으로 등록 완료하는 방식으로 보조금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BIPV 업계에서는 서울시의 사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시는 2020년 3월 총 10억원을 투입하며 2022년까지 태양광을 1GW로 확대 보급하는 ‘태양의 도시, 서울’ 프로젝트 중 하나로 민간건물에 BIPV 설치 시 보조금을 최대 80%까지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서울시는 최근 총 지원금이 20억원으로 확대된 2021년 BIPV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대 80%까지 설치비를 지원하는 것은 동일하나, 일반형 태양전지에 대한 지원을 제외하고 디자인형과 신기술형 태양전지에 대해서만 지원한다. 더불어 시공과정 중 건축주의 변경요구 반영 등 각종 변수에 따른 공사기간 증가를 고려해 설치 완료기한을 착공 후 80일에서 100일로 연장하는 등 완성도 높은 태양광 설치를 위해 충분한 설계·시공 기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BIPV 시장 경쟁력 강화 위한 R&D 아젠더 나와야

BIPV 초기 시장 안착을 위해 다양한 시도와 정부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지속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건축자재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제품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기업들이 정부 주도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장기적인 BIPV 확대와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R&D를 통해 국내 실력 있는 기업들의 우수한 제품이 시장에 공급돼야 한다.

장기적인 BIPV 확대와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R&D를 통해 국내 실력 있는 기업들의 우수한 제품이 시장에 공급돼야 한다. [사진=에이비엠]

지난 2월 2일, 국토부는 ‘제로에너지건축물 혁신을 위한 전담기구’를 발족했다.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기관 확대와 자격요건 완화,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최소기준 삭제 등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재산세 및 도로점용료 감면, 공공건축사업 PQ 심사 가점 등 추가 인센티브도 마련한다. 지구·도시 단위로 확장한 제로에너지건축물 특화도시 시범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며, 옥상 녹화와 태양광 패널 설치 활성화, 비용최적화 시뮬레이터,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에너지 소비 분석 등 다양한 연구용역도 병행한다. 정부는 전담기구 발족을 통해 공공부문이 선도하고 민간이 적극 참여하는 녹색건축 문화 정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건물에너지 및 에너지실증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은 BIPV 제조기업의 제품에 대한 시험인증 및 신뢰성 평가, 컨설팅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태양광 분야 최초로 IEC 국제표준화기구에 BIPV 성능평가 관련 국제 표준을 제안해 일본, 유럽과 함께 ‘국제표준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KCL으로부터 국내 최초 BIPV 인증을 획득한 코에스 고지훈 대표는 “이미 국내 건설시장에 고품질·고성능을 갖춘 우수한 BIPV 제품들이 공급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BIPV에 대한 기준안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시장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며, “당사의 컬러 BIPV 모듈 KS인증 획득을 시작으로 우수한 기업들과 제품의 시장 참여가 확대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국내 BIPV 기업들은 건축자재로서의 심미성, 다양성, 경량성, 시공성, 효율성, 안전성이 BIPV 시장 경쟁력 강화에 핵심 기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내풍압, 내하중 성능 향상에 매진해 태풍이나 지진에 안전한 제품 생산에도 집중하고 있다.

BIPV 기업들이 모여 사단법인 인가를 받아 활동 중인 한국건물태양광협회(KPBA)는 △정책사업분과 △설계·시공분과 △제품개발 및 실증분과 △시스템 O&M 분과 △시험인증·표준화분과 등 5개의 분과위원회를 구성해 회원사들 간 필요한 연구와 정보 교류를 지원하고 있다.

지속적인 BIPV 시장 확대 위한 업계의 고민 필요

2025년 제로에너지건축물 의무화가 민간건물 부문까지 확대되는 시점이 국내 BIPV 시장의 중흥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치열한 민간 시장에서도 경쟁할 수 있는 품질 기준 및 성능 확보가 관건이 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최근 대기업의 BIPV 시장 참여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2025년 제로에너지건축물 의무화가 민간건물 부문까지 확대되는 시점이 국내 BIPV 시장의 중흥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에스지에너지]

대기업 특성상 대량생산에 방향을 두고 있을 것이고 이를 위한 규격화나 표준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BIPV 업계에서는 ‘맞춤형 생산이 핵심인 BIPV 시장은 대기업 위주의 시장보다는 중소기업에 맞는 시장’이라는 주장과 ‘BIPV 시장이 확대되고 안정화됨에 있어 대기업 참여는 좋은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주장’이 혼재돼 있다.

한 BIPV 업계 관계자는 “BIPV 시장 특성상 맞춤형의 차별화된 다품종 제품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양산 시스템을 갖춘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맞는 산업”이라고 밝힌 반면,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BIPV 시장 확대에 있어 대기업의 시장 참여는 시장을 단기간에 키우고 안정화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과 규제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장기적인 BIPV 시장 확대 측면에서 건물태양광의 범위에 대한 유연한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한 목소리도 있었다. 이스퀘어이앤씨 박노호 대표는 “BIPV의 종류나 등급을 구분해 BAPV와 같은 건물부착형태양광에도 관심을 갖고 설계 개발이 이뤄지는 것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건물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줄이고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방향에서, 유휴부지를 활용한 재생에너지 확대 방향에서, BIPV 시장 확대 방향에서 좋은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양한 건물 디자인에 적용할 수 있는 건축자재로써의 BIPV 개발과 공급은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며, “다만 BIPV에 맞춰 건물이 설계되는 반대의 유연한 생각도 해볼 수 있다. 건물에 가치를 입힐 수 있다면 설계도 바뀐다”라고 전했다.

[이건오 기자 (news@industr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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