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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트렌드] 美 배터리 수출길 막히자 ‘유럽’ 향하는 중국… K-배터리와 경쟁 가속화
무협, 격전지 예고되는 유럽 배터리 시장 동향과 대응방안 보고서에 담아

[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중국이 EU 등 유럽 배터리 시장에 집중 투자하며 우리기업의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시행 중인 IRA로 인해 배터리 무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은 급속하게 유럽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지난 5월 15일, ‘글로벌 배터리의 최대 격전지, EU 배터리 시장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중국이 EU 등 유럽 배터리 시장에 집중 투자하며 우리기업의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보고서에 따르면, EU는 역내 배터리 제조역량을 강화하고 재활용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글로벌 배터리 기업의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있다.

2030년 EU가 전 세계 리튬이온배터리 수요의 약 1/4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많은 글로벌 배터리 기업들이 EU 내 신규 설비투자 및 증설 계획을 발표하고 있으며, EU 역내 배터리 소재, 장비의 공급 역량이 부족하고 주요 회원국들이 배터리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적 지원에 나서고 있어 투자에 유리한 여건 조성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IRA로 인해 미국 시장 진입이 어려워진 중국 기업의 EU에 대한 투자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 우리 기업과의 점유율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배제한 배터리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EU는 중국 기업의 투자 유치에도 개방적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EU 배터리 시장점유율이 2020년 14.9%에서 2022년 34.0%로 상승한 반면,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2020년 68.2%에서 2022년 63.5%로 하락했다.

향후 1~2년이 글로벌 배터리 산업 판도 좌우

EU 완성차 회사(OEM)와 배터리 기업의 제휴가 본격화되는 향후 1~2년이 글로벌 배터리 산업의 판도를 좌우할 결정적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는 대규모 설비 투자가 선제적으로 수반되는 수주 산업으로 완성차 업체별 상이한 요구사항에 맞춰 생산 설비를 빠르게 확충할 수 있는 자금력과 기술력이 경쟁력의 핵심으로 꼽히고 있다.

보고서는 “공장 건설과 수율 확보를 위한 시 운전 기간 등을 고려할 때 향후 1~2년 내 수주 경쟁의 결과가 5~6년 이후의 시장 점유율을 좌우하게 되므로 단기적인 자금 조달능력이 수주 경쟁의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라고 밝히고 있다.

EU 배터리 시장의 성장에 따른 매출과 점유율 확대는 국내 배터리 소재 및 장비 업체들의 수출 증대로 연결돼 국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우리나라 배터리 3사가 사용하는 제조 장비의 국산화율은 약 90%에 육박하며, 소재 및 부품 국산화율도 30%에 달해 EU 내 배터리 생산이 증가할수록 배터리 소재, 부품 및 장비의 수출도 늘어나는 구조다.

우리 기업의 배터리 공장이 EU 내에서 가동되기 전인 2016년과 2022년을 비교했을 때, 대 EU 양극재 수출 증가로 인해 국내에 유발된 생산액은 53.6억달러, 부가가치액은 12.1억달러, 취업인원은 1만1,751명 증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보고서는 “이 수치는 양극재 수출 증가분만을 반영하여 계산된 결과이므로 타 소재 및 장비의 수출 증가까지 감안하면 경제적 효과는 더 클 수 있다”고 부연했다.

EU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국가별 점유율 변화 [자료=SNE리서치]

중국, 자금력 앞세운 ‘가격경쟁력’으로 추월 우려… 신속 대응해야

우리 정부와 기업이 신속한 대응에 나서지 않는다면 중국 정부의 자금지원과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기업에 추월당할 우려가 있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우리 기업이 EU 시장에서 중국과 동등한 조건 하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자금지원 확대 △핵심광물 공급망 확충 △투자 세액 공제의 실효성 강화 등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대응방안도 제시됐다. 먼저 국가 첨단전략 산업 지원을 목적으로 기존의 기간산업 안정 기금과 유사한 구조를 갖는 ‘국가 첨단전략 산업 진흥기금’(가칭)을 조성하는 한편, 한국수출입은행 신용공여 한도 특례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현재 입법 추진 중인 ‘경제안보를 위한 공급망 안정화 지원 기본법(공급망기본법)’상 ‘공급망 안정화 기금’을 활용해 해외자원 개발, 핵심광물 비축 등에 나설 수 있도록 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가 시급하다고 밝히고 있다.

올해 한시적으로 도입된 임시투자세액공제 기간을 연장하고 배터리 기업이 이익이나 손실에 관계없이 공제받지 못한 세액을 직접 현금으로 환급받거나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있는 제도 도입 검토도 필요하다고 제언했으며, 현재 폐지된 한국광해광업공단의 해외광물자원 직접투자 기능을 회복하고 2013년 일몰된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투자세액 공제를 재도입하는 등 해외 자원 개발 활성화가 추진돼야 한다고 정리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한국무역협회 김희영 연구위원은 “배터리는 국가첨단전략산업이자 수출, 생산, 고용 등의 파급효과가 큰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으로 향후 1~2년 내 EU시장에 충분한 설비투자가 이뤄지지 못하면 중국과의 점유율 경쟁에서 밀리면서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하며, “우리 기업이 EU 시장에서 중국 기업과 대등한 여건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배터리 산업에 대한 집중적 자금 지원과 정책적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건오 기자 (news@industr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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