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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기다림 영농형 태양광, 최적 모델 구축하고 비상준비 완료
주민 수용성이 입법의 최대 열쇠, 정확한 기술적 환경적 경제적 정보 제공해 사회적 인식 개선해야

[인더스트리뉴스 권선형 기자] “농촌과 농민을 위한 유일한 길은 영농형 태양광 뿐이다.”

벌써 7년째 외침이다. 농민들의 소득을 올리고 작물 생산성까지 확보할 수 있는 대안이 영농형 태양광이란 사실은 그동안 여러 실증을 통해 입증되고 있지만, 아직 관련 법안이 통과되지 않아서다.

전남 농업기술원 영농형 태양광 [사진=한국영농형태양광협회]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영농형 태양광에 대한 인식이 아직 보편화 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에 처음으로 영농형 태양광을 도입한 한국영농형태양광협회 김창한 사무총장은 “처음에는 태양광 말만 꺼내도 사기꾼 소리를 듣곤 했다”며, “지금도 많은 농민들이 태양광 하면 색안경을 끼고 보고 있다” 고 말했다. 영농형 태양광이 입법되기 위해서는 주민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고정관념부터 바꾸는 게 제일 시급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중금속 오염 없는 영농형 태양광

실제 영농형 태양광을 반대하는 농민들은 ‘경관훼 손’과 ‘환경오염’을 가장 걱정하고 있다. 2019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수행한 농촌태양광 발전에 대한 농민 인식 조사에 따르면, 태양광 반대 이유로 경관훼손(35.6%), 환경오염 우려(23.1%)를 꼽았다. ‘패널 하부 작물에 중금속이나 전자파 때문에 작물이 잘 자라지 못하는 것 아닐까’, ‘미관이 크게 훼손되지 않을까’하는 부정적인 인식이다.

단국대학교 윤성탁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감자, 배추, 미모작 재배 밭토양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한 처리구와 설치하지 않은 대조구 토양의 비소 등 중금속 8개 성분을 분석한 결과, 모두 기준치 이하로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에너지연구원과 솔라팜이 진행한 벼 작물 대상 영농형 태양광에서도 토양의 중금속 오염 우려는 없다고 보고되고 있다.

충북 괴산의 중흥 영농형 태양광 [사진=한국영농형태양광협회]

농지를 지키는 영농형 태양광

염해농지에 설치된 농촌형태양광 또한 영농형 태양광에 대한 인식을 부정적으로 만들고 있다. 대기업이나 외부인이 농촌의 노른자 땅을 하나씩 빼가는 행태를 보이며, 결과적으로 농민 등 지역 주민들의 상실감만 더 커졌기 때문이다.

한 영농형 태양광 기업 관계자는 “영농형 태양광도 농민들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대기업이나 자본가들의 수익을 위해 농촌과 농민이 들러리 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영농형태양광협회 김창한 사무총장은 “영농형 태양광을 염해농지 태양광처럼 대면적, 대규모 프로젝트로 하면 결국 영농형 태양광도 대기업과 자본의 먹잇감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농민 1인 당 100kW로 제한한다면 대규모 자본이 들어올 가능성이 적어 진짜 농민만 영농형 태양광을 할 수 있어 농촌과 농업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영농형 태양광 적극 도입한 일본

국내의 이러한 상황과는 달리 해외에서는 영농형 태양광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대표적인 나라가 일본이다. 일본은 나가시마 아키라가 영농형 태양광을 솔라 쉐어링(Solar Sharing)이라 이름 짓고, 2003년 처음으로 제안해 첫 프로토타입을 설치했다. 2013년 3월 농림수산성의 지침에 따라 농용지구역에 일시사용허가 형태로 조건부 설치 허가를 내주며, 영농형 태양광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대신 감수율 20% 이내를 이행해야 한다. 대부분 50~200kW의 소규모 발전소가 주를 이루나, 1MW 이상 대규모 영농형 태양광도 운영되고 있다. 대상 작물은 벼와 밭작물이 대부분이다.

지난해 9월 발표한 일본의 일시전용허가는 2,653건(2020년 3월말 기준 누계)으로 전년 대비 661건 증가했다. 지난해 3월 기준 일시전용허가는 약 3,000~3,500건, 올해는 약 4,000~5000건으로 증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 영농형 태양광 발전 시스템 설계 시공 가이드 라인도 지난해 11월 발간하는 등 영농형 태양광 표준을 확립했다.

전남 보성 솔라팜 전남 1호 영농형 태양광 [사진=한국영농형태양광협회]

실증 데이터로 영농형 태양광 우수성 입증

국내는 발전사, 기관, 연구소, 기업들이 실증단지를 중심으로 연구와 데이터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한국영농형태양광협회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운영 중인 영농형 태양광은 지난해 말 기준 약 65곳으로 설치용량은 3.4MW다. 농민 개인이 투자한 전남 보성, 충북 괴산을 제외한 63곳은 기업, 기관 등이 연구, 실증, 시범용으로 설치한 곳이다. 재배하는 작물은 벼, 인 삼, 감자, 배추, 마늘, 양파, 포도, 녹차, 수수, 옥수수, 들깨, 콩, 보리, 파, 밀 등으로 다양하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영농형 태양광을 도입한 솔라팜은 충북 오창읍 실증단지에서 벼와, 감자, 양파, 감자 등을 재배했다. 그 결과 양파 배추는 감수율 8~12%, 감자 15%, 벼는 14~1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600평 99kW 규모의 영농형 태양광 발전을 통해 매월 80~90만원의 수입을 얻고 있다.

파주시는 지난해 6월 풍산나물콩, 우람 품종의 콩을 시험구(500㎡)와 대조구(500㎡)에 파종해 시험에 들어가 월 2회 이상 10월까지 생육상황을 조사한 후 수 확했다. 수확량을 분석한 결과, 풍산나물콩은 시험구 75㎏, 대조구 82㎏으로 시험구의 감수율은 9%, 우람 품종은 시험구 66㎏, 대조구 71㎏으로 감수율이 8% 감소에 그쳤다.

동서발전이 실증사업을 하고 있는 파주 영농형 태양광 벼는 기존 대비 7.8%, 콩은 13.1% 감소하는 데 머물렀다. 동서발전에 따르면, 전기는 100kW(700평) 기준 연간 12만4,100kWh를 생산하며 연간 2,400만원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영농형 태양광의 이상적인 국내 모델

국내 기업들은 영농형 태양광 실증사업을 통해 이상적인 영농형 태양광 설비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솔라팜은 영농형 태양광에 적용하는 4X10 모듈 사이즈를 현재 가장 합리적인 사이즈로 꼽고 있다. 발전량 면에서는 하프셀이 가장 좋은 선택이지만, 가격이 비싸 4X10 사이즈가 가장 최적화 됐다는 설명이다.

구조물은 원형으로 구성했다. 한국영농형태양광협회 김창한 사무총장은 “사각 구조물은 트랙터 등의 기계가 살짝 부딪혀도 바로 꺾였다”며, “원형 구조물은 들이받아도 꺾이지 않을 정도로 튼튼하다”고 말했다. 이어 “구조물 간격은 가로, 세로 6미터, 기초는 시멘트보다 인발력, 친환경성이 뛰어난 스크류 방식이 이상적”이라고 제안했다.

동서발전은 영남대학교와 함께 농업 생산성 유지와 향상을 위한 LED 보광처리를 통한 단위면적 당 농작물 감수율 10% 이하 경작기술을 개발했다. 또한 농지 토양, 유기물 유실 저감, 건강한 경작지 조성, 강수량 부족 지역에 대응하기 위한 빗물순환 이용 시스템도 개발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일반 노지에 수확했을 경우와 대비해, 영농형 태양광 + LED 보광처리 3시간 기준으로 보리는 117%, 대파 138%, 밀 139% 수확량을 보였다.

동서발전은 현재 펜스형 영농형 태양광 모델을 개발 중이다. 태양광 패널을 수평형이 아닌 수직형(펜스 형)으로 설치하면, 해가 뜨고 지는 시간에 발전량이 많아져 12시에만 집중되는 발전량을 분산할 수 있는 장점을 갖췄다. 동서발전에 따르면 설비비도 기존 영농형 태양광에 비해 저렴할 뿐만 아니라 햇빛을 너무 많이 받으면 죽는 광민감 작물을 펜스 그늘에서 생산하면 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다. 2024년에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경남 고성 영농형 태양광 [사진=한국영농형태양광협회]

영농형 태양광에 최적화된 모듈과 트랙커 기술

한화큐셀의 영농형 태양광 전용 모듈은 ‘고내구성· 친환경 KS인증’을 취득한 Pb-free(납 함유량 0%) 제품으로 일반 모듈 대비 작게 제작됐다. 우천 시 빗물이 모듈 모서리로 떨어지면서 하부의 농작물이 입는 낙수 피해를 최소화하고, 차광률을 줄여 작물 감수율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셀 후면에 반사판을 삽입 해, 셀 안에서 빛이 다시 반사되도록 해 발전효율을 높이는 PERC(퍼크) 기술을 사용해 고효율 셀과 모듈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퍼크 셀을 활용해 일반 모듈에 비해 작은 규격으로 제작한 큐피크(Q.PEAK) XS 모듈을 제작해 영농형 태양광 시범단지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큐피크 듀오(Q.PEAK DUO) MS 제품을 출시하고, 함양군, 연천군 등의 실증 단지에 공급했다. 모듈의 뒷면에서도 전기 생산이 가능해 발전 수익을 높일 수 있는 양면형 제품이다.

파루의 추적식영농형 태양광 시스템은 부지의 방향, 모양에 관계없이 어떠한 환경에서도 설치가 가능한 제품이다. 양축추적식 태양광시스템은 태양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며 발전하는 형태로 부지의 방향과 모양에 관계없이 설치가 가능하다.

파루 관계자는 “영농형 태양광시스템을 고려할 때 농기계가 이동하기에 적절한 폭과 높이를 가지고 있는지, 농기계의 회전과 작업에 적합한지도 고려해야 한다”며, “파루의 양축추적식 시스템은 100kW 기준 5개의 기둥이 설치되고, 5m 높이까지 확보가 가능해 대형 농기계를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파루는 또한 하부 농작물에 음영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쉐도우모드를 적용하고 있다. 평상시에는 최적의 각도로 태양을 추적하지만 쉐도우모드 적용 시 태양을 정면이 아닌 빗각으로 추적해 하부 농작물 생육에 유리하도록 음영을 최소로 줄여준다. 파루 관계자 는 “각각의 작물마다 생육에 필요한 광량과 빛이 더 많이 필요한 시기에는 쉐도우모드를 적용해 하부작물 생육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영농형 태양광의 남은 과제

현재 영농형 태양광의 가장 큰 걸림돌은 일반 농지 태양광과 구분하지 않는 현행 농지법이 꼽힌다. 현행 농지법 시행령에 따르면, 영농형 태양광은 농지의 ‘일시사용허가’를 받아 최장 20년까지 운영할 수 있다. 이 기간이 지나면 모듈을 포함한 발전설비의 수명이 한참 남아있음에도 발전소를 철거해야 한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 김승남, 박정 의원 등이 발의한 영농형 태양광을 위한 농지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한국영농형태양광협회 김창한 사무총장은 “일반 농지태양광을 설치하기 위해 농지를 잡종지 등으로 전용해야 하지만, 영농형 태양광은 농지에서 농경 활동을 유지하고 지목 또한 변경하지 않은 채 사업 진행이 가능하다”며, “농촌과 농민, 농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영농형 태양광 밖에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환경연구원은 ‘영농형 태양광 발전 추진을 위한 현안과 정책방향’ 보고서에서 “지역사회에서 수용 가능한 방식의 농지법 개정과 정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며, “자경농지 소규모 농지 농업진흥구역 외 부지 등 현행 법령 내에서 추진 가능한 농지 관련 정책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주민 수용성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현재 수행 중인 실증사업을 확대해 다수의 성공모델을 개발하고 영농형 태양광에 대한 정확한 기술적 환경적 경제적 정보를 제공해 사회 인식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영농형 태양광 기업 관계자는 “실제 농민들은 자연경관 훼손에 대한 우려가 크게 나타나고 있어 환경오염, 경관훼손 문제에 대한 정보공유가 중요하다” 며, “독일에서는 영농형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와 관련한 지역주민 워크숍을 통해 영농형 태양광발전 도입 과정에서 나타나는 이해당사자 간 갈등 구조 이해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권선형 기자 (news@industr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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