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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국감] 전기요금 현실화 가시밭길… ‘전력망 구축’ 정부 역할론 대두
한전 자구책 관심 집중, ‘구조 조정’·‘요금 인상’ 우선 순위 놓고 갈등

[인더스트리뉴스 최용구 기자] 19일 한국전력공사(사장 김동철, 이하 한전)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 2023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하 산자위) 국정감사에선 전기요금 인상에 관심이 집중됐다. 한전 62년 역사상 첫 정치인 출신 사장으로 화제가 된 김동철 사장은 “전기요금을 정상화 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기요금이 제 때 인상되지 못한 것이 한전이 처한 막대한 재무위기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 사이에선 “정부와 한전이 느끼는 위기에 온도 차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앞서 한전의 경영 정상화에 대해 “선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답한 바 있다. 김 사장은 이날 “‘구조 조정’, ‘요금 인상’ 중 무엇이 먼저냐”는 질문에 말을 아꼈다. 이에 여당 쪽은 “먼저 요금을 정상화시킨 후 구조조정을 병행하겠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느냐”며 비판했다.

국정감사장에선 ‘재정건전화 전략’, ‘송전망 건설’ 등에 대한 구체적인 지적이 나왔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및 원전을 둘러싼 이야기엔 해석이 갈렸다.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비례대표)은 한전의 자산 매각 방식을 우려했다. 그는 “변전소까지 팔아가면서 수익을 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현재 한전은 재정건전화의 취지로 부동산을 매각 중이다. 올해까지 경기북부본부 구사옥, 동부지사 사옥, 경남본부 사택, 김포지사 사옥, 순창지사 부지 등을 매각할 예정이다. 매각 리스트엔 △목포변전소 △이리변전소도 있다. 

한국전력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 ‘2023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가 19일 오전 국회 본관에서 열렸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한전이 지난해부터 올해 현재까지 매각한 자산은 약 4,000억원이다. 양이 의원실에 따르면 당초 한전은 2022년과 2023년 총 1조1,000억원의 매각을 계획했다. 2026년까지의 매각 목표치는 1조6,000억원(누적)이다. 김 사장은 현 상황에 대해 “전력 공급의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선에서 추진하고 있다”며, “천문학적인 부채와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선 전기요금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대구 북구갑)은 발전공기업들이 투자한 해외 재생에너지 사업을 평가했다. 양 의원은 “중국 정부로부터 받기로 한 보조금도 다 못 받고 있는 상태”라며 대책을 요구했다. 양 의원실에 의하면 한전이 중국 요녕성 등에서 추진 중인 풍력 사업은 대규모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보조금 미수액은 1,440억원 규모에 이른다.

미국 콜로라도에서 추진한 태양광 사업은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총 2,600만 달러(약 353억원)의 매몰 비용이 예상된다. 한국수력원자력의 스페인 오아시스 태양광 사업은 수익성 감소로 조기 종료됐다. 예상 매몰 비용은 약 14억원이다.  

양 의원은 “해외 사업 진행 과정에서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중국 전체 사업에 대한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며, 적자폭을 최소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력망 구축이 더디단 평가도 있었다. 송변전 설비 구축이 지연되면서 ‘데이터센터’, ‘바이오 클러스터’ 등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희망 양향자 의원(광주 서구을)은 “첨단 산업은 스피드”라며, “특화단지 전력망 구축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송전탑의 경우 평균 80개월, 변전소는 평균 77개월의 건설 기간이 소요되고 있다. 보상 비용도 부담이다. 한전은 ‘송변전 설비 주변지역 지원사업’ 명목으로 최근 5년간(2019~2023) 6,000억원 이상을 지출했다. 

김 사장은 이같은 상황에 대해 “송변전 설비 개설은 너무 어렵고 복잡한 문제”라며, “주민수용성이 전제돼야 하는 만큼 정부가 나서서 그것을 해결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국전력 김동철 사장(앞줄 왼쪽 세번째)이 19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강원 동해)은 ‘1MW 이하’ 소규모 신재생에너지 대한 공사비 지원을 문제 삼았다. 이 의원은 “당초 지원의 취지가 무색할 만큼 시장이 무질서 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규모 사업자가 지원금을 위해 1MW 이하로 쪼개기를 하는 행태 등으로 한전의 부담만 커졌다”고 했다.  

현행 ‘송배전용전기설비이용규정’은 ‘계약전력 1MW 이하 신재생발전의 접속을 위해 공용 송전망 및 공용 배전설비를 신설·보강 또는 공동접속설비를 보강하는 경우’엔 공사비를 한전이 부담토록 하고 있다. 

‘탈원전’에 관한 대화에선 분위기가 다소 과열됐다.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인천 연수구을)은 김 사장이 ‘정부의 무리한 탈원전과 급격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한전 경영난의 주 된 원인으로 꼽은 점을 비판했다. 정 의원은 “김 사장의 직무수행계획서 가장 첫 번째에 이 내용이 올라 있다”며, “왜곡된 사실로 호도하도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김 사장은 “탈원전만으로 한전의 위기가 왔다는 뜻이 아니라 탈원전도 일정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답했다. 그는 “원자력 분야 등 학계의 의견에 근거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정 의원은 탈원전 탓을 반박하는 자료를 제시했다. 그는 2021년과 2022년의 연료(LNG, 석탄, 신재생에너지) 구입비와 발전량을 비교했다. 이에 따르면 한전이 LNG를 구입하는 데 지출한 비용은 1년 동안 18조4,734억원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석탄과 신재생에너지 구입비는 각각 10조6,592억, 5조4,649억원이 늘었다.

그런데 2022년의 LNG 발전량은 총 163,575GWh로 2021년(168,378GWh) 보다 적었다. 석탄 발전량 또한 2022년(193,231GWh)에 비해 2021년(197,966GWh)이 많았다.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반대였다. 2021년 43,096GW에서 2022년 53,182GWh로 늘었다. 정 의원은 “결국 더 적은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 돈을 더 썼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최용구 기자 (news@industr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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