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과성·가격 절감·친환경성’ 3박자 갖춘 염료감응 태양전지 상용화 코앞

	▲ 오리온 전략기획실 김광년 전무

이러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염료감응 태양전지 분야에 도전장을 내민 것. 오리온 전략기획실의 김광년 전무는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태양전지를 선택한 것은 시대적 변화에 발 맞추기 위한 것도 있지만, 그만큼 사업 성공을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리온은 2009년부터 염료감응 태양전지 사업을 준비해 현재까지 본격적인 연구개발을 진행해 오고 있으며, 경북 구미 국가산업단지에 소재한 자체 연구소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오리온의 태양광 기술과 주력 제품에 대해 소개해 달라.
염료감응 태양전지(DSSC : Dye Sensitized Solar Cell)는 식물의 광합성 원리를 이용한 소자로서 제조공정이 간단하고 제조원가가 낮은 데다가 저탄소 배출 등 친환경 특성을 갖춘 차세대 태양전지다.

DSSC는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와 달리 투과성이 높고, 다양한 무늬와 색상을 구현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건축물이나 창호에 활용이 가능한 ‘도시형 태양광발전 시스템’으로 건물일체형 발전시스템(BIPV) 분야에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흐린 날에도 발전이 가능하고 태양 입사각의 영향도 크지 않아 실내 응용이나 수직형 설치에도 적합, 온실, 방음벽, 버스정류장, 자동차 등 다양한 응용 분야를 개척할 수 있는 미래형 태양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DSSC의 최대 크기는 300×300mm였는데, 당사가 개발한 제품은 920×580mm로 기존 제품 면적의 약 6배에 달하는 세계 최대 사이즈다. 여러 개의 패널을 결합할 필요 없이 단일 패널로 모듈을 구성, 원가 절감과 효율 개선을 이뤘기 때문에 상용화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소형 사이즈의 태양광 패널을 여러 개 결합해 대형 모듈을 제작하면, 효율이 저하되고 공정 추가에 따른 제조비용이 상승할 뿐만 아니라, 미관상으로도 문제가 생긴다. 하지만 대형 패널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해소돼 기술적, 경제적 가치가 높아진다.

염료감응 태양전지의 상업화를 위해 귀사가 이룬 성과는?
DSSC가 기존 1, 2세대 태양전지에는 없는 다양한 장점들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상업화에 성공하지 못했던 이유는 장기 신뢰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최대 원인이다. 인쇄 공정을 기반으로 하는 DSSC는 제조원가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염료나 전해질의 누액이나 수분 침투에 의한 열화 등으로 장기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단점도 지니고 있다.
신뢰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아무리 효율이 높은 소자라 하더라도 태양전지로서의 가치가 없다. 그래서 당사는 무엇보다 신뢰성 확보에 주력했고, 올 상반기에 소정의 성과를 달성했다.

광전기화학 태양전지는 아직 신뢰성 평가법에 대한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실리콘 박막계 태양전지의 신뢰성 평가 기준인 IEC61646에 준해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이 중에서 고온 시험, 고온고습 시험, 온도변화 사이클링 시험 등이 우선적인 평가 항목으로 요구되고 있으며, 이 세 가지 시험 요건을 충족하면 태양전지로서의 장기 신뢰성이 확보되는 것이다.

당사는 상반기에 위 세 가지 평가 항목에 대한 요구조건을 충족했고, 모듈의 절연, 누설전류, 우박, 기계적 하중과 같은 안전 평가 항목도 무난히 통과했다.
그동안 DSSC의 장기 신뢰성은 전 세계적으로 소형 사이즈의 서브 모듈에서만 검증이 돼왔고, 상업화가 가능한 수준의 대형 사이즈에서는 검증된 바가 없다.
당사도 무수한 시행착오와 설계변경을 거치면서 이 분야의 노하우를 터득하기 시작했는데, 여기에는 플라즈마 디스플레이(PDP) 사업을 진행하면서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 장비의 도움이 컸고, 무엇보다 디스플레이의 개발 및 제조기술을 바탕으로 한 경험이 자양분이 돼 오늘의 결과를 이룬 것 같다.

염료감응 태양전지 분야에서 오리온만이 지닌 강점은?
당사는 PDP를 국내 최초로 양산화한 이래, 디스플레이 전문 메이커로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 DSSC와 PDP의 제조 공정은 매우 유사하다. 따라서 PDP 사업에서 축적된 경험과 기술 노하우, 제조 장비는 당사에 매우 중요한 유무형의 자산이며, DSSC 사업에서 이러한 자산들을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

	▲ 오리온에서 개발한 염료감응 태양전지

당사가 DSSC 분야에 먼저 진입한 경쟁사들에 비해 빠르게 사업화를 진행할 수 있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대형 제조 설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단순 연구 수준에 머물지 않고 실질적인 양산을 염두에 둔 개발 과정을 거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현재까지도 국내외의 많은 연구기관과 기업이 DSSC 연구를 지속하고 있지만, 유사한 소자의 양산 경험을 지닌 기업은 많지 않다.
당사는 과거 PDP 분야에서의 성공 신화를 바탕으로 다시 한 번 저력을 발휘할 준비가 돼있다.

염료감응 태양전지의 주요 응용분야와 성장가능성은?
DSSC의 최대 장점은 투과성이 있는 것인데, 투과성이 필요한 응용분야는 무척 다양하다. 투과성이 요구되는 첫번째 적용 분야는 창호를 기반으로 하는 BIPV이며, 시장의 규모도 가장 큰 것으로 파악된다. 게다가 파리기후변화 협약 이후 각국의 제로에너지빌딩 관련 정책이 쏟아지고 있어 시장 전망은 갈수록 유리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으로 적용 가능성이 큰 분야는 투명방음벽으로 예상한다. 현재 국내 방음벽 시장은 매년 25%씩 성장하고 있고, 기존 불투과 방음벽은 심리적 폐쇄감을 주기 때문에 투과형 방음벽의 채용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방음벽은 수직설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태양 입사각의 영향이 적은 DSSC는 최적의 솔루션이 될 것이다. 더욱이 적용 과정에서 토지 매입비나 거치대 비용이 소요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그 외에도 유리 온실이나 승강장, 주차장, 조경 시설물, 각종 부스 등의 지붕 및 벽체에 적용 가능하고, 향후에는 자동차용 선루프나 소형 디바이스용 전력원으로의 적용도 검토 예정이다.

메인스트림인 실리콘 태양전지와 경쟁이 가능한지?
염료감응 태양전지에 대해 흔히 하는 질문은 현재 상용화 보급 중인 실리콘 태양전지와의 효율이나 가격에 대한 직접 비교다. 이미 상용화를 거쳐 대량 공급체제를 갖춘 실리콘 태양전지와 현재 상태에서의 염료감응 태양전지를 직접 비교하는 것은 큰 무리가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실리콘 태양전지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염료감응 태양전지가 개발됐으며, 본격적인 상용화 보급체제를 갖추게 되면 본래의 특성대로 투자비와 가격 절감을 실현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염료감응 태양전지가 당분간은 실리콘 태양전지를 대체하는 대체재가 아니라, BIPV 등 자신의 고유 시장영역을 가진 실리콘 태양전지의 보완재 역할을 할 것이란 점이다. 광투과성과 다양한 색채, 디자인 기능을 바탕으로 도시형 건축물에 적합한 태양전지로, 상용화 이후에는 더욱 다양한 응용분야로 확대될 수 있는 제3세대 태양전지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 오리온의 본사 전경

오리온의 향후 활동 계획은?
현재 국내외 연구소에서 오랜 기간 DSSC 관련 연구개발을 진행해 왔으나, 아직 본격적으로 상업화에 나선 기업은 많지 않다. 당사는 지난 50년간 모든 종류의 디스플레이를 개발, 양산한 풍부한 기술 자원과 생산 기반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DSSC의 양산화를 위해 이러한 기술과 설비가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일찍부터 인지하고, DSSC 개발과 동시에 양산화에 필요한 준비작업도 상당부분 진행해 왔다.
남아있는 과제는 양산화 준비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는 시험 생산 단계의 운영자금 투입과 양산 라인 구축을 위한 설비 보완 투자비의 적기 투입이다.

당사가 보유한 규모의 DSSC 양산라인을 신설하는데 필요한 총 투자비는 약 2,000~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당사는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해 신설 라인의 십분의 일 규모에 해당하는 투자비용으로 완벽한 양산 라인을 구축할 수 있다. 3년 전 중국에 설립한 합작 회사도 동일한 규모의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양산화에 성공할 경우 세계 최대 태양전지 시장인 중국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준비도 마친 셈이다.

당사는 이러한 기반 인프라와 지금까지 도출한 성과를 바탕으로 하반기부터 셀의 효율 개선을 본격화할 예정이고, 이를 위해 화학 기술 기반의 재료 업체와 협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시장 진입 측면에서는 DSSC만이 지닌 강점들을 바탕으로 니치 마켓을 형성해 나갈 방침이며, 이를 위해 먼저 시범사업이나 실증사업을 통한 시장 진입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검증해 나갈 것이다. 그 일환으로 9월에 개최하는 ‘세계태양에너지엑스포’에 참가할 계획이다.

SOLAR TODAY 홍 보 영 기자(st@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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