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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분권화’, 성공적인 에너지 전환 이끈다
주민수용성 강화, 중앙집권적 정책 개선 등 지역별 에너지 격차 해소 필요

[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신재생에너지 신규 보급용량이 지난해 역대 최대치인 4.8GW를 기록하며, 3년 연속 정부가 목표했던 수치를 초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확산세는 올해 역시 뚜렷하다. 전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세가 다소 꺾일 법도 했지만,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에너지 전환 움직임의 기세를 꺾을 순 없었다.

지난해 신재생에너지 신규 보급용량은 4.8GW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적극적인 에너지 전환 움직임 아래 이러한 확산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사진=utoimage]

한국에너지공단이 지난 7월 1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2/4분기 재생에너지 신규 보급용량은 2,396MW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태양광이 2,264MW로 신규 보급용량의 대부분을 차지했고, 풍력 25MW, 기타 재생에너지원 175MW이 신규 보급됐다.

태양광, 여전한 에너지 전환 1등 공신

이러한 에너지 전환 움직임의 선두에는 태양광이 있다. 지난해 신재생에너지 보급량 4.8GW 중 태양광 신규 설비용량은 4.1GW를 기록했다. 한국에너지공단이 발표한 ‘2019년 신·재생에너지 보급통계’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누적 설비용량은 23GW에 달한다. 여기에 지난해 보급용량 수치인 4.8GW를 합하면, 약 28GW의 신재생에너지설비가 보급됐다. 태양광발전설비는 지난해까지 국내에 약 15.9GW가 보급된 것으로 전망되는데, 전체의 절반이 넘는 수치다.

또한, 태양광은 산업 규모 및 매출 규모에서도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19년 국내 신재생에너지 매출 규모(4조6,535억원) 중 태양광이 50%를 차지하고 있으며, 해외매출 규모(6조441억원) 중 태양광이 75%를 차지하고 있다.

태양광의 이러한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앞서 말했듯, 올해 상반기 국내 태양광 신규 설비용량은 2,264MW를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국제에너지기구 태양광발전 협력사업(IEA-PVPS)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신규 태양광 보급량은 세계 8위, 누적 설치용량은 세계 9위다.

정부는 ‘그린뉴딜’ 선언 이후 발표한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2034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 82.2GW를 보급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중 태양광이 자가용 설치를 제외하고도 절반이 넘는 45.6GW를 차지한다. 단기적으로 살펴보면, 2025년까지 33.5GW 규모 태양광 설비를 보급한다. 이러한 목표치 달성을 위해서는 연 평균 약 3.5GW 규모의 태양광 설비 보급이 필요하다. 지속적인 태양광의 성장세를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2019년 기준 주요항목별 에너지원 현황 [출처=한국에너지공단]

대한민국 전국 8도, 전력원 다양화로 에너지 전환 가속화

한국전력공사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2021년 1월~6월) ‘행정구역별 신재생에너지발전 설비 및 발전량’ 통계를 살펴보면, △경기(1,809MW) △강원(2,634MW) △충북(1,411MW) △충남(2,959MW) △전북(3,225MW) △전남(4,042MW) △경북(2,718MW) △경남(1,323MW)에 신재생에너지발전 설비가 설치된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신재생에너지발전 설비의 대부분을 태양광이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도 대한민국 에너지 전환의 중심이 태양광이라는 것은 누구나 동의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전과는 다른 전개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정부는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그린뉴딜 정책을 통해 2040년 신재생에너지발전 비중을 전체의 30~35%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12월 24일 발표된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석탄발전과 원자력발전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2034년까지 가동된 지 30년이 지난 석탄발전 30기를 폐지하고, 원자력발전은 17기로 축소한다. 이에 따라 2034년 발전원별 비중은 재생에너지 40.3%, LNG발전 30.6%, 석탄발전 15%, 원전 10.1%를 차지할 전망이다.

재생에너지와 함께 수소와 연료전지로 대변되는 신에너지의 확대도 추진한다. 2040년까지 8GW 규모의 발전용 연료전지 설비를 구축하고, 그린수소 공급 비율 확대를 위한 다양한 지원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수소 등 보조발전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정부의 이러한 계획에 발맞춰 대한민국 전국 8도(경기도, 강원도, 충북도, 충남도, 전북도, 전남도, 경북도, 경남도)는 대대적인 에너지 전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미 태양광을 필두로 신재생에너지 확산을 이끌고 있던 이들 광역지자체는 각 도별 그린뉴딜 추진전략을 세우며, 신재생에너지 확산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 김경섭 기후에너지정책과장은 “지난해 7월부터 경기도형 그린뉴딜 추진계획에 3년간 2조7,905억원을 투입하고, 그린뉴딜 실행을 위한 에너지 전환 추진계획에 9,092억원을 투입한다”며,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부문별 온실가스 배출현황 및 전망, 도(道) 중점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제시 등 경기도 기후변화대응 기본계획 수립 중”이라고 밝혔다.

행정구역별 신재생에너지발전 설비 규모 [출처=한국전력공사]

새로운 산업 경쟁력으로 부상하는 수소와 풍력

지자체별 그린뉴딜 추진전략에서 빠지지 않는 부분이 신재생에너지원의 다양화 전략이다. 아직 눈에 띄는 성과가 나타난 것은 아니지만, 적극적인 투자 및 R&D 지원 등을 통해 해당 에너지원의 활성화를 추진한다. 특히, 수소와 풍력에 대한 지원이 활발하다.

최근 지자체들은 경쟁적으로 수소에너지 보급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의 상당량을 차지하고 있는 수송부문의 수소에너지 전환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수소시범도시 조성 및 수소충전소 구축 등 인프라 조성과 긴 충전 시간, 높은 가격 등 여러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충북도 김형년 에너지과장은 “전기차·수소차 등 그린모빌리티 보급 확대 정책에 대응하고자 이차전지 소재부품 시험평가센터 구축, 배터리 이차사용 기술지원센터 구축, 수소 모빌리티 파워팩 평가인증 기반 구축 등의 사업을 추진해 정부의 그린뉴딜 목표 달성에 기여할 계획”이라며, “전국 최초의 ‘수소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 이후 수소에너지 관련 산업 육성에 힘써왔으며, 수소상용차 부품시험평가센터, 수소가스안전체험교육관 건립, 바이오가스 활용 수소제조·충전시설 개발 및 실증시설 구축, 그린수소 규제자유특구 지정 등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화력발전소를 보유한 충남도의 경우, ‘에너지 대전환, 경제 대전환과 환경 대전환’을 함께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34년까지 충남에서만 석탄화력발전소 12기를 폐쇄하고, 수소 규제자유특구를 활용해 수소에너지 중심지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전북도는 새만금을 중심으로 에너지신산업 육성에 나선다. 새만금에 세계 최대 규모(3GW)의 재생에너지단지를 조성 중인 전북도는 태양광뿐만 아니라 전기·수소차, 2차전지 개발사업까지 추진하며, 전북형 그린뉴딜과 탄소중립의 산업생태계 퍼즐을 맞춰가고 있다.

수소와 함께 최근 가장 주목받는 에너지원은 해상풍력이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국가인 우리나라는 풍부한 해상풍력 발전입지를 갖고 있다. 이에 정부는 해상풍력발전 5대 강국 도약의 비전을 발표하고, 산업 성장을 위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경남도가 조성 중인 남해권 해상풍력단지, 전남도의 8.2GW 대규모 해상풍력단지 사업, 전북도가 추진하는 서남권 해상풍력 집적화단지 등 향후 재생에너지 보급의 중추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정부는 이 같은 해상풍력 규모를 2030년까지 12GW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최근 해상풍력 추진과 관련해 지역 주민들의 반대가 극심하다. ‘어장 황폐화’ 등을 이유로 해상풍력설비 설치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태양광설비 설치 시에도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에너지 전환 추진전략에 있어서 이전에 비해 달라지는 점은 에너지원의 다양화뿐만이 아니다. 그동안 여러 논란을 일으켰던 주민수용성 부분에 있어서도 더욱 세심한 지원으로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

가장 이상적인 해결방안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사업’이다. 마을주민이 일정부분 사업에 참여하며, 여기서 발생한 이익을 공유한다. 최근 지자체들은 이러한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사업 진행을 추진하며, 주민수용성 확보 및 사업성 제고를 높이고 있다. 또한, 상호간 이해관계가 성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주민들이 참여하는 사업모델을 구상해서는 성공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에 지속적인 주민 회의도 진행하고 있다.

성공적인 에너지 전환을 위해서는 주민수용성 강화와 국가와 지자체간 동등한 권한을 부여하는 에너지 분권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진=utoimage]

목표치 설정보단 현장감 있는 정책 반영 선행돼야

다양한 에너지 전환 추진전략을 통해 지자체별 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전히 개선돼야 할 부분도 산적해있다. 특히, 송배전망 인프라 구축 차이, 지역 특색을 고려하지 않은 규제 등이 지역별 에너지 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다.

한전이 발표한 2021년 1분기 지역별 누적 신재생에너지 계통접속 완료율을 살펴보면, 전남 63%를 비롯해 제주 51%, 전북 72%, 경북 73% 등으로 나타났다. 충남은 88%의 계통접속 완료율을 기록했지만, 올해 전체 808건 중 57건만 완료된 상황이다. 접속 신청 중 실제 착공에 들어간 비율도 전남이 11%, 전북 18%, 경북 38% 등이다.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자원도 풍부하고, 저렴한 땅값과 넓은 유휴부지를 가진 지역들임에도 송배전 전력계통이 부족해 사업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전력계통 부족으로 많은 사업주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중앙집권적 에너지 정책도 문제로 꼽힌다. 국가에너지계획 달성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지역에너지계획이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정책 성격이 지속된다면, 지역별 에너지 격차는 점차 심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자체들 역시 문제 개선을 위해 에너지 분권 실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역이 필요로 하는 신재생에너지 기술의 사업화와 에너지 확대를 위해 보급사업 및 지원사업 추진에 있어 국가와 지자체간 동등한 권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지자체 역할 강화 및 신재생에너지 보급 활성화 유도를 위해 국비보조사업을 포괄보조금 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언도 잇따랐다.

주민수용성 강화를 위한 정책 제언도 이어졌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개선을 통해 주민수용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민참여형 REC 가중치 상향과 영농형태양광 REC 가중치를 신설하고, 현재 2MW를 초과하는 발전시설 주변지역에만 지원되는 규정을 500kW를 초과하는 소규모 태양광발전소 주변지역에도 주민지원 사업이 시행될 수 있도록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한, 각종 민원으로 주민생활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지역까지 개발행위 규제 대상으로 지정된 규제 개선과 산업단지 내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집단에너지 도입 및 발전사업, 또는 발전사업 임대업이 가능하도록 업종 코드 부여 등 정책 개선을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우리나라는 ‘2050 탄소중립’ 실현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다. 이는 우리들만의 약속이 아닌, 전세계와의 약속이다. 또한, 지구와의 약속이다. 성공적인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해 단순 목표치 설정이 아닌 국민, 기업, 지자체 등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현장감 있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한교 기자 (news@industr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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