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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지학회 김재국 회장 “BoT 시대에서 전지 분야 종합 쇼핑몰 역할 수행하는 학회될 것”
학술적 교류 및 산업과 학술의 가교 역할 수행… “다음 시대 준비할 발판 마련할 것”

[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지난해 창립 20주년을 맞이한 한국전지학회가 앞으로의 20년을 준비한다. 창립 21주년인 올해, 제16대 회장으로 부임한 전남대학교 신소재공학부 김재국 교수를 필두로 다음 20년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전지학회 김재국 회장은 “학회 초창기부터 현재까지 여러 곳에서 너무나 많은 분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지난 20년간의 발전이 가능했다”며, “이를 원동력 삼아 새로운 20년을 맞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재국 회장은 “학회장으로서 무언가를 이뤄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젊은 사람들이 다음 시대를 준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학회장으로서의 목표”라고 밝혔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일반적인 학회는 해당 분야의 학술적인 교류에 초점이 맞춰있다. 학문과 연구 종사자들이 각자의 연구성과를 공개 발표하고, 과학적인 타당성을 공개해 검토 및 논의한다. 한국전지학회는 이러한 학술적 목적에 실용적, 산업적 목적을 더했다. 단순히 학술적 교류뿐만이 아닌, 산업과 학술의 가교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전지는 전자기기의 우수한 에너지원일 뿐만 아니라 전기자동차의 동력원으로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있다. 앞으로는 더욱더 새로운 응용영역을 구축하며, 엄청난 발전을 거듭할 산업으로 주목받는 미래 사회의 에너지원이다.

이전과는 사뭇 다른 전지 분야에 대한 기대감에 한국전지학회 역시 마음가짐을 새롭게 했다. 4차 산업혁명이 주도하는 미래 사회의 주축이 되는 학문 분야로서의 전지기술에 대한 기초학문과 기술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회장은 “전지는 소재, 화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를 수반하는 산업”이라며, “이러한 다양한 전지 분야를 종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한국전지학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일종의 전지 종합 쇼핑몰”이라고 학회장으로서의 지향성을 밝혔다.

이를 위한 첫 행보로 올해 하반기 국내에서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전지산업 자체가 글로벌화된 상황. 해외에서 활약 중인 한국 기술자 및 학자들도 많다. 국내 전지 분야의 기술적 완성도 역시 세계에 견주는 수준이다. 국제 심포지엄의 국내 개최를 통해 한국 전지 분야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는데 일조하고 싶다는 포부다.

전지 분야의 미래를 위한 준비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제16대 학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전지 분야의 신진세력들을 학회 임원진으로 포진시킨 것이다. 전문 분야에 편중된 인물보다는 다양한 전지 분야를 아우르는 인재를 배치해 융합형 전지 분야 인재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김 회장은 “IoT(Internet of Things) 시대를 지나 이제는 BoT(Battery of Things), 모든 사물이 배터리로 연결되는 세상”이라며, “학회장으로서 무언가를 이뤄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젊은 사람들이 다음 시대를 준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학회장으로서의 목표”라고 말했다.

BoT, 모든 사물이 배터리로 연결되는 세상이다. 이러한 시대를 맞아 한국전지학회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이에 한국전지학회 김재국 회장을 만나 학술적, 산업적으로 중요성이 높아져가는 전지 분야 동향과 향후 대응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차전지 기술 패권주의를 맞아 그 어느 때보다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기술 및 시장우위 유지를 위한 우리나라의 대응방안은?

일본이 최초로 상용화한 리튬이온전지지만, 그 이후의 주도권은 주변 국가들로 분산된 상황이다. 소형전지 시장은 우리나라가, 중대형전지 분야는 내수시장 중심의 중국과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는 제품개발에 치중하는 우리나라와 일본의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향후 더욱 치열한 시장쟁탈전이 예상된다.

우리나라가 해당 분야의 기술 및 시장점유 우위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전기차에 이은 ESS까지 아우르는 중대형전지 시장의 글로벌 주도권 강화를 위한 노력이 필수불가결한 시점이다.

구체적으로는 기술 주도권 강화를 위해 정부주도의 지속적 R&D지원 강화, 다양한 응용 분야에 대한 맞춤형 기술개발 지원, 특히 우리나라의 기술수준 대비 약점으로 지적되는 소재 분야와 제어/계측장비 개발에 대한 지원이 매우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더욱 고도화되는 이차전지 기술 및 산업에서 국내 민·관·학에게 요구되는 대응방안은?

한중일 3국이 주도하는 지금의 이차전지 제조환경은 조만간 급격한 변화의 시기를 맞이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유럽, 미국의 기업들이 대규모 자동화 생산능력을 갖추는 노력 등이 감지되기 때문이다. 이는 향후 이차전지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글로벌 주도권을 유지하는데 매우 큰 위협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우리 기업들도 자동화 대량생산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정부는 금융지원을 통해 이러한 기업들의 시설투자에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로봇, 인공지능(AI)를 활용한 차세대 시장에 대비하는 기술경쟁력 확보도 시급하다.

또한, 리튬이차전지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관련 자원의 확보가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이미 지난 1년간 리튬 가격은 4배 이상 폭등했으며, 사용량이 늘면서 매장량이 빠르게 고갈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매장 자원이 적은 우리나라에게는 더욱 암울한 미래다. 이에 대비해 정부는 자원 순환에 대한 기술 및 해외 자원의 의존율을 낮출 수 있는 차세대 전지 연구개발 지원이 필요하다.

산업계와 학계의 원활한 소통을 기반으로 시장에 필요한 기술을 발굴하고, 공동연구를 통한 기술개발이 활성화돼야한다. 이는 정부기관 주도의 연구개발 노력을 통해 효율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최근 국내 배터리산업의 최대 관심사는 화재예방 등 안전성 강화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대부분의 화재사고는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발생하고 있다. 진동, 충격, 온·습도 등 작동 환경과 에너지 밀도를 기준으로 봤을 때, 전기차가 더욱 안전에 취약한 환경처럼 보이나 실제 사고 발생 빈도는 ESS에서 높다. 이는 인사사고로 연결되는 전기차에 더욱 철저한 검증과 관리가 적용되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배터리는 시스템 부품 중 하나만 이상이 생겨도 화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배터리뿐만 아니라 제어기, 릴레이, 퓨즈 등 부품에 대한 장기 내구성 검증이 필요하다. 아울러 전기차에 활용된 배터리 안전관리체계 및 기술이 ESS에도 적극적으로 적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배터리 사용량 증가에 따라 발생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폐배터리의 재활용 관련 표준화 정립도 시급한 문제다

먼저 정확한 용어 정리가 필요하다. 폐배터리 자원순환은 크게 재사용과 재활용으로 나눠진다. 재사용은 전기차의 폐배터리를 분리해 ESS 등의 전원으로 재사용하는 것이며, 재활용은 폐배터리의 양극활물질로부터 유가금속 회수, 혹은 양극활물질을 복원해 재활용하는 것이다.

최근 붉어진 폐배터리 처리 이슈로 인해 정부도 법규 및 규정을 제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환경부는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20년 11월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을 개정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전기차 폐배터리를 폐기물 종류 중 하나로 신설하고, 재활용사업 허가를 위해 필요한 기술 및 시설기준도 별도로 마련했다. 또한, 최근 환경부는 폐배터리 재활용 표준을 선점할 수 있도록 폐배터리 잔존 가치와 안정성을 평가하는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배터리 재사용의 경우에는 2022년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차 배터리 재제조 제품 시험평가·인증지원 기반 구축사업에 선정된 제주도가 ‘사용 후 배터리 재제조 응용제품에 관한 시험·인증체계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폐배터리 재활용에 대한 규정은 한국전지산업협회에서 규정한 리튬이온을 포함한 양극활물질의 기본 특성평가를 위한 화학적, 물리적 특성에 관한 국내 단체표준이 제정돼 있다. 또한, 국내 이차전지 관련 기업도 배터리 핵심소재 추출·재사용을 위한 연구개발을 활발히 진행 중이지만, 이에 관한 적합한 표준화 및 인증기준 제정이 미흡한 상황이다.

한국전지학회가 지난해 개최한 20주년 기념 추계학술대회 모습. 한국전지학회는 오는 6월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사진=한국전지학회]

폐배터리 재사용, 재활용 시장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대응전략은?

먼저 폐배터리 재사용의 경우, 실제 재사용되는 전기차의 폐배터리의 열화 원인이 매우 다양하고, 열화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폐배터리의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 국/내외 연구 기관에서 폐배터리 재사용을 위해 진단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 수준에서는 정확한 진단이 어려운 현실이다.

따라서 폐배터리 상태에 대한 정확한 진단, 재제조 제품이 얼마나 안전한지에 대한 인증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 재사용 전지를 사용하는 기업/개인에게 보조금 등을 지원한다면, 폐배터리 재사용 시장 성장의 촉진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폐배터리 재활용의 경우, 먼저 주요소재에 대한 가격추이, 자원 확보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리튬배터리 양극은 전지의 에너지 밀도를 결정하는 주요한 요소이며,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고가의 핵심 품목이다.

양극의 주원료인 니켈, 코발트, 망간, 리튬 등의 희소금속은 수입의존도가 매우 높고, 희소성과 지역편재로 인해 자원 확보에 어려움이 따른다. 특히, 양극재 원료의 수입의존도가 심각한 상황이며, 부족분의 90%를 중국에서 수입할 정도로 수입의존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최근 중국의 요소수 사태,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와 같은 국제적인 이슈가 발생해 원료 공급이 원할하지 않을 경우에는 양극재, 나아가 배터리 시장은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성장하는 배터리 시장과 함께 산업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원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폐배터리 재활용사업이 활성화되면, 이러한 관점에서의 자원 확보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사진 왼쪽부터) 한국전지학회 박찬진 총무이사(전남대학교 신소재공학부 교수)와 김재국 회장 [사진=인더스트리뉴스]

높은 해외의존도에서 벗어나고, 국내 이차전지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소부장산업에 대한 투자가 시급해 보인다

이차전지 공정기술, 제조기술 부문에서는 한국이 글로벌 넘버원이라는 것은 세계 어느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다. 이는 곧, 국내 기업들이 엄청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방증이다. 다만, 실제 제조설비를 제외하고는 주요 소재와 부품, 계측/검사장비는 거의 대부분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버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현재 우리가 가장 뒤쳐진 부분은 소재 분야 등 기초원천기술과 관련한 부분이다. 쉽게 말해 당장 수익이 나지 않는 곳에는 투자를 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차원에서의 투자가 필요하다.

소재/부품/장비 모두 장기 로드맵을 가지고 투자를 진행해야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는 부분은 계측/검사장비의 국산화라고 할 수 있다. 자원매장량과 밀접한 소재, 적용승인까지의 검증기간이 매우 긴 부품에 비해 계측/검사장비는 상대적으로 개발-적용까지의 시간이 짧고, 제조설비의 국산화가 이미 이뤄졌기 때문이다.

향후 이차전지, 충전 인프라 관련 기업들이 더욱 중점을 두고 개발해야 할 기술이나 관련 분야를 추천한다면?

전기차, 전기버스, 전기트럭 등 대용량 배터리가 장착된 차량 수요 증가로, 급속(고출력)충전 인프라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급속충전에도 성능과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과 공급이 필요다. 예를 들면, 로봇에 의한 충전, 무선충전(전자파) 등 다양한 환경노출에도 안전한 배터리, 충전기의 개발이다.

결국, BoT 시대의 화두는 ‘안전’이다. 특히, 이차전지 특성상 충전하는 동안과 완충된 상태로 유지되는 동안의 사고위험이 가장 높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충전 전후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기술확보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전지 상태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모니터링 하는 기술’, ‘검사/평가/진단하는 기술’, ‘BMS, PMS, ECU, EMS 등 여러 데이터 소스의 데이터들을 네트워킹하고 융합하는 기술’ 등이 중점적으로 개발해야할 기술방향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와 함께 에너지 밀도 향상(소재), 모듈/팩의 열적/기계적/공간적/구조설계, 효율적이고 최적화된 전력관리기술 등의 개발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한교 기자 (news@industr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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