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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인터뷰] 한국전기화학회 성영은 회장, “이차전지 산업 성장… 지속가능한 발전 전략 세워야”
기술집약적 성장과 경쟁력 강화 위해 지속적인 R&D 필요

[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세계 각국의 전략은 온실가스 감축을 넘어 산업, 경제, 라이프스타일까지 사회 전 분야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지속가능한 발전의 핵심 키워드로 ESG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친환경’이라는 키워드가 글로벌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역할이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본지는 한국전기화학회 성영은 회장을 만나 배터리 산업의 확대가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 바를 비롯해 전기화학회의 역할,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개선점 등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전기화학회 성영은 회장은 “미국이나 EU와 같은 글로벌 경제 선도 국가들이 기술적 우위를 수출장벽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이러한 흐름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삼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큰 화두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의견은?

지난 200년간 화석연료 중심의 산업화를 이룬 전 세계는 기후위기라는 환경재해에 직면하게 됐다. 이에 각종 국제협약과 규제를 통해 화석연료 중심의 산업 구조를 개편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한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

전 산업에 적용되고 있는 이러한 추세는 돌이킬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며 큰 도전으로 우리 앞에 놓여있다. 미국이나 EU와 같은 글로벌 경제 선도 국가들은 기술적 우위를 수출장벽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이러한 흐름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삼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활용할 필요가 있다.

태양광, 풍력, 수소와 더불어 전기차, 이차전지 산업은 지속가능한 발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다. 특히, 배터리 산업은 전동화와 무선화가 핵심인 미래 산업에서 시장을 주도하는 산업 분야가 될 것으로 보이며, 모든 사물이 배터리로 움직이는 BoT 시대의 개막도 예상할 수 있겠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서는 2025년에는 이차전지가 메모리 반도체보다 더 큰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이에 기술집약적 성장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속적인 R&D가 필요한 상황이다.

친환경, ICT 이슈 등이 배터리 산업 확대 배경과 맞물려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글로벌 산업은 전동화, 무선화, 친환경화, 탈탄소화 등의 큰 변화 속에 있으며, 전기차 그리고 이차전지 산업의 성장을 더욱 촉진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전기차 보급 확대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고 핵심 부품인 이차전지 또한 크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규모는 2020년 461억달러에서 오는 2030년에는 3,517억달러 규모로 10년간 8배 이상의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말 기준 국내에 등록된 자동차 수는 총 2,501만5,291대로 이중 전기차는 24만1,182대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자동차 100대 중 1대는 전기차라는 의미이기도 하고, 과거 기록과 비교해 보면 전기차의 점유율 확대 추세가 점차 빨라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차전지 산업 또한 전기차 확대와 맞물려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ICT를 활용한 전기제어 그리고 작동제어의 범위가 확대되면서 이차전지의 중요성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율주행차 등 차세대 산업 변화의 중심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전기화학회 추계학술대회 강연 현장 [사진=한국전기화학회]

이러한 시대적 요구 및 변화에 따른 한국전기화학회의 역할은?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친환경 에너지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며, 언택트 시대로의 전환을 위한 디지털 기술은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가 됐다. AI와 ICT가 결합된 자동차가 이차전지의 힘으로 도로를 달리고, 무한한 에너지원인 태양광·풍력이 주 에너지원으로 쓰이며, 신개념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기반한 메타버스 상에서 일상의 연결은 단순히 패러다임의 변화를 넘어 기술의 대혁신을 예고하고 있다.

그 혁신의 한가운데에 한국전기화학회가 있다. 한국전기화학회는 1998년 창립 이래 지난 20여년간 에너지, 환경, 바이오, 첨단 소재 분야 연구자들의 플랫폼 역할을 수행해왔다. △물리전기화학 △바이오·분석전기화학 △이차전지 △연료전지 △광전기화학 △커패시터 △재료전기화학 △환경전기화학 등 8개 분과에 1만여명의 회원들이 소통하고 교류하는 장으로서 국내외의 최신 기술을 소개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학문과 산업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 학회는 지금의 이차전지 기술뿐만 아니라 그 기반이 되는 각종 전기화학을 지원하고 있어 차세대 전지, 또 수소경제까지 이러한 역할을 이어갈 것이다.

배터리 산업에서 한국이 갖고 있는 강점과 위협, 그리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사항은?

우리나라 이차전지 산업의 강점은 제조기술과 공정에 있다. 고밀도 전극 및 전지설계 기술과 더불어 고속 양산 기술을 기반으로 한 배터리 제조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K-배터리 3사는 글로벌 전기차 기업에 이차전지를 공급하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고, 기업 간 협력을 기반으로 전기차 시장에 선제 대응하고 있다. 이에 내수에 집중한 중국기업보다 먼저 유럽, 미국 등 주요시장에 진출해 전기차용 이차전지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는 이차전지 소재, 부품, 원재료의 해외 의존도가 높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알루미늄 파우치, 분리막, 전극용 바인더, 전해액 첨가제 등 이차전지에 적용되는 일부 기초 부품·소재는 50% 이상의 매우 높은 일본산 의존도를 보이고 있으며, 음극 및 양극 소재는 중국을 비롯한 해외 부존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실정이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인플레이션 등 각종 국제적 문제가 부각되면서 심각한 원자재 부족과 가격 상승으로 피해를 겪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여기에 미·중 경제 갈등이나 최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등 자국 우선주의가 확대되면서 자유무역협정을 기반으로 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더욱 입지가 좁아지게 됐다. 결국 이차전지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전략자원 확보, 원료 및 응용소재 국산화 등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연구개발 전략이 필요하다.

한국전기화학회 학술 교류 현장 [사진=한국전기화학회]

배터리 소재 등 탈중국 움직임이 우리 배터리 소재 및 공급망 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할 것으로 예상하는지?

니켈, 코발트, 망간 화합물인 전구체는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양극재를 만드는 원료로 양극재 가격의 약 70%, 이차전지 전체 원가에서는 약 30%를 차지할 만큼 핵심재료이지만 한국무역협회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96%를 중국산에 의지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1~7월 배터리 핵심광물의 중국 수입 의존도는 수산화리튬 84.4%, 코발트 81%, 천연 흑연 89.6%등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원자재 생산에 있어서 전 세계적으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향후 수급 불안과 원산지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한국 이차전지 업계는 미·중 갈등 양상이 악화되면서 소재 공급망에 대해 다변화를 통해 탈중국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가격 경쟁력에서 앞선 중국산을 쉽게 대체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이차전지 생산 급증은 원자재 가격 상승 및 경쟁 심화로 이어질 가능성 있어 이를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한국전기화학회의 계획이나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있다면?

한국전기화학회는 미래로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전기화학 기술 혁신에 다시 한 번 앞장서고자 한다. 이를 위해 우리 전기화학회는 전기화학의 핵심 영역 8개 분과회와 학술연구위원회를 주축으로 에너지, 환경, 바이오 헬스 케어, 첨단 소재 분야의 원천 기술 교류와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더불어 회원들이 개발하고 보유한 원천기술이 학문적 성과로만 머물지 않고 산업현장에까지 응용될 수 있도록 산학협력위원회와 기술지편집위원회가 산학연 간의 가교가 되고 있으며, 우수한 연구 성과를 국내외에 널리 홍보해 우리의 전기화학 기술이 세계를 선도할 수 있도록 전문 인력의 양성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현재 중국 의존도가 높은 소재의 비중을 줄일 신소재와 차세대 전지 등 기술 개발에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전기화학회 성영은 회장 [사진=인더스트리뉴스]

배터리 산업 활성화를 위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바는?

이차전지 가격이 점진적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전기차가 화석연료 자동차 대비 경제성을 확보해야만 전기차 판매량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 상승은 향후 전기차 보급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기업의 안전한 원자재 공급망 확보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며,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 등 이차전지 핵심 소재 제조에 필요한 해외 의존도가 높은 광물자원은 정부 차원의 확보 지원이 필요하다. 또 국가 간 협력채널 확대, 자원 수출국과의 광산개발 프로젝트 참여 등의 지원을 통해 민간 해외진출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더욱이 중장기적으로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서는 현재 이차전지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차세대 이차전지 기술 확보가 필요하다. 중국 및 일본 등 경쟁국 이차전지 기업은 전고체·리튬황·리튬 금속 등 차세대 이차전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향후에도 시장주도를 위해서는 에너지밀도, 충전성능, 안전성, 저가격화 관점에서의 획기적인 개선이 가능한 차세대 전지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

2023년 배터리 산업 및 업계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이차전지 산업은 향후 5~10년 사이 가장 활발하게 성장할 것이고, 그만큼 경쟁력 확보가 중요한 핵심 산업이다. 국가 경제를 이끌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일자리를 비롯해 경제, 국가안보까지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주요국의 자국 중심 공급망 재편으로 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지금의 위기는 오히려 새로운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 K-반도체를 뛰어넘는 K-배터리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강점인 제조 능력을 더 강화하고, 잠재적 위기를 줄일 수 있는 기준과 정책을 마련해 우리가 확실한 주도권을 갖고 가야 할 산업이다.

[이건오 기자 (news@industr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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