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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생에 타이밍이 중요하듯 전기 기본요금 역시 타이밍에 좌우된다
  • 인더스트리뉴스 기자
  • 승인 2018.11.17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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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사용량요금으로 나뉜다. 휴대폰 요금과 같다. 휴대폰 요금은 어떻게 나뉘냐고 하면 청소년요금제, 어르신요금제, 72요금제, 무제한요금제 등을 말한다. 그러나 크게보면 기본요금과 사용량요금이다.

전력소비량과 최대전력간의 디커플링 추세 가속화

[파란에너지 김성철 대표] 먼저 전기요금 중 기본요금의 구조가 어떤 것인가? 전기를 얼마나 사용하건 사용하지 않건 상관없이 낸다. 전기를 사용하지도 않는데 왜 내나? 공장이나 건물이나 가정이나 처음 지어지면서 어느 정도 전기를 쓰겠다는 계약을 한다. 그것이 계약전력이다.

한국전력은 계약전력이 결정되면 그만큼의 전기선로와 보호장치를 구축해준다. 많이 쓰겠다고 계약전력이 높으면 그만큼 초기 구축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그런데 엄청나게 설치하고 전기사용을 하나도 안하는 일이 생겼다. 한 달에 100원어치만 썼다. 그러면 한국전력이 100원만 받아야 하나? 기본요금은 초기 구축한 고정 비용을 회수하는 요금이다.

최대수요 전력제어장치, Demand Control이라고 한다. 전기요금을 계량하는 한국전력 계량기 옆에 설치 하고 연결한다. 펄스신호를 통해서 전력소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받는다. [사진=dreamstime]

계약전력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피크전력을 기준으로 기본요금을 정한다. 시간대별 구분계량기(AMI)가 보급확대되면서 대상은 더욱 확대된다. 피크전력 기본요금은 또 무엇인가? 전기요금을 계량할 때는 15분 단위로 한다. 매 15분당 사용량을 측정한다. 한 시간이면 15분짜리가 4개이고 이것을 더해서 4로 나누면 시간당 사용량이 된다. 그런데 한 달의 기본요금은 15분 계측된 값을 기준으로 한다. 가장 높았던 15분 값, 그것이 그 달의 기본요금 기준 값이다. 15분 값이 높아지고 소비자들의 타이밍이 겹치며 집중될 때 국가적으로 전력피크가 발생하는 것이다.

평상시는 상관없지만 전기사용량이 주로 집중된다고 보는 7, 8, 9월은 문제다. 전기관리자가 고민했던 집중되는 시간, 특히 7, 8, 9월 사용량 집중이다. 그러면 이 때 채찍을 때려서 사용량을 줄이게 하면 되지 않을까? 그래서 고민한 것이 7, 8, 9월 15분 계측값을 해당 월의 기본요금 기준 값만이 아니라 1년, 12개월 내내 기본값으로 가져가는 것이다. 전기를 별로 안쓰는 3, 4월에도 높았던 7, 8월의 기준값으로 기본요금을 계산한다.

전기소비자들은 당연히 7, 8, 9월 사용량을 자제하려고 애를 쓰게 된다. 평소에는 피크가 500kW 정도 밖에 안 되는 곳이 8월 중순에 순간적(15분)으로 높은 800kW를 사용했다. 갑자기 더워서 냉방부하가동으로 전기사용량이 몰렸던 모양이다. 이제부턴 1년간 기본요금은 800kW를 기준으로 계산된다. 10월이나 3월에 전기를 가장 많이 써봤자 400~500kW이지만 그것과 무관하게 800kW에 해당하는 기본요금을 내야한다. 속이 쓰리지만 돌아오는 여름에는 조심해야겠다는 다짐을 할 뿐이다.

이를 도와주는 장비가 있다. 최대수요전력제어장치, Demand Control이라고 한다. 전기요금을 계량하는 한국전력 계량기 옆에 설치하고 연결한다. 펄스신호를 통해서 전력소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받는다. 받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얼마나 쓸지 간단한 예측을 한다. 작년 800kW를 올해는 700kW로 줄이려는 목표가 있다면 700kW에 육박할 때 알림을 준다. 그리고 세팅여부에 따라 전기설비를 제어한다. 꺼버린다는 말이다. 물론 중요도가 낮은 전기설비에 제어 명령이 가도록 세팅할 것이다. 그 설비의 전원이 꺼지면서 700kW가 될 뻔한 피크가 다시 690kW로 떨어질 것이다.

또 사용량이 올라가면 다음으로 중요도가 낮은 설비가 희생양이 된다. 공장이나 건물에 중요하지 않은 전기설비가 어디 있겠는가? 다 필요해서 쓰는 것인데. 전기요금 때문에 설비를 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예전에는 피크가 또 초과했다는 알림을 경광등이나 알람벨을 통해 줄 뿐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기요금 부담이 커지면서 설비에 직접 신호를 주어 꺼버리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 전기요금이 생산이나 공정보다 우선되는 세상이 오고 있다.

최근 전력소비량과 최대전력간의 디커플링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발전소를 짓는 필요성도 전력사용량 확보보다 최대전력 대응으로 가고 있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의 전력소비량 연평균 증가율이 1.8%인데 비해 최대전력 연평균 증가율은 3.1%로 두 배 가까울 정도이다. 정부의 최대전력관리를 위한 요금제 채찍이 다급해진 것이다.

우리나라가 어렵게 살던 1960~70년대 중 국가 전체 전력사용이 가장 높았던 계절이 언제였을까? 겨울이다. 겨울은 해가 빨리 진다. 5시만 되어도 조명을 켜야 한다. 당시 전기소비량이 많은 백열등은 목로주점(작사·작곡 : 이연실)의 가사처럼 30촉 백열등이 대부분이었다. ‘오늘도 목로주점, 흙바람 벽엔 삼심촉 백열등이 그네를 탄다.’

겨울철 초저녁부터 집이나 목로주점이나 삼삼오오 모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고, 이를 밝히는 조명은 전기사용을 집중시켰다. 세월이 흘러 조금 살기 좋아지자 더운 여름에 개울에 발을 담그고 부채질하며 버티던 사람들이 에어컨을 사기 시작한다. 국민소득도 올라가고 여름철 전기 사용량도 급증하게 된다. 이는 겨울철 조명사용량을 훌쩍 넘긴다. 한동안은 여름철 전기사용량에 대응하는 발전설비를 준비하고 건설하느라 바빴다.

최근 전력소비량과 최대전력간의 디커플링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발전소를 짓는 필요성도 전력사용량 확보보다 최대전력 대응으로 가고 있다. [사진=dreamstime]

그런데 더 잘살게 되자 추운 겨울에 편리한 전기를 사용하기 시작한다. 전기난방이다. 가정집에서 전기매트로 요금폭탄을 맞기도 한다. 이제는 전기사용량이 집중되는 계절이 바뀌었다. 12, 1, 2월이다. 겨울철에 발전기 여유가 없어진다. 이 시기에 맞춰 발전소를 지을 계획을 세우고 실제로 지어야 했다. 2009년부터 7년간 겨울피크가 여름을 한참 넘어섰다. 2016년은 초유의 이상고온 현상으로 8월에 85.2GW를 기록하며 다시 여름피크가 겨울을 넘어서는 듯 했다. 그러나 일시적인 현상으로 2017년부터 다시 겨울피크가 여름을 넘었으며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의하면 2031년까지 겨울피크가 여름을 한참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전기사용이 집중되던 7, 8, 9월을 분산시키기 위해 해당 월 최대 사용전력(15분)을 일 년 내내 월 기본요금으로 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제는 12, 1, 2월에 집중되는 것을 분산시키기 위해 채찍을 가해야 했다. 아니나 다를까 겨울피크가 4년 지속되던 2012년 1월 1일자로 전기공급약관 68조에 기본요금 산정 기준월로 12, 1, 2월이 추가되었다. 12, 1, 2월에 최대 사용전력(15분 기준)이 발생하면 그 값을 기준으로 1년 내내 월별 기본요금을 부과한다. 이제는 공장과 건물들이 겨울에 최고사용량이 나오지 않도록 관리해야 했다. 그러한 하드웨어인 최대수요전력제어장치(Demand Control)를 겨울에 적극 활용하게 된다. 생산을 줄여서라도 전기사용량을 관리하는 계절이 추운 겨울이 된 것이다.

이렇게 겨울에 채찍을 때리니 가장 아파하는 곳이 어디일까? 다른 때에 비해 유독 겨울철 사용량이 많은 곳이리라. 대표적인 곳이 스키장이다. 스키장은 겨울에 집중해서 전기가 사용된다. 그동안은 낮은 요금을 내다가 겨울철 2~3개월은 꽤 많이 사용하는 15분 사용량 만큼 기본요금을 낸다. 그것이 다른 계절에, 다른 달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그런데 2012년 1월 1일 이후 하루아침에 겨울 전력피크 사용값이 일년내내 모든 달의 기본요금 기준값이 되고 말았다.

웬만한 스키장들이 수억에서 수십억 원의 추가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그러면 스키장은 반응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세 가지 반응이 있지 않을까? 먼저는 스키장을 접는다. 그렇지 않아도 장사가 안 되는데 고정비가 늘어나면 어쩔 수 없다. 손해 보는 사업을 할 수 없으니 다른 사업을 알아보는 수밖에. 나라에서 반길 일은 아니지만 어쨌건 피크타임에 수요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채찍에 효과를 본 것이다. 물론 이는 극단적인 이야기이다. 두 번째 반응은 무엇일까? 스키장에서 겨울에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이유는 눈을 만들기 위해서다. 그동안은 전기요금 부담이 없으니 눈을 펑펑 만들지 않았을까? 전기사용량보다 영업이 중요하니까.

그러나 이제는 적정량의 눈 생산, 경제적 눈 생산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다. 고객들의 민원이 발생하지 않는 눈높이는 어느 정도인가 TFT를 구성해서 연구하지 않을까? 그렇게 해서 겨울철 전기사용을 줄여 피크를 낮추기만 하면 1년 내내 전기요금을 절감할 수 있으니 말이다. 세 번째로 나올 수 있는 반응이다. “눈을 만드는데 꼭 전기만을 써야 하는가? 가스로 가동되는 설비는 없는가?” 이러한 사장님의 말씀에 한 직원이 대답한다. “독일의 모회사로부터 LNG로 가동되는 설비를 검토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격이 너무 비싸서 검토하다 포기했습니다. 전기를 사용하는 설비가 훨씬 경제적이었습니다.” 사장님이 1초도 지체하지 않고 바로 답변하신다. “그래? 지금은 달라졌잖아, 다시 검토해봐” 그리고 다음 해부터는 가스설비가 겨울철 눈만드는 일을 하게 되었다. 초기 투자비는 좀 들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전기요금 절감이 주는 효과가 훨씬 큰 것을 본 것이다. 수요관리(DSM)의 수요반응(DR)중 요금기반인 채찍의 효과는 이렇게 나타나고 수요측 반응을 통한 발전소 건설 회피를 이루어 냈다.

일반적으로 변압기 용량이 계약전력이 된다. 대부분 일반용 빌딩들은 변압기 용량에 미치지 않는 전기를 사용한다. 전기의 사용이 계절이나 시간에 따라 달라지지만 변압기 용량의 평균 60% 미만의 수준이다. 그러니 피크전력이 발생해도 계약전력 이내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면 계약전력은 높아도 피크전력이 아주 작으면 기본요금도 아주 작지 않을까? 예를 들어 전기를 가장 많이 썼다는 피크시간대 전력이 변압기 용량의 10% 미만이라면 기본요금도 그 기준으로 내니 좋을 것 같다. 건물 지어놓고 그렇게 전기를 사용한다는 것은 건물이 거의 공실이라 사용자가 없다는 것이니 좋아할 일은 아니지만 말이다. 전기요금 측면에서는 잠시 그런 생각을 해볼 수 있다.

그러나 한국전력 입장에서 양보할 수 없는 일이다. 건물에 설치되어 있는 10배 크기의 변압기 용량에 맞춰 기초공사, 선로작업, 결선과 보호설비 등등이 초기투자 되었다. 그래서 기본요금의 하한선을 변압기 용량인 계약전력의 30%로 정해놓았다. 계약전력의 30% 미만 전력피크 수준이라도 최소 기본요금은 계약전력의 30% 값을 기준값으로 한다. 혹시 30%가 한전의 초기투자 손익분기점인가? 그건 알 수 없지만 그걸 탓하기보다 빨리 건물 공실을 채우고 가동률을 올려 변압기 80% 이상까지 채우는 것이 급하다.

[인더스트리뉴스 기자 (webmaster@industr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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