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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의 신재생에너지 정책 수정, 의미 있는 변화는?
정부,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및 명확한 기준 확보 노력 필요해

[인더스트리뉴스 최기창 기자]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이 다소 주춤한 가운데 신재생에너지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유럽연합(EU)의 정책 수정이 눈에 띈다. 특히 교토의정서 만료 시기인 2020년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EU의 선제적인 움직임은 큰 의미가 있다.

개정된 RED, EU의 자신감

지난 2009년 EU는 재생에너지 지침(EU Renewable Energy Directive, 이하 EU RED)을 발표했다. EU 국가들이 공동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에너지 수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EU는 RED를 통해 최종 에너지 소비, 발전량, 냉난방, 수송 등에 대한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 및 계획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더불어 각 회원국들은 EU RED의 내용과 실행 계획을 자국의 법률에 반영하는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 정책을 의무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특히 2020년까지 EU 전체 최종에너지 소비 중 재생에너지 비중을 20%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더불어 모든 EU 국가들이 수송 분야에서 202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율을 최소 10%를 달성해야 한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EU의 신재생에너지 정책 변화가 정부의 에너지정책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사진=dreamstime]

하지만 지난해 12월 새로운 EU RED 개정안이 시행됐다. 가장 큰 골자는 재생에너지 비율을 더욱 높이는 것이었다. 이번에 시행 중인 RED는 재생에너지 목표치를 2030년까지 32% 이상으로 더욱 향상했다. 또한 2023년 중간 검토를 통해 목표를 더욱 상향 조정할 수 있다는 단서도 달았다.

이에 따라 EU 국가들은 2021년부터 2030년까지의 국가 에너지 및 기후변화 계획(10-year National Energy & Climate Plans; NECPs)을 의무적으로 다시 세워야 한다. 아울러 2019년 12월 31일까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에 에너지 전환 달성을 위한 최종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이는 EU가 현재 신재생에너지의 글로벌 리더인 것을 강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신기후체제이자 교토 의정서 이후의 국제 환경 시스템인 파리 협정에서 온실가스를 줄여야 한다는 의무감도 녹아 있다. EU의 자신감과도 연결된 셈이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차세대 바이오 연료

EU가 이번 개정안을 통해 특히 신경을 쓴 부분은 냉난방 및 수송 부분이다. 이 분야가 연간 에너지 소비량의 5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EU는 이를 위해 제23조와 제24조를 신설했다. 제23조에서는 냉난방 부문에서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고, 재생에너지 이용을 주류로 편입시키겠다는 목적을 담고 있다. 특히 회원국별로 냉난방 부문의 재생에너지 이용 비중을 매년 1.3%씩 증가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제24조에서는 지역냉난방 공급자들이 최종소비자들에게 재생에너지 이용 비중 정보 및 에너지 효율 성능 정보 등을 제공하도록 명시했다.

수송 부문에서 바이오 연료 관련 기준을 강화한 것도 눈에 띈다. 바이오연료가 온실가스 감축에 적절하게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우선 바이오 연료의 친환경성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했다. 그러나 무분별한 바이오 연료 사용이 생물다양성을 훼손한다는 것과 산림 개간 등 토지 이용변화를 초래해 오히려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비판도 수용했다.

특히 폐식용유, 동물성 지방, 에너지 작물, 농업 잔류물, 산림 잔류물, 목재 폐기물 등을 차세대 바이오 연료로 구분한 뒤 이들의 보급을 장려하는 내용을 담았다. 전통적 바이오작물이 간접적 토지 이용 변화(Indirect Land Use Change) 등을 초래해 다양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밀과 옥수수, 사탕수수 등의 연료 전환 사용 비중을 7%로 제한했다. 또한 2023년부터 2030년 사이의 점진적 변화를 거쳐 이들을 완전히 퇴출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온실가스 감축은 이미 세계적인 관심사가 됐다. [사진=dreamstime]

EU의 변화,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EU의 변화는 우리에게도 의미가 있다. 우리의 에너지 전환이 아직 미진하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제도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냉난방 및 수송 부분에 대한 신재생에너지 보급 계획과 정책이 상대적으로 미흡하다.

국회입법조사처도 관련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가 다양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EU와 달리 수송용 바이오 연료의 친환경성을 인정하기 위한 지속가능성 기준 등이 규정돼 있지 않다”며, “친환경적 에너지 전환이라는 제도 도입 취지 달성 여부를 평가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냉난방 부문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구체적인 움직임이 필요해 보인다. 다양한 조사를 통해 명확한 공급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 수립 및 관련 정책 마련을 발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 물론 관련 산업계의 의견을 듣는 과정도 필요하다. 특히 공급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차세대 바이오 연료 활용에 대한 연구와 입법 절차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정부가 EU의 신재생에너지 정책 변화를 기준 삼아 새로운 에너지 전략을 내세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최기창 기자 (news@industr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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