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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힌남노’ 이겨낸 해상태양광, 상용화 초석 다져
하중 및 응력 집중 피하는 구조물 설계로 높은 파고, 강풍에도 ‘이상 무’

[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여전히 수상태양광의 안정성에 의문을 표하는 이들이 많은 가운데, 최근 수상태양광의 안정성을 입증할 수 있는 유의미한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이미 태풍 등 자연재해에서도 수상태양광발전소의 안정성을 입증하는 사례는 여러 차례 있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2년 최대풍속 40m/s로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볼라벤’을 끄떡없이 견뎌냈던 합천댐 수상태양광이 있다.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지나가고 난 후, 부산 해운대 앞바다에 설치된 해상태양광 실증단지 모습. 방파제의 철제 펜스가 뜯겨져 나갈 정도의 강풍이었지만, 해상태양광발전소 구조물에는 어떠한 파손도 발생하지 않았다. [사진=신라대 손창식 교수]

그러나 이번 사례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저수지, 강 등에 설치하는 기존의 수상태양광보다 더욱 가혹한 환경조건인 해상태양광에서의 발생 사례라는데 있다. 잔잔한 수면 위에 부상한 발전소가 아닌, 거친 해양환경에서 거센 태풍을 견뎌낼 수 있음을 입증함으로써 향후 국내 수상태양광 활성화뿐만 아니라 해외 수출 시장 개척에도 매우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6일 한반도 남부를 강타한 제11호 태풍 ‘힌남노’에도 부산, 거제 해역에 설치된 해상태양광 실증단지가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해상(내해, 근해) 환경에 적용 가능한 태양광 모듈 및 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새만금(200kW), 시화호(200kW), 부산(100kW), 거제(500kW) 등 4개소에 총 1,000kW 규모로 에너지기술평가원의 해상태양광 국책과제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오는 2023년 11월까지 약 17개월간 진행되는 국책과제에는 주관연구개발기관인 스코트라를 비롯해 한국남동발전, 신라대학교, 오토렉스이엔에스 등의 산학연에서 공동연구개발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신라대학교 손창식 교수는 “R&D사업인 만큼, 서로 다른 해상환경에서 적용 가능한 해상태양광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한 실증단지를 조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수상태양광은 설치장소의 유향과 풍속, 파고 등 제각각 작용하는 응력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돼야하며, 이번 실증은 각기 다른 해양환경에서의 안정성 검증을 위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새만금과 시화호는 방조제 안쪽인 내해, 부산과 거제는 앞바다인 근해에 해상태양광을 설치해 환경별 실증사이트를 구축했다. 또한, 다양한 해상환경에서의 실증데이터를 얻고자 거제와 부산도 같은 근해라도 서로 다른 해상환경을 보이는 장소로 사이트를 구축했다.

손 교수는 “부산의 경우, 일반적인 기상 상황에서도 매우 거친 해상환경을 제공하는 장소”라며, “때문에 다른 실증단지는 모듈을 부착한 완성된 해상태양광발전소를 지속해 운영했지만, 태풍의 영향이 가장 강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산은 모듈을 제거한 뒤, 태풍 영향권에서 해상태양광 구조물이 견딜 수 있는지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태풍 힌남노가 부산을 지나갔던 오전 6시경 부산 해상태양광 실증단지 CCTV 화면. 거친 파도와 바람에도 구조물이 안정적인 형태로 자리 잡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CCTV 화면 캡쳐]
태풍 힌남노가 부산을 지나갔던 오전 6시경 새만금에 설치된 해상태양광 실증단지 CCTV 화면. 모듈까지 부착된 상태로, 단 한 장의 파손도 발생하지 않았다. [사진=CCTV 화면 캡쳐]

힌남노는 6일 오전 4시 50분경 경남 거제 부근에 상륙한 뒤, 2시간여만인 오전 7시 10분경 울산 앞바다로 빠져나갔다. 오전 6시 행정구역상 부산 기장군인 부산 동북동쪽 10km 지점을 지날 때의 최대 풍속은 40㎧에 달했다.

이처럼 강한 바람으로 인해 각종 시설물이 피해를 입었지만, 부산 해운대 앞바다에 설치된 100kW 규모 수상태양광발전소는 어떠한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모듈이 제거된 상태였음을 감안해도 매우 유의미한 결과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손 교수는 “먼 바다를 기준으로 하는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오전 6시 파고는 7m에 달했다. 보통 수심이 낮아질수록 파고가 높아지기 때문에 해상태양광이 설치된 곳의 파고는 더욱 높았을 것”이라며, “해상태양광발전소 실증단지가 설치된 바로 옆 방파제의 철제 펜스가 휘어지고 파손될 정도로 피해를 입었지만, 발전소 구조물은 파손 등 이상이 발생한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해상태양광발전소가 태풍 힌남노를 견딜 수 있었던 원인은 다각도에서 발생하는 외력에도 견딜 수 있도록 한 설계에 있다. 일체형이 아닌, 외력에 구조물이 따로따로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함으로써 거센 파고와 풍속에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것이다. 또한, 앵커 역시 하중 및 응력 집중을 피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점도 역대급으로 평가받는 태풍을 견딜 수 있었던 요인으로 꼽힌다.

해상태양광발전소가 태풍 힌남노를 견딜 수 있었던 원인은 다각도에서 발생하는 외력에도 견딜 수 있도록 한 설계에 있다. 구조물이 따로따로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함으로써 거센 파고와 풍속에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사진=CCTV 화면 캡쳐]

여기에 주관연구개발기관인 스코트라의 역할도 컸다. 스코트라가 개발한 자동차가 밟고 지나가도 깨지지 않을 정도의 내구성을 보유한 부력체와 고내구성 브라켓 등 해상용 구조물이 적용돼 한층 안정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스코트라 이건식 부사장은 “조류, 파도, 염분 등 태양광에 가혹한 환경조건으로 인해 세계적으로도 도전적인 목표 중 하나인 해상태양광에서 얻은 유의미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실증데이터를 확보해 수상태양광 시장 활성화에 일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구조물의 안정성을 검증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한 만큼, 향후 모듈이 부착된 발전소의 안정성을 검증할 수 있도록 R&D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이번 실증데이터 확보가 국내 수상태양광 시장 활성화뿐만 아니라 세계 수상태양광 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부사장은 “우리나라는 지난 2012년 한국수자원공사가 세계 최초 상용화 모델인 500kW 규모 합천댐 수상태양광을 조성하며, 세계 수상태양광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며, “환경오염 등 거듭된 이슈로 국내 수상태양광 시장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사이, 무게추가 일본, 대만 등으로 옮겨진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해상태양광 실증과제는 전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선도적인 시도”라며, “실증과제에서 나타난 성과가 객관적으로 평가받아 우리나라가 다시 한 번 전세계 해상태양광의 선두주자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한교 기자 (news@industr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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