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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브이피피랩, 제주서 사용후 배터리 활용한 ‘ESS-V2G’ 시스템 구축
고난이도 풍력 발전량 예측시험 통과… 연내 500MW 데이터 확보 계획

[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제주특별자치도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자연유산에 등록된 대표적 관광지로 유명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재생에너지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기도 하다. 특히,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탄소없는 섬(CFI: Carbon Free Island)’을 목표로 풍력, 태양광을 비롯한 청정에너지와 전기차 전환에 있어 가장 역동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

브이피피랩이 구축한 제주첨단과학단지 내 마이크로그리드 및 V2G 실증 현장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제주는 지난 2020년 기준, 신재생에너지 설비용량 비율이 36%,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율이 16.2%를 차지하는 등 같은 기간 전국 신재생에너지 설비용량 비율 11.9%와 월등한 격차를 보일 정도로 재생에너지 확대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에 재생에너지 간헐성 문제 해결, 분산에너지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 에너지 신산업 발굴의 최적지로 주목받고 있다.

IEA 재생에너지 보급단계 기준으로 현재 제주는 간헐적 출력제어가 발생하는 유연성 이슈 단계에 있으며, 전력계통 안정성 문제를 비롯해 유연성 자원 확보, 소규모 발전량 모니터링 등 여러 가지 대책 마련이 요구되는 시점에 와있다.

이에 정부에서도 ‘지역 주도의 분산에너지 활성화 대책’을 꺼내며 제주를 중심으로 △지역 주도의 에너지 시스템 실현 △분산형 에너지 인프라 구축 △재생에너지 출력 최소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분산자원의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지역을 분산에너지 특구로 지정해 통합발전소(VPP, Virtual Power Plant)·배전망운영자제도(DSO, Distribution System Operator) 실증, 생산자·소비자간 직접 거래 등 전력거래 특례 등을 허용할 계획에 있다.

본지는 제주에 본사를 둔 브이피피랩(VPPlab)을 찾아 제주첨단과학단지 내에 구축된 마이크로그리드 및 V2G 실증 현장을 살펴보고, 브이피피랩 차병학 대표와 분산에너지 및 VPP 시대의 방향성과 전망, 변화되고 있는 에너지 산업에 대한 개선점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차 대표는 “당사는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을 시작으로 실시간 전력 시장, VPP 등 수요반응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라고 소개하며, “제주에너지공사, 신안그린에너지 등 전력중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풍력 중 유일하게 발전량 예측으로 수익을 내고 있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사용후 배터리를 재사용한 ESS-V2G 전기차 충전시스템 구축 현장 [사진=인더스트리뉴스]

국내 최초 풍력 발전량 예측제도 시험 통과… 총 200MW 규모 운영

브이피피랩은 지난해 11월, 풍력발전기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연계한 발전소가 국내 최초로 전력거래소에서 시행 중인 전력중개사업 발전량 예측제도 등록시험에 통과한 바 있다. 이로써 제주 동복북촌 풍력발전단지를 비롯해 실증 포함 풍력만 200MW 이상 발전량 예측 데이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차 대표는 “제주에너지공사, 한전KDN, 제주대학교 등과 VPP 시스템 구축 관련 에너지기술평가원 과제에 선정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브이피피랩은 과제 중 VPP 및 전력거래플랫폼 구축을 담당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개설 예정인 실시간 전력시장 참여를 위해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브이피피랩의 대표적인 전력 솔루션은 VPP 기술 기반의 데이터 모니터링 및 전력중개 플랫폼 ‘flow’다. 태양광보다 발전량 예측이 까다로운 풍력 발전량 예측제도 등록시험에 통과되면서 기술력을 입증했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풍력·태양광 등 주요자원의 특성을 고려한 AI 학습 예측 모델로 더욱 정확한 발전량 예측을 지원하고, 전력중개 입찰서와 보유자원별 분석 보고서를 자동 생성하는 등 편의적인 기능도 갖추고 있다.

브이피피랩은 발전량 예측 부분에서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고 언급한 차 대표는 “현재 발전량 예측 기술 기반 소규모 전력중개사업과 플러스DR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며, “연내 500MW까지 규모를 늘릴 계획이고, ESS 운용기술 기반 V2G 서비스 역시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제주형 분산에너지 추진협의체 출범식 현장. 브이피피랩이 '제주형 분산에너지 추진협의체' 위원사로 위촉됐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마이크로그리드 및 V2G 실증… 리유즈 ESS-V2G 시스템 구축

제주첨단과학단지 내에 구축된 마이크로그리드 및 V2G 실증 현장에는 사용후 배터리가 적용된 ESS가 설치돼 있다. 엔지니어링 전문기업 대경엔지니어링, 전기차배터리 플랫폼 전문기업 피엠그로우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총 2년 간 사용후 수명이 다한 배터리를 ESS로 재사용, V2G 충전기를 활용해 전기차와 양방향으로 충·방전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사용후 배터리를 재사용한 ESS-V2G 전기차 충전시스템 연계 규제샌드박스(실증특례)를 신청해 승인이 이뤄져 구축·운영 중에 있으며, 산업부는 컨소시엄이 신청한 과제에 대해 “사용후 배터리를 활용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 실증특례를 부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차 대표는 “이번 특례를 통해 사용후 배터리의 효과적인 활용과 재생에너지를 통한 전기차 양방향 충전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행 기준으로는 사용후 배터리 제품에 관한 안전성 검증 제도가 미비하고, 재사용 ESS에 대한 ‘사용전 검사’ 규정이 부재해 이와 같은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실증특례 사업을 통해 사용후 배터리 재사용과 충·방전을 통한 안정적인 전력 공급으로 자원순환 및 친환경 에너지 공급률 제고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부연했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브이피피랩은 VPP 등 관련사업 전개에 있어 신제품 배터리보다 초기비용을 낮출 수 있는 다양한 사용후 배터리 활용 사업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사용후 배터리 및 BMS(Battery Management System)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경제성을 갖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브이피피랩 차병학 대표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최근 출력제어, 출력감발 등 전력 관련 이슈가 있었다. 이와 관련해 의견이 있다면?

계통 운영자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부분이 분명 있었을 것이다. 사업자들이 이해하고 감당해야 하는 부분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다만 보상이나 사후 대책, 그리고 서비스를 통한 해결 방법 역시 사전 논의를 통해 풀어나갈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부분에서 시장을 조금 더 믿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기업들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분산에너지, DR, 발전량예측 등 제주에서 먼저 시행되고 있는 미래 에너지 산업에 대한 의견과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제주는 풍력·태양광과 같은 재생에너지를 비롯해 전기차, 충전소 등 에너지 분야에서 분산자원을 풀어낼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초기부터 재생에너지가 많이 보급되고 있었고 육지와 달리 출력제한 등의 이슈도 먼저 나타나고 있어 브이피피랩의 솔루션을 가장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제주는 2007년부터 스마트그리드 실증을 시작하는 등 새로운 전력시장에 대한 준비를 일찍부터 해왔다. 또한, VPP 사업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나라의 제도나 정책이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가 가장 먼저 적용 및 시행되고 있다.

그만큼 에너지 신산업과 관련된 제주 실증 사업들은 우리나라 미래 에너지 산업의 첫 단추와 같아 지속적인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 제도적인 부분에서도 충분히 논의된 내용들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고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으로 새롭게 시도하는 에너지 사업에 힘이 실리길 바란다.

브이피피랩의 향후 계획은?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으로 출발한 브이피피랩의 여정은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어떻게 잡을지, 그리고 추가적인 밸류를 어떻게 만들지 풀어나가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현재 풍력 발전량 예측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데, 더불어 DR 등 수요관리 사업, 나아가 탄소 감축과 관련한 RE100, 배출권 사업까지 연계해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VPP가 에너지 산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될 날이 머지않았다. 브이피피랩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부분도 분명히 있을 것이고 시장에서 요구하는 바도 있을 것이다. 단기적으로 다가오는 실시간 전력시장 개설 시 활발하게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할 계획이고, 다가오는 VPP 시대를 선도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실력을 키워나가도록 하겠다.

[이건오 기자 (news@industr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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