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이슈
태양빛 머금은 건축물, 새로운 트렌드 이끈다
심미성·발전효율 높인 제품의 시장 진출, 2020년부터 ‘제로에너지건축 의무화’ 시행 등 무한한 성장잠재력 갖춘 산업으로 주목

[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건축물을 짓는다고 가정해보자. 인류가 탄생하고 문명이 발생하던 시기라면, 단순히 생존에 필요한 기능만 있는 주거지를 떠올릴 것이다. 2020년에 와서는 어떠한가. 튼튼한 건 기본이고, 아름다워야 한다. 더불어 다양한 기능까지 포함된 이미지를 떠올릴 것이다.

기술의 발전은 생활전반에 진화를 불러왔고, 이들은 전통적으로 하나의 역할만 부여받았던 과거를 지나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생활전반에서 ‘패러다임의 전환’이 발생한 것이다. 건축물 역시 마찬가지이다. 전기의 탄생 이후, 에너지 소비의 주체로만 활동해왔던 건축물은 이제 직접 에너지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정부는 2020년부터 이전까지 단위 건물을 대상으로 추진하던 제로에너지화를 지구단위 및 도시단위 규모까지 확대, 2030년에는 연면적 500㎡ 이상 민간 및 공공 모든 신축 건축물로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사진=dreamstime]

컬러(Color) 입은 BIPV, 건축 외장재로 발전하다

‘건물일체형 태양광(Building Integrated Photovoltaic System, BIPV)’에 대한 관심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부지부족, 주민수용성 등 국내 지리적 특성상 한계가 지적됐던 육상태양광에 대한 대체제로 꾸준히 거론되던 태양광 특화산업이다.

그러나 높은 주목도에 비해 그동안의 BIPV 시장은 기대만큼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진 못했다. 기존의 건축 외장재를 대체하기엔 너무 비싸면서 태양전지가 보유한 짙은 청색뿐인 투박한 색상은 건축물 준공 시 심미성이 떨어지는 제약이 있었다. 또한, 고정된 각도로 인해 일반태양광발전소에 비해 발전효율도 떨어져 경쟁력이 약했기 때문이다.

이에 제조기업들은 건축 외장재로서의 가치를 높이고, 발전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기술개발을 진행했고, 다양한 제품의 등장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컬러 BIPV를 통해 BIPV의 심미성이 대폭 개선됐고, BIPV가 건축 외장재로서 자리를 잡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다양한 광학기술 및 표면처리기술과 나노기술을 접목한 컬러 BIPV 모듈은 태양전지를 전면유리 뒤에 배치하며, 일반 건축자재와 외관상 구분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이다.

발전효율 부분에 있어서도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BIPV는 낮은 태양전지 효율로 인해 시장 확산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반도체 등 관련 산업에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를 중심으로 모듈 효율을 높이기 위한 각고의 노력이 진행돼왔고, 최근에 이르러 이를 뒷받침할 성능의 제품들이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

에너지 ‘제로(0)’에 도전하는 건축물

국내 BIPV 시장에 있어 2020년은 매우 특별한 해로 기억될 듯하다. 바로 ‘제로에너지건축 의무화’가 본격 시행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2020년부터 이전까지 단위 건물을 대상으로 추진하던 제로에너지화를 지구단위 및 도시단위 규모까지 확대했다.

올해부터 건축 연면적 1000㎡이상 공공건축물은 신·증축, 또는 개축 시 의무적으로 예상에너지 사용량의 일정비율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해야 한다. 공급의무비율은 2016년 18%에서 매 2년 주기로 단열기준을 강화해 올해 30%까지 확대된다. 아울러 2025년 500㎡ 이상 공공건축물, 1000㎡ 이상 민간건축물 및 30세대 이상 공동주택이 의무화 대상으로 확대된다. 2030년 연면적 500㎡ 이상 민간 및 공공 모든 신축 건축물로 확대 시행될 예정이다.

지난해부턴 BIPV 설치 방식에 따라 설치비 지원도 확대했다. 외벽 수직형에 70%, 지붕 일체형에 50%의 설치비를 지원한다. 올해는 초기시장 창출을 위해 보급사업 우선 선정의 혜택을 지원하고, 신제품 KS 인증 비용을 80%까지 지원한다.

이러한 움직임에 서울시도 동참했다. 최근 서울시는 국내 지자체 최초로 총 10억원을 투입해 민간 건물에 ‘건물일체형 태양광’ 설치 시 보조금을 최대 80%까지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모집분야 역시 신기술형, 디자인형, 일반형 등 다양하다. 태양광 분야 신기술 개발을 유도하고, 건축 디자인 개선 방안 연구·분석 등 지원사업을 계기로 BIPV가 서울시 주요 태양광 사업 중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이다. 서울시를 도화선으로 BIPV에 대한 지자체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점차 확산될 전망이다.

‘RE100’, ‘탄소인증제’ 등으로 인해 글로벌 기업들은 사옥, 공장 등에 태양광을 설치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와 맞물려 향후 BIPV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애플]

지원 규모보단 올바른 정책 방향 설정이 선행돼야

정부 및 지자체의 공격적인 정책적 지원이 이어지고 있지만,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동기는 좋지만, 방향이 잘못됐다는 아쉬움의 목소리이다. 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해 펼쳤던 기존의 정책을 BIPV에도 적용하기엔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다.

BIPV 업계 관계자는 “서울시는 2월 26일부터 3월 20일까지 시범사업 참여자를 모집한다”며, “건축물은 보통 연 단위로 시공 기간을 계획하고, 그 사이 수많은 변수가 발생한다. 현재의 지원사업 신청시기는 BIPV와는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연중 4번으로 지원사업 신청시기를 나눠 설정하는 등 건축 계획에 맞춘 방향 설정 등 BIPV에 대한 현실적인 지원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BIPV는 건축 외장재인 만큼 에너지가 아닌 건축으로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또 다른 BIPV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 비해 시장 규모는 많이 확대된 상황이지만, 아직 부족하다”며, “수요가 늘어나 공급이 증가하게 되면 대량 생산을 통한 단가하락으로 시장경쟁력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태양빛 머금은 건축물, 성장잠재력 ‘무궁무진’

국내 BIPV 시장은 2017년 323억원에서 2023년 5,218억원으로 연간 약 60%씩 시장규모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 세계 시장 전망 역시 매우 밝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17년 550MW(10억 달러 규모) 규모였던 전 세계 BIPV 시장이 2022년 2,140MW(34억 달러), 2026년에는 5,587MW(76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BIPV는 태양광 기술과 건축 기술이 융-복합돼야 하는 첨단산업으로 독일, 미국 등의 태양광발전 선진국에서도 아직 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기업은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태양광 특화산업인 BIPV는 성장잠재력이 무궁무진한 블루오션 산업이며,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첨단산업이다.

서울시 BIPV 보급사업을 추진하는 서울시 김호성 녹색에너지과장은 “BIPV는 미세먼지나 탄소배출 걱정이 없는 친환경에너지로 전기요금 절감 등 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도시 미관까지 살릴 수 있는 발전시스템”이라며,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차세대 태양전지인 ‘건물일체형 태양광’ 국내 산업 발전을 위한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한교 기자 (news@industrynews.co.kr)]

[저작권자 © 솔라투데이 탄소제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한교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