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에너지 전환이라는 대전제 아래 신재생에너지발전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친환경에너지 생산뿐만 아니라 생산된 전력의 효율적인 저장과 활용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수소’는 이러한 신재생에너지 확산을 뒷받침할 핵심 에너지 저장·전환 매개체로 주목받고 있다.
‘수전해(水電解)’는 물을 전기로 분해해 수소를 얻는 기술이다. 전통적인 화석연료를 통해서도 수소를 생산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기에 우리는 이를 ‘그레이수소’와 ‘블루수소’라고 부른다.
탄소배출 저감이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서 최근 주목받는 수소가 바로 ‘그린수소’이다. 재생에너지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하며,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재생에너지의 잉여 전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 수전해 시장은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기술은 개발되고 있지만, 상용화까지는 멀기만 하다. 핵심 부품과 시스템도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이시스템 신주엽 수석연구원은 “연료전지 분야에서는 선도적인 자리에 위치한 우리나라이지만, 수소 생산 분야는 아직 산업 구축이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은 초기 시장 단계”라며, “특히,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적인 전력 변동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PEM(양이온 교환막) 수전해 기술은 차세대 기술로 분류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상용화 수준이 미흡해 해외 제품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시스템은 이러한 시장의 문제점을 해소하고,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2023년부터 수소에너지사업에 진출, 국산 생태계 구축 및 시스템 국산화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유에너지와 손을 잡았다.
유에너지는 태양광과 ESS를 이용해 DC 그리드를 구축한다. 전력 효율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DC 모듈을 통해 배터리로 DC 전력을 공급하고, DC/DC 컨버터를 통해 스택에 전원을 공급하는 방식을 적용한다. 신재생에너지 전력을 공급하고 전체 시스템을 구축하는 역할을 맡는 것이다. 현재 유에너지가 태양광을 설치한 완도 실증지에서 이스템과 함께 수전해 실증 테스트를 준비 중이다.
이시스템의 핵심 전략은 두 가지다. PEM 방식의 강점을 극대화해 기존 태양광-수전해 시스템의 필수 요소였던 ESS(에너지저장장치) 연결 없이도 전력 부하 변동에 안정적으로 대응하는 솔루션을 개발하며, 스택 이외에 전체 제품 원가의 약 70%를 차지하는 BOP (Balance of Plant)의 국산화와 원가 절감에 집중한다.
이시스템은 유에너지와 함께 이같은 수전해 기술력을 오는 11월 5일부터 7일까지 경기도 고양 킨텍스(KINTEX)에서 개최되는 ‘솔라아시아(Solar Asia) 2025’에서 선보인다. 병렬 스택 제어 방식의 혁신적인 분산형 수전해 시스템을 통해 변동성 신재생에너지 시대에 가장 효율적이고 안전한 해법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시스템(ESYSTEM)은 어떤 회사인가?
2018년 설립돼 발전소 O&M(유지관리) 통합관제 등 전기안전관리업을 영위해 오던 이시스템은 태양광, ESS시장의 한계성을 인식하고, 2023년부터 태양광 직접연계 수소생산장치 사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이시스템의 주요 사업 내용은?
2023년 중소벤처기업부 지역혁신클러스터 R&D 사업을 수주해 병렬 스택을 적용한 48kW(10 Nm³/hr)급 수전해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현재 유에너지와 함께 태양광을 연계한 실증사업을 진행 중이다. 또한, 수전해 시스템 개발을 위한 3D 모델링, 구조해석, 유동해석 등을 수행하고 있다.
발전소 O&M 분야에서도 당사는 2024년 기준, 175개소(발전 용량 3만2,618kW, 수전 용량 1만1,975kW)에 대해 전기안전관리를 진행한 실적을 갖고 있다.
현재는 작업자 안전 및 작업시간 단축을 위해 드론과 인공지능(AI)를 활용한 태양광 모듈 검사 이미지 데이터 기술을 확보하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솔라아시아 2025’에서 선보일 제품 및 솔루션은?
‘48kW급 수전해 시스템’이다. 12kW (2.5 Nm3/hr)급의 스택을 4개로 병렬 연결해 필요에 따라서 작동 수량을 늘리거나 줄일 수 있다.
태양광으로 비유하자면, ‘센트럴 인버터’와는 다른 소용량 분산형 ‘스트링 인버터’ 방식이다. 각 스택을 개별 제어해 효율을 높였다. 대용량 스택은 고장시 전체 시스템이 멈추지만, 분산형은 일부만 정지하고 나머지는 계속 가동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당사 솔루션의 지향점은 ESS(에너지저장장치)가 없는 수전해 시스템 개발이다. 현재는 태양광 전력을 ESS로 받아 안정화한 뒤 수전해에 공급하지만, 이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화재 위험을 안고 있다.
당사는 이종 용량 스택을 병렬 연결해 PEM의 부하 변동 대응력을 극대화함으로써 ESS 없이도 태양광 직접 연계가 가능한 시스템의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PEM 수전해 기술의 국산화를 강조하는 이유는?
PEM 수전해 기술은 기존 알카라인 방식에 비해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적 전력 변동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 에너지 전환 시대의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는 알카라인 수전해 기술은 상용화된 데 반해 PEM 수전해 기술은 시장은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다.
반면, 해외는 PEM 수전해 기술이 약 8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할 정도로 기술 수준 및 관심이 높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도 관련 제품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실정이다. 이러한 해외 의존도를 해소하고, 국산 수소 생태계 구축 및 독립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산화가 필수적이다.
이시스템의 향후 계획 및 목표는?
올해 또는 내년 상반기 내에 현재 진행 중인 실증사업을 완료한 후, 이를 기반으로 기존의 반자동 시스템을 전자동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당사는 수소에너지 관련 분야 연구개발의 비중을 늘려 ‘수소전문기업’ 획득을 목표하고 있으며, 이후 제품 판매를 위한 인허가 획득 또는 지속적인 판매 가능 기업을 확보해 사업화를 진행하고자 한다.
아직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국내 수소 생산 시장에서 새로운 기술 표준과 국산화의 성공 모델을 제시하며, 선도적인 자리에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