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이슈
지붕, 태양광의 새로운 보금자리로 선택받다
산단 내 공장, RE100 등 성장 여력 충분… 금융 등 현실적 부분 해결해야

[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 발표 이후 한때 태양광 사업은 안정적으로 고수익을 보장해주는 재테크 수단으로 인식됐다. 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해 정부는 아낌없는 지원을 펼쳤고, 태양광 산업은 급속도로 성장하며 규모를 키워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사업주들은 이를 악용해 오로지 수익만을 위한 사업을 진행했다. 이후 전국 곳곳에 본래의 목적을 망각한, 수익성에만 목적을 둔 태양광발전소 건설이 자행됐다.

이들은 조금이라도 더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산을 파헤치고, 나무를 베어냈다. 친환경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환경을 파괴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한 것이다. ‘깨끗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목적으로 추진된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은 수많은 사업주의 고수익 재테크 수단으로 전락해버렸다.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 발표 이후 수익성에만 목적을 둔 임야 태양광발전소 건설이 자행되며, 친환경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환경을 파괴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했다. [사진=utoimage]

산림청에 따르면, 2018년 태양광발전소가 건설되며 사라진 숲은 2,443만㎡로 나타났다. 이는 축구장 3,300개 넓이로, 허가 면적으로 보면 2010년 30㏊에서 2017년 말에는 1,434㏊로 47배 이상 늘었다. 산지에 태양광 설치를 처음 허용한 2006년부터 2017년까지 12년간 누적량 보다 500건 이상 많았다.

이후 정부는 태양광 산업의 올바른 성장을 위한 규제에 나섰고, 2018년 6월 임야에 설치되는 태양광발전소에 대한 각종 의무사항을 추진해 허가 조건을 강화했다. 발전소 건설이 가능한 경사도 기준을 기존 25°에서 15° 이하로 낮추고,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에 대한 지원금 가중치는 1.0에서 0.7로 30% 삭감했다. 임야 사용 허가 기간을 20년으로 제한하는 한편, 기간이 만료되면 산림을 복구토록 했다. 이와 함께 대체산림조성비를 부과했다.

한계 드러낸 임야태양광, 새로운 활로 찾아야

정부의 규제에 태양광 업계는 상반된 입장을 드러냈지만, 정부는 산림보호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태양광의 올바른 성장을 이끌었다. 규제 이후 산림을 훼손시키는 무분별한 난개발은 차츰 횟수를 줄여가고 있다. 태양광발전사업자들은 새로운 살길을 찾기 시작했고, 전국 곳곳의 수많은 건물 지붕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지붕형태양광은 산림, 해양 생태계 파괴 등 건물 지붕 및 옥상의 유휴부지를 활용하는 태양광발전이기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던 환경훼손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지붕형태양광 설비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규제를 통해 임야태양광발전에 대해선 REC 가중치를 0.7로 낮췄던 반면, 지붕형태양광의 경우 REC 가중치 1.5를 그대로 부여하면서 활성화를 유도했다.

부지 역시 충분했다. 그동안 태양광발전으로 산림훼손이 발생한 결정적인 이유는 부족한 부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산과 농지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공장, 아파트, 사무용빌딩, 창고 등 활용가능한 건물의 옥상에 모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면 원전 44기 규모에 해당하는 44GW의 설비용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전 세계적인 운동으로 번지고 있는 ‘RE100(Renewable Energy 100)’ 캠페인 역시 지붕형태양광 시장 활성화를 돕고 있다. 이미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RE100에 동참하며, 자사에 부품이나 원료를 공급하는 해외 협력사에도 RE100 동참을 요구하는 등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RE100 참여를 발표하며, 수원, 화성 등 국내 사업장에도 옥상과 주차장 등에 6만3,000㎡의 유휴부지를 활용해 태양광발전 시설을 설치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 더해 지붕형태양광이 가진 매력은 시장 활성화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지붕형태양광 업체 관계자는 “육상태양광은 지자체의 과도한 인허가 규제로 인해 허가를 받기가 상당히 까다롭고, 실제로 행정소송까지 이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이에 비해 지붕형태양광은 인허가 과정이 매우 간단하고 수월하기 때문에 종합적인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매우 사업성이 좋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 역시 “그동안 국내에서 육상태양광을 진행했던 기업 및 개인사업주들에게 발전소 구축에 있어서 가장 애를 먹었던 부분을 꼽아보라면 ‘설치 위치, 면적, 시공, 민원’ 등을 고를 것”이라며, “지붕형태양광은 설치면적 확보, 개발행위 인허가, 산림훼손, 민원 발생, 한전 계통 연계 등에서 많은 부분 유리한 점을 갖고 있고, 상대적으로 문제점도 적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공장, 아파트, 사무용빌딩, 창고 등 활용가능한 건물의 옥상에 모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면 원전 44기 규모에 해당하는 44GW의 설비용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에스와이]

지붕형태양광, 다양한 매력으로 모두를 사로잡다

부지확보 이외에도 지붕형태양광은 발전사업주들에게 높은 수익성을 보장한다는 장점을 보여주고 있다. 따로 부지 구입을 위한 비용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토목공사를 진행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초기 사업비가 현저히 줄어듦으로써 높은 수익성을 보장하게 된다.

또한, 사업 준비 및 시공기간에 있어 육상태양광은 적게는 1년, 인허가 문제로 인해 길게는 3년까지 소요될 수 있는 반면, 기존의 건축물을 활용하는 지붕형태양광의 경우 최대 6개월 정도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국내에 포진한 대부분의 산단 내 공장들은 건축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나며 꽤나 노후화가 진행된 상태”라며, “지붕형태양광 구축은 수익 발생 이외에도 공장 건물의 유지보수까지 책임져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컬러강판을 활용한 공장 지붕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부식, 변색 등의 노후화가 발생, 이는 지붕의 내구성을 떨어트리며 안전사고의 위험성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지붕형태양광발전사업자들은 이를 지붕형태양광 구축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발전소 구축 이후 지속적인 유지보수를 진행하면서 발전소뿐만 아니라 기반이 되는 지붕에도 많은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또한, 지붕의 심각한 노후화로 인해 기존 지붕 위에 ‘솔라루프’를 덧씌우는 리뉴얼 방식이 최근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아이솔라에너지 윤석규 대표는 “솔라루프 설치로 빛 반사 발생 및 채광창을 덮어 단열효과가 상승된다”며, “채광창을 통해 근로자가 추락하는 등의 안전사고 발생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붕형태양광, 발전효율보단 안전이 먼저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육상태양광과 동일한 구축방법을 사용하던 지붕형태양광은 최근 상당부분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적의 발전효율을 올리는 것에만 집중했던 기존의 방식을 버리고 안전을 선택한 것이다.

대부분의 시공사는 15° 이하로 모듈경사각을 설정, 태풍 등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 모듈 경사각을 낮춰 손실되는 발전량은 각을 낮춤으로써 여유가 생긴 이격거리에 더욱 많은 모듈을 설치해 손실분을 메우고 있다.

에스와이 백대진 이사는 “모듈 등 전체적인 태양광발전설비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에 무리하게 모듈 경사각 30°를 고집하는 것보단 안전하게 발전량을 끌어올리는 방법이 장기적으론 더욱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한다”며, “실제로 동일한 면적을 기준으로 발전량 차이를 비교한 경험이 있다. 모듈 경사각 15°를 기준으로 설치한 1.2MW 규모 발전소와 완전히 눕혀서 설치한 2MW 규모 발전소를 비교했을 때, 후자에서 더욱 높은 이익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다수 기업들이 ‘’무(無)타공‘ 공법을 개발, 지붕형태양광 구축 시 가장 문제가 됐었던 누수 문제를 해결했다. 꼭 타공이 필요한 부분의 경우 기존 지붕에 설치된 볼트캡을 이용하며, 이마저도 실리콘, 방수포 등을 이용해 누수가 발생할 수 있는 원인을 철저히 방지하고 있다. 발전소 무게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하중에 대한 문제는 각 기업마다 자신들만의 공법을 개발해 지붕이 짊어져야 하는 하중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고 있다.

현실적 부분 반영된 제도 개선 및 지원정책 필요

현재 지붕형태양광 시장이 활성화되는데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이 바로 ‘금융’이다. 지붕형태양광 기업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금융에 대한 정부 정책이 해결되지 않으면, 기대만큼의 시장 활성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해줌 박영훈 본부장은 “공장이나 산단에 발전소를 설치할 경우, 아무리 좋은 구조조건을 가진 건물이라도 근저당이 잡혔다면 태양광 설치를 위한 대출이 불가능하다”며, “결국 건물주는 임대료만 발전사업자에게 지붕을 임대해주고 있다. 이러한 임대사업구조는 향후 다양한 문제 발생의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니온솔라 정두운 대표는 “중소규모로 지붕을 임차해 태양광 사업을 진행할 경우 최소 20년이라는 사업 보장기간을 임대차계약만으로 담보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자금조달이 쉽지 않다”며, “지붕임차조건의 태양광사업도 자금조달이 가능하도록 정부 보증제도가 마련된다면 시장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원방향에 대한 정돈 역시 필요해 보인다. 몇몇 지자체가 정부와는 다른 입장을 취하며 서로 엇박자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산단 내에 신축 공장을 짓는 사업주는 지붕에 태양광을 설치하려고 하지만, 지자체가 인·허가를 이유로 이를 규제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인허가 절차 간략화 및 소요기간 축소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필요도 있다.

지붕형태양광은 설치면적 확보, 개발행위 인허가, 산림훼손, 민원 발생 등에서 임야태양광에서 자주 발생한 문제에서 많은 부분 유리한 점을 갖고 있다. [사진=utoimage]

강한 시장 성장 위한 현명한 선택이 선행돼야

수익만을 목적으로 한 과열된 시장경쟁도 지양해야 한다. 올바른 시장 성장에 대한 인식이 저변에 깔려야만 시장이 발전할 것이고, 이는 자연스레 기업들에게 안정적인 수입원으로써 작용할 것이다. 지붕형태양광의 경우 자칫 대규모 인사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수익만을 목적으로 한 저품질의 제품 사용, 구조검토를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시공 등은 위험을 불러일으키는 첫 번째 요인이다. 만약 인사사고가 발생하게 된다면, 이는 지붕형태양광에 대한 최악의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게 될 것이다. 최근 기업들이 안전에 집중하는 것 역시 이러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다.

에이비엠 김정훈 이사는 “저탄소녹색성장 정책과 관련해 지붕형태양광발전 공법이 점차 확대 보급되고 있으나 활성화 정책과 관련해선 표준규격, 인증 등의 제도가 이를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시장 수요가 확산됨에 따라 품질과 기능이 확보되지 않은 모방 기술도 속속 등장하며, 전체적인 시장의 기술수준을 떨어트리고 있는 부분 역시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붕형태양광에 대한 높은 수준의 기술개발, 시장 수요 등 시장 활성화를 위한 최적의 조건은 완성된 상황이다. 우린 임야태양광을 통해 경험을 쌓았다. 수익성만 쫓은 임야태양광 시장의 과열로 인해 환경이 파괴되는 모습을 목격했다. 경험보다 값진 자산은 없다. 이제는 이를 건강하게 육성할 수 있는 올바른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아이솔라에너지 윤석규 대표는 “현재 국내 대부분의 건물 지붕은 유휴부지로, 지붕형태양광 성장동력은 충분히 확보한 상황이다. 국토 면적이 우리나라 보다 넓은 베트남의 경우도 육상태양광을 금지시키고 13GW 규모의 지붕형태양광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국내 지리적 여건상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이 실현되기 위해선 지붕형태양광을 적극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한교 기자 (news@industrynews.co.kr)]

[저작권자 © 솔라투데이 탄소제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한교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