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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ESS… 산업 생태계 살아나야 신재생에너지 확산돼
6월 9일 ‘포스트 코로나 대응과 ESS 산업 활성화를 위한 CEO 간담회’ 개최

[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한 경제 위기에 움츠러든 각 산업계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며 급변한 환경에 맞춰 새로운 전략 짜기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ESS 산업도 침체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6월 9일 월간 <솔라투데이 탄소제로> 인터넷신문 <인더스트리뉴스> 주관으로 ‘포스트 코로나 대응과 ESS 산업 활성화를 위한 CEO 간담회’가 미디어그룹 인포더 리더스홀에서 개최됐다. ESS 업계를 대표하는 각 기업의 대표 30여명이 참석해 ESS 산업의 생태계를 되살리기 위한 열띤 토론을 펼쳤다.

이번 행사에서는 국내 ESS 산업의 시장 구조에 대한 업계 의견과 구조적 개선점을 비롯해 ESS 산업 생태계의 안정화를 위한 기업의 역할과 상생 전략, ESS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 제언 등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포스트 코로나 대응과 ESS 산업 활성화를 위한 CEO 간담회’를 가진 업계 대표 30여명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REC 4.0 전환 시 ESS 업계 전부 문 닫아야

먼저, 포스트 코로나 대응 방안과 ESS 산업의 문제점에 대해 업계에서는 가장 먼저 태양광 연계형 ESS에 적용되는 현행 REC 가중치 5.0이 4.0으로 축소되는 부분에 대해 입을 모았다.

이맥스파워 배성용 대표는 “정부에서는 REC 로드맵을 일정대로 가겠다는 입장으로 보인다”며, “REC 계속 떨어지고 축소된 가중치 4.0을 적용했을 때 현재 ESS 사업을 유지할 수 있는 기업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책 지원이 이뤄지는 동안 ESS 산업이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관점에서만 접근하는 정부의 방식은 문제가 있다”며, “계통 안정화 등 ESS 산업 초기 정책적 지원이 이뤄진 이유와 방향성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벽산파워 박현기 상무는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겠다는 정책 방향에서 ESS는 필수불가결한 산업”이라며, “ESS가 배터리 기업의 성장 목적이 아니라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관점에서 계통의 안정성을 위한 필수 설비임을 인식해야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세금 감면과 인센티브를 통해 필수적으로 ESS를 연계하고 있다. ESS 사업 자체의 중요성이 어디 있는지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타솔라 양형승 부사장은 “태양광 15MW, ESS 45MWh를 구축했는데 REC 때문에 월 1억원씩 부담하고 있다”며, “정부는 추가적 비용 부담으로 겪는 업체의 고통을 현장에서 파악해야한다. 코로나 등으로 인한 엄청난 폭락 사태를 정부가 방치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고 피력했다.

디아이케이 강병관 이사는 “현재 REC가 발급되고 매전이 이뤄지는 주체가 부채에 허덕이고 있는 공기업인데, 더 투자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나아질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비싼 ESS를 설치해 단순하게 저장-방전을 반복하는 용도로만 쓰고 있는데 이것은 계통의 보조역할도 아니고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결과도 얻을 수 없다. 그리고 효과가 없다고 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말했다.

한국에너지융합협회 정택중 대표는 “우리나라 ESS 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지금이 제대로 된 ESS 정책을 세울 수 있는 적기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신재생에너지 확대, 배터리 경쟁력 확보 보다 미래 에너지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에스제이 강봉종 대표는 “ESS REC 가중치에 대한 정부의 확실한 입장과 가이드가 나왔으면 한다”며, “국내에서 ESS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더 어려워 해외사업으로 눈을 돌린 상황이다. 해외에서는 ESS를 일정 부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고 있는데 유독 국내에서만 사업 추진이 어렵게 흘러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 확산의 영향으로 태양광 산업, ESS 산업에도 투자 심리가 극히 축소됐다”며, “산업 전반에 육성과 보호를 위한 투자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ESS 산업에도 REC 5.0 유지 등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엘티 엄해일 대표는 “자신의 발전소라고 해도 REC 4.0으로는 사업이 안된다”며, “REC 5.0에서 4.0 축소는 수치적으로는 20%이지만 SOC 90%를 적용하면 30%가 떨어지는 것과 같다. 장기적인 수익 구조를 가져가야 하는 발전 사업에서 상당 기간을 빚으로 있어야 하는데 누가 참여할 수 있는가”라고 전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국내 ESS 산업의 시장 구조에 대한 업계 의견과 구조적 개선점을 비롯해 ESS 산업 생태계의 안정화를 위한 기업의 역할과 상생 전략, ESS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 제언 등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100kW 미만 태양광 시장 활용이 해법 될 수 있어

ESS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 제언 시간에는 더욱 열기가 뜨거웠다. 특히, 중소기업 및 소용량 태양광 시장이 살아날 수 있는 상생 구조의 생태계를 위한 의미 있는 발언이 많았다.

ESS를 통해 계통을 안정화 시키는데 들어갈 비용에 대해 REC를 주는 것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벽산파워 박현기 상무는 “반성을 하자면, 우리나라 배터리는 선진국인데 ESS는 후진국 수준”이라며, “ESS를 어떻게 선진화 시킬 것인가에 대한 노력도 필요하다. UL인증, 소프트웨어 인증 등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ESS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하고 이를 위해 제대로 된 제도가 이를 선도해야 한다. 향후에는 ESS 산업이 수입해서 써야하는 산업이 될 수도 있다”고 의견을 나눴다.

이맥스파워 배성용 대표는 “100kW 미만의 소용량 태양광에도 REC 1.2를 주는 제도가 있듯이 태양광 연계형 ESS의 가중치도 태양광 및 ESS 용량에 따라 차별화를 부여하면 좋겠다”며, “농·어민·조합에 국한돼 있는 한국형 FIT 제도도 개선해 100kW 미만의 일반 태양광발전 사업까지 확대하면 자연스럽게 소형 ESS 사업까지 육성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20년 전 전기차 사업을 추진했던 파인이엠텍 홍지태 대표는 지금의 사태가 그 때와 비슷하다고 운을 뗐다. 홍 대표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추진된 전기차 사업에서 최근 10여년 사이에 많은 기업들이 문을 닫았다”며, “비슷한 상황에 놓인 ESS 산업을 바라볼 때, 긍정적인 비전만으로는 위험하다. REC 5.0 연장의 확률이 낮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당장 고사 직전에 놓인 ESS 산업의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중장기적으로 ESS 산업이 그간의 시행착오를 딛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며,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은 한국형 FIT의 확대라고 의견을 전했다.

2021년 이후 일몰 예정인 REC를 대비해 ESS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의견도 더해졌다. 업계에서는 공공기관, 아파트 등 VPP 대체용 ESS 도입 의무화, 피크나 전력수급에 도움이 되는 EHP 연계 ESS 산업 육성 및 지원제도 모색, 중소기업 ESS R&D 프로젝트에 대한 공공기관 도입, 해외 진출 시 지원 강화 등의 내용을 말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에 ‘그린뉴딜’을 포함하는 등 미래 경쟁력 확보에 에너지 전환 등을 핵심 요소로 구체적인 사업 구상에 들어갔다. 이에 에너지 전환의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는 ESS 업계의 기대도 크다.

그러나 계속되고 있는 화재 이슈 이후 ESS 시장은 배터리 수급 불안정, 금융 투자 부재, REC 가격 폭락 등 계속해서 이어지는 혼란 속에 고사 직전에 놓여있다. 더욱이 태양광 연계형 ESS의 REC 가중치 4.0 조정이 예고돼 있어 ESS 업계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오늘 개최된 ‘ESS 산업 활성화를 위한 CEO 간담회’에서는 ESS 산업의 생태계를 살리기 위한 정책 리더십에 대한 요구가 가장 많았다. 비교적 신규 시장으로 구분되고 있는 ESS 산업은 엄청난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어 국가 성장 동력으로의 기대도 크지만, 지금의 혼란을 야기하는 이슈들을 해결하기 위해 치밀한 구상도 필요하다. ESS 업계 대표들이 함께해 모아진 의견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움츠러들었던 ESS 시장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는 출발선이 되길 바란다.

[이건오 기자 (news@industr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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